내가 바라는 책읽기 118

데이비드 미치, 《달라이 라마의 고양이》

달라이 라마의 고양이. 이 책은 소설이다. 제목 그대로 달라이 라마와 함께 살게 된 고양이의 이야기다.고양이가 달라이 라마와 함께 지내면서 깨달음의 길에 들어선다. 고양이가 불교에서 말하는 가치나 수행들을 자기 일상에 적용하고 변화해가는 거다! 그걸 고양이의 목소리로 이야기한다. 예컨대 이런 식이다. 모든 생명은 소중하며, 어떤 생명이든 고통을 피하고 행복하길 바란다는 말을 듣고 매번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거렸는데, 어느날 눈앞에 쥐가 보이자 본능적으로 도망치는 쥐를 앞발로 툭 쳐서 기절시킨다. 처음엔 쥐를 잡았다고 자랑스러워하고 있었는데, 달라이 라마의 수행원들의 반응을 보고서야 자기 잘못을 깨닫고 후회를 한다. 귀엽지 않은가? 이렇게 귀여운 고양이의 이야기 속에서 우리는 평범한 일상의 진리들을 발..

스티븐 나흐마노비치, 《놀이, 마르지 않는 창조의 샘》 중에서

두려움, 의혹, 불안 등은 불필요하게 근육을 긴장시키는 생리적 효과를 낳는다. 정신분석학자 빌헬름 라이히는 이를 '신체의 갑옷'이라 불렀다. 연주하려고 '애쓰는' 경우 나는 실패한다. 억지로 연주한다면 엉망진창이 되고 만다. 달려가려 하면 넘어져 버린다. 실수할지 모른다는 걱정은 틀림없이 그 실수를 저지르게 한다. 강해지는 유일한 방법, 그것은 취약함을 받아들이는 것이다.(스티븐 나흐마노비치, 《놀이, 마르지 않는 창조의 샘》, 89쪽) 내 일상의 경험들이 떠올랐다. 탁구를 칠 때도 '어떻게' 쳐야겠다는 생각이 근육을 경직시키는 순간, 항상 최악의 결과가 나온다. 기타를 칠 때도 분명 끝까지 칠 수 있던 곡인데, 가만히 두면 손가락이 알아서 다음 칠 곳을 찾아가는데, 머릿속으로 다음이 뭐였는지 생각을 하..

황안나, 《내 나이가 어때서》《안나의 즐거운 인생비법》/ 모질고 모진 삶을 지나고, 수없이 걷고 또 걸으며, 지금 이 순간을 살다

삶을 사는 것을 흔히 길을 걷는 것에 비유하곤 한다. 여기 '걷기'라면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한 사람이 있다. 그의 이름은 황안나. 그가 걸어온 길들은 큰 것만 요약해도 이렇다. 예순다섯에 땅끝마을부터 통일전망대까지 국토 종단, 예순일곱에 해안선 4천 킬로미터 일주, 예순여덟에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800킬로미터 걷기, 예순아홉에는 26시간동안 100킬로미터를 걷는 울트라 대회에 참가하여 46등으로 완주 등.그렇다고 그가 단순한 걷기 매니아는 아니다. 길고 긴 길들만큼이나 모진 삶을 오래 살아오셨다, 아니 '걸어오셨다'. 남편의 연이은 사업실패로 인한 빚은 쉽게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교사였던 그의 월급은 들어오기가 무섭게 빚 갚느라 다 없어지곤 했다. 그런 상황이니 사는 집이든 뭐든 쉬운 ..

문경보 선생님의 《흔들리며 피는 꽃》, 그리고 《외로워서 그랬어요》

흔들리며 피는 꽃저자문경보 지음출판사샨티 | 2003-05-15 출간카테고리시/에세이책소개- 오늘 불암산에 가려고, 화서에서 상계까지 지하철만 왕복 세 시간을 넘게 탔다. 지하철에서 읽을 책으로 고른 책이 바로 《흔들리며 피는 꽃》이었다. 어려운 책도 아니고, 글씨도 크고, 쪽수도 얼마 되지 않아서, 책을 읽는 속도가 느림에도 오고가는 지하철 안에서 전부 다 읽었다.아침 6시에 1호선 지하철을 탔는데, 이 책 덕분에 좀 난감했다. 책을 펼쳐 첫번째 사연을 읽는데, 갑자기 감동이 몰려오면서 눈물이 나오려고 하는 거다! 내가 이렇게 눈물이 많은 사람이었던가. 다행히 사람은 얼마 없었는데, 아주머니 두 분이 맞은 편에 앉아 이야기를 하고 계셨다. 괜히 부끄러워서 책으로 얼굴을 슬쩍 가렸다. 하하하."선생님, ..

<발자국을 포개다>, 김소연, 이선옥, 박노자, 홍세화 외 지음.

발자국을 포개다저자김소연 지음출판사꾸리에 | 2012-12-06 출간카테고리정치/사회책소개2012년 대선을 앞두고 나온 이 책은, 이를테면 ‘투쟁하는 노... 홍세화 선생님께서 이번에 새로 시작하신 학습협동조합이 있다. '가장자리'다. '말과활'이라는 격월간지를 내는 학습협동조합으로 계획하셨다. '말과활'은 아직 첫 호도 나오지 않았고, '가장자리'의 공부모임도 이제 막 시작하려고 한다. 그 협동조합 '가장자리'의 조합원이 되어 첫 설명회에 갔다가, 이 책을 선물로 받았다.이 책은 작년 대선 전에 나온 책이다. 대선 후보로 나섰던 김소연 전 후보님의 이야기와, 그와 관련한 대한 이야기, 즉 새로운 정치, 노동정치 등의 이야기가 주 내용이다. 작년 대선 때는 군대에 있어서, 김소연 후보가 대선에 나왔다는 ..

<인간의 조건>, 한승태 - 디테일이 살아있는, 진짜 웃긴 노동현장 이야기

인간의 조건저자한승태 지음출판사시대의창 | 2013-01-03 출간카테고리정치/사회책소개‘안 해본 일이 없는’ 젊은 작가가 온몸으로 기록한 르포르타주!... 굉장히 여러 사람으로부터 추천받은 책이다. 추천받은 책은 좋은 책일 확률이 높지만, 재미는 별로 없는 경우도 가끔 있다. 개인적으로, 어떤 방식으로든 '재미'가 있다는 건 (어떤 매체에서나 그렇겠지만)책에 있어서 굉장한 미덕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모든 종류의 책이 전부 그럴 수는 없다. 허나, 책에 좋은 내용이 담기면 담길수록 그 책이 널리 읽히는 것이 좋은 일이라고 한다면, 재미가 있다는 건 좋은 일을 할 수 있게 해주는 가장 큰 동력이다. 재미가 있으면 그 책에 담긴 내용을 받아들이기도 훨씬 쉽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굉장한 책이다. 무지무..

<통하면 아프지 않다>, 김창남 엮음, 김남훈, 김규항, 김여진, 오연호, 강풀, 하종강, 김조광수, 김영경, 김제동

통하면 아프지 않다저자김남훈 지음출판사북스코프 | 2012-04-30 출간카테고리인문책소개『통하면 아프지 않다』는 끊임없이 세상과 소통하려는 9명의 소통... 이 책을 알게 된 건, 김규항 선생님 덕이었다. 김규항 선생님을 좋아해서, 김규항 선생님 이름으로 검색하다가 이 책이 걸려든 것이다. 그 전까지는 전혀 존재를 모르고 있었다. 직접 추천해주신 건 아니지만, 선생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려야겠다. 선생님이 아니였다면 이 책을 못 읽어볼 뻔 했기에. 정작 책을 읽으면서는 김규항 선생님 이야기는 특별할 것이 없다고 느꼈다. 왜냐면, 관심이 많다보니 이미 다른 책, 다른 강연, 선생님 블로그 등을 통해 들었던 이야기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하종강 선생님 이야기도 재밌긴 했는데, 역시 그동안 강연을 직접 들어..

김여진, <통하면 아프지 않다> / 한 달하고 보름동안 하루 두 번씩 같은 연극을 보다

통하면 아프지 않다저자김남훈 지음출판사북스코프 | 2012-04-30 출간카테고리인문책소개『통하면 아프지 않다』는 끊임없이 세상과 소통하려는 9명의 소통... 이 책은 아홉 명의 이야기를 담은 책인데, 이 글에는 그 가운데 김여진 선생님 이야기만 담았다. 책 전체의 이야기는 2013/05/15 - [내가 바라는 책읽기/바라는 삶을 위한 생각] - , 김창남 엮음, 김남훈, 김규항, 김여진, 오연호, 강풀, 하종강, 김조광수, 김영경, 김제동 김여진 선생님이 연기를 시작하게 된 이야기, 처음 접했는데 굉장히 신선한 충격이었다. 연극을 보고, 공연이 끝났는데도 일어나지 못했던 이야기. 다음날 오라고 했더니 다음날 진짜 찾아간 이야기. 그렇게 '뜬금없이' 극단에 들어가 오전에는 포스터를 붙이고, 오후에는 전단..

<마음사전>, 김소연

마음사전저자김소연 지음출판사마음산책 | 2008-01-20 출간카테고리시/에세이책소개마음의 뉘앙스를 담아 표현한『마음사전』. 이 책은 시인인 저자가... 이 책은 작년 4월에, 부대 안에서 읽었던 책이다. 집에 있던 책을 부대에 가져가서 읽었는데, 이젠 이 책을 어떻게 해서 사게 되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다만, 부대에서 이 책을 읽으며, 수도 없이 메모를 하게 되었던 기억이, 그 메모들과 함께 남아있을 뿐이다.김소연 작가는, 그 작은 낱말들에 우리 마음의 결을 가만히 담아내고 있다. 마음을 오래도록 들여다본 걸까. '어둠 전등불을 갑자기 끄면 사방은 칠흑이지만, 이내 그곳에도 빛이 있음을 깨닫는다. 그리고 사물들의 실루엣이 보이다가 사물들이 온전히 보이기 시작한다. 조금의 시간이 필요할 뿐이다. 마..

<아들과 길을 걷다 제주올레>, 임후남

아들과 길을 걷다 제주올레저자임후남 지음출판사생각을담는집 | 2010-07-12 출간카테고리여행책소개엄마는 글을 쓰고, 아들은 사진 찍고, 길 위에 선 두 사람의 ... 지난 5월 9일 목요일, 의 지은이와 출판사 대표님을 만났다. 그 출판사 생각을담는집의 대표이자 편집자이신 임후남 선생님께서 쓰신 책, 그 날 선물받았다고 책과 책에 받은 싸인 사진까지 자랑으로 올렸던 책이다.2013/05/10 - [내가 바라는 만남] - 지은이와 출판사 대표님을 만나다.이 책은, 엄마와 아들이 제주에서 올레길을 걸은 이야기다. 엄마가 글을 쓰고, 당시 초등학교 6학년이던 아들이 사진을 찍었다. 초등학교 6학년 짜리의 사진이 굉장히 느낌이 좋다. 제주의 바람이 느껴지는 듯한 들판 사진이 특히 인상깊었다. 엄마의 글은 몹..

김민식, <공짜로 즐기는 세상> / 진짜 하고싶은 일들 하다보니 TV도 안 보는 사람이 피디가 되다

공짜로 즐기는 세상저자김민식 지음출판사행간 | 2012-10-25 출간카테고리자기계발책소개MBC 김민식PD가 공개하는 인생을 즐기는 비법!낭만덕후 김민식... 지금 내가 글을 쓰고 있는 블로그는, 불과 사흘 전까지 운영하던 네이버블로그가 아닌 티스토리 블로그다. 지난 사흘동안 티스토리 초대장을 구하고 네이버 블로그에 잡다하게 그동안 써놓았던 글들을 옮긴답시고 컴퓨터 앞에 오래 앉아있었다. 어휴- 이제야 조금 정리가 되어, 드디어! 날 티스토리 블로그로 이끈 이 책(혹은 이 분)에 대한 이야기를 쓴다. 굳이 네이버 블로그에서 티스토리 블로그로 옮겨오게 된 것은, 책에서 티스토리를 추천해주시는 이야기의 매력에 더해, '블로그를 한다는 것'에 다시 각오를 다지면서 '시작'해보고 싶어서다. 이 책을 쓰신 분은 ..

<학교를 버리고 시장을 떠나라>, 학벌없는사회 - 우리 사회에 교육이란 있는가.

학교를 버리고 시장을 떠나라저자학벌없는사회, 김상봉, 이철호, 하승우, 김재홍 지음출판사메이데이 | 2010-07-22 출간카테고리정치/사회책소개죽어가는 우리 교육을 살리기 위한 안티학벌선언!학벌을 위한 학교... 우리 사회에 교육이란 있는가. 고등학교 3학년 때 도무지 흥미를 느낄 수 없는 공부와 엄청난 스트레스를 주는 일상에 의문을 품으며 , 와 같은 책을 읽었다. 대학생이 되고부터 '학벌없는사회'에 몇 년을 회원으로 있으면서 이 책이 나오자마자 알았다. 알고부터 바로 책을 읽어보고 싶었는데, 어찌어찌 하다보니 책이 나온지 3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에서야 읽게 됐다. 그것도 잊고 있던 중 우연히 책을 얻게 되어서.3년이 다 되어가지만 어째 3년 전에 쓴 것이 아니라 바로 엊그제 쓰인 것이라 해도 믿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