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바라는 삶을 살기 619

작가, 배우, 개발자

어제 함께 영화 보러 나갔다가 카페에서 아내와 대화를 나눴다. "작가가 되고 싶다"는 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모르겠다는 아내의 질문이 있었다. 작가란 글 쓰는 사람. 그런데 글이라는 건 컨텐츠. 중요한 건 내용인 것 같은데, 무엇을 쓰고 싶은가, 즉 내가 세상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이 있는 게 아니라면 그저 쓰고 싶다, 쓴다는 행위를 계속 하고 싶다라는 건 어떤 걸까? 나도 고민해보게 됐다. 실제로 자신의 인생, 세상을 향해 하고 싶었던 말들을 담은 한 권이나 두 권 정도의 흥미진진한 책만 내고 더 이상 책을 내지 않는 사람들도 많지 않나. 음악가도 첫 앨범이나 두번째 앨범 정도에서 하고 싶었던 표현을 다 하고나면 그 뒤에 활동을 안 하거나 하더라도 이전과는 다른 실험적인 걸 시도한다거나 여러모로 크게 ..

어쩌다 창업하게 되는가

나는 창업을 해보지 않았다. 그리고 웬만하면(얼마 전까지만 해도 절대로였지만 많이 완화) 할 생각도 없다. 그렇지만 창업 이야기들은 참 흥미롭다.어제(26년 1월 3일) 넷플릭스 (공동)창업자 마크 랜돌프의 를 다 읽었다. 몇 달 전에는 퍼블리/커리어리 창업자 박소령 작가님의 을 읽었고, 거기서 언급된 월마트 창업자 샘 월턴의 도 읽었다. 벌써 3년이 넘게 지난 22년 10월에는 토스 창업스토리를 다룬 을 읽었다.굉장히 재밌다는 것 외에 이 책들의 공통점은 어떻게 창업하게 됐는지를 꽤 가감없이 다룬다는 것이다. 그동안 스타트업에 대해 꽤나 환상을 갖고 있었던 것 같다. 이를테면 뭔가 "미션"이 먼저 있고 그걸 향해 달려나가는 신념있는 창업자들과 같은. 그런 스토리를 좋아한다. 사이먼 시넥의 유명한 책 도..

<절대 성공하지 못할거야>, 마크 랜돌프

일부는 https://becho.tistory.com/676 에 이미 작성했다.이 학교는 아이들에게 불을 피우고, 잠자리를 마련하고, 마실 물을 정화하는 방법 등 야외에서 생존할 수 있는 기본적인 기술을 가르치면서 지도력과 협동 정신을 훈련했다. 하지만 훈련의 진짜 목적은 불가능해 보이는 상황에서도 생각보다 훨씬 많은 일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반복해서 경험하게 하는 것이었다.(85쪽) 각자 스스로 방법을 찾도록 하는 게 리더의 역할이다. 그들과 함께 길도 없는 험난한 여행을 떠나기로 한 이유는 그들의 판단력, 그리고 그들이 자기 역할을 잘 알고 있으리라 믿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리더로서 모두가 야영지에 무사히 도착하게 하려면 어떻게 가는지가 아니라 어디로 가는지만 알려주면 된다. 그들에게 명확한 좌표를..

쉽게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

앤절라 더크워스의 을 읽었다.지금 다니고 있는 스타트업 아임웹의 새로운 핵심 가치에 대한 설명 중 하나가 그릿이었는데 아직 읽어본 적이 없어 읽기 시작했는데 읽어보길 잘했다. "그릿"은 지속되는 열정과 끈기, 투지 정도로 설명되는데, 그릿을 어떻게 기를 수 있는가 하는 부분이 특히 흥미로웠다.문득 제현주 작가님이 어린 시절 두발 자전거를 혼자 배우셨던 일화가 생각났다. 아마도 일고여덟 살쯤, 어쩌면 그보다 더 어렸을 때 내 몸집에 비해 너무 커서 발도 잘 닿지 않던 오빠의 자전거를 끌고 동네 공터에 나갔다. 왜 그날 그런 마음을 먹었을까. 나는 사뭇 비장한 마음으로 자전거 타기 연습을 시작했다. 오늘 기어코 두 발 자전거를 익혀야겠다는 결심이었다. 아마도 엄마 아니면 오빠가 해주었을 딱 한 마디 조언이..

올해 인스타에 썼던 글들 (올해의 달리기들)

## 2025.05.04소아암환우돕기 마라톤 나갔는데 재인이 피니시 들어올 때 찍어준 영상 제외하고는 둘 다 사진을 한 장도 안 찍었다. ㅋㅋ지난달 초에 라섹수술하고나서 일주일만에 눈도 잘 안보이는데 12Km 뛰고나서부터 오른다리에 장경인대 염증(추정)이 생겨서 훈련을 많이 못했더니 15키로 이후 후반부에 너무 힘들어서 페이스가 많이 떨어졌다. 잠깐 걷기도 하고. 그래도 1시간40분 안에 들어와서 기쁘다!여의나루역 에스컬레이터타고 올라가는데 #마라닉tv 올레님께서 내가 쓰고 있는 마라닉 모자 보고 먼저 인사해주셨다. 같은 모자 쓰신 분이네 하고 마주 인사하고 고개 들어보니 올레님이셔서!!!! 연예인 본 기분 ㅋㅋㅋ 같이 대회장으로 걸어가면서 잠깐 얘기 나눌 수 있어서 너무 신기하고 재밌었다.오늘 하프 나..

일상/2023~ 2025.12.28

책과 블로그

12월 들어 갑자기 책을 더 많이 읽게 되고 블로그에 글도 잔뜩(?) 올리고 있다. 명백한 이유가 있다. 일단 회사에서 도서 구매 지원 정책을 바꿨다. 기존에는 도서구입 요청 결재 서류를 올리면 담당부서에서 승인 절차를 거친 뒤에 직접 주문해줬다. 그리고 다 읽은 책(또는 대출기간이 지난)은 회사 책장에 반납해야했다. 이젠 개인별로 하나씩 갖고 있는 법인카드로 원하는 곳에서(난 아직 종이책만 읽고 있긴 하지만 ebook도 구매 가능해졌고, 절판되어 중고서점에서 사야하는 책도 살 수 있게 됐다! 너무 좋다!) 구매한 뒤 법인카드 영수증 제출 앱에다 책 제목이 적힌 구매내역만 추가해서 올리면 된다. 회사에 반납도 안해도 된다.이렇게 되면서 내 기준에서는 업무 관련성이 있거나 직장생활에 도움이 되는 책이라고 ..

일상/2023~ 2025.12.28

2025 올해의 콘텐츠

다른 분들이 이런 걸 하는 건 많이 봤는데, 아내와 처음으로 해봤다. (그동안은 주로 책만 가지고 했다)콘텐츠를 정말 많이 보시고 리뷰하시는 박소령 작가님이 본인의 올해의 콘텐츠를 적은 엽서와 함께 빈칸으로 돼있어서 직접 적어볼 수 있는 엽서를 보내주시는 이벤트를 해주셔서 안그래도 인상깊게 읽었던 의 리뷰를 블로그에 쓰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다만, 영화, 만화, 드라마 등 다양한 콘텐츠를 올해도 나름 봤을텐데 기록을 해두지 않아 뭐를 봤었는지 기억 자체가 잘 나지 않았다. "올해의 문장"을 고를 때도 기억이 나지 않으니 난감했다.잠깐동안 기억을 더듬어서 했을 때는 다음과 같았다.- 올해 최고의 콘텐츠 : "신인감독 김연경"/"오프라인 러브"- 올해의 책 : "실패를 통과하는 일"(박소령)- 올해의 영화/..

일상/2023~ 2025.12.28

<실패를 통과하는 일>, 박소령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70633659출간이 되기도 전부터 내 SNS 타임라인에도 이 책에 대한 언급이 많았다. 믿고 보는 제현주 작가님과 신수정 작가님의 추천사까지. 그 언급들만 봐도 벌써 너무 재밌어보였다. 기대치가 상당히 높은 상태로 구매했는데 당시 이제 막 출간된 것 같은데 내가 구매한 책에 "9월 19일 초판 1쇄, 9월 23일 초판 4쇄"라고 찍혀있는 걸 보고 4일 만에 4쇄라는 것에 상당히 놀랐다. 인스타에 출간 첫 주부터 작가님 몫의 책을 작가님이 직접 들고 교보문고까지 가셔야했다는 에피소드도 이해가 된다.책뿐 아니라 뭐든 이렇게 기대치가 높은 상황에서 기대만큼 좋기가 쉽지 않은데, 이 책은 기대 그 이상이었다. 이런 이..

레이오프

최근 회사에서 많은 동료들이 해고되었다. 말로만 듣던 레이오프라는 걸 처음으로 이렇게 가까이서 봤다. 처음에는 너무 황당하고 당황스러웠다. 사전에 정말로 아무런 정보나 낌새조차 모르고 있던 상태에서, 바로 당일 오전까지만 해도 함께하고 있는 작업 일정에 대해 논의했던 동료 개발자가 오후에 갑자기 다음날부터 출근을 안하게 됐다고 하니 그럴 수 밖에.갑자기 그만두게 된 동료들 중에는 친한 사람들도 있었고, 개인적으로 가장 회사를 힘들어하던 시기에 그래도 이 사람이 있어서 계속 다닐 수 있다라고 느낄 정도로 큰 심리적 안정감을 준 사람도 있었다. 마음이 아팠고 도대체 왜 이러는 건지 알고 싶었다. 레이오프 대상자들은 대상자임을 통보받고 바로 다음날 전부 짐을 싸서 자리를 뺐다. 다른 동료들이 갈 때는 옆에서 ..

일상/2023~ 2025.12.01

무코리타와 앙주

좋아하는 작가인 정지우 작가님의 후기를 보고 기대하며 본 영화가 두 편 있다. 와 다.기대가 너무 커서였을까, 나쁘진 않았지만 기대한 만큼의 감동이나 재미를 느끼진 못했다. 물론 앙주는 기대 이상으로 귀여웠지만!문득 두 영화의 무엇이 작가님을 그토록 감동시켰을까 궁금했다. 그러자 두 영화의 공통점이 눈에 들어왔다. 두 이야기의 시작에서 주인공은 낯선 곳에 도착한다. 자신의 과거와 거의 단절된 곳이다. 당연하게도 그곳에서의 삶은 어색하다.그런 주인공을 누군가는 지켜보기도 하고, 어떤 이는 조금 더 적극적으로 다가와 친절을 베풀기도 한다. 그러는 사이 주인공은 자기 자신을 들여다본다. 내 과거, 부모님, 내게 의미있는 것은 무엇인지.그러한 나날을 차곡차곡 쌓은 끝에 마침내 주인공은 "지금, 여기"에 닿는다...

일상/2023~ 2025.09.20

새해에 읽은 책

25년 상반기에는 연인이 작년에 읽은 책 중 최고로 꼽은 책들 중에 내가 읽지 않은 책들을 읽겠다고 마음 먹었다. 그게 계기가 되어서인지 한동안 덜 읽던 책을 꽤나 꾸준히 읽었다.출퇴근길에는 주로 회사 일에 필요한 기술서적(블라디미르 코리코프, )을 읽었지만, 퇴근 후와 주말을 이용해 벌써 네 권의 책을 읽었다.수미, 김정운, 마쓰이에 마사시, 남유하, 우울한 엄마들의 살롱을 읽으면서는 육아의 힘듦이 정말 격하게 전해져왔다. 무엇보다도 내가 내 삶, 내 일상에 대한 통제력을 갖고 있지 못한 것 같다는 그 감각이 가장 공감됐다. 나도 그런 느낌을 받을 때가 정말 힘들었다. 삶이라는 게 마음대로 되는 일이 얼마나 있겠냐만은 그래도 내가 내 삶을 어느 정도 내 의지로 꾸려나가고 있다라는 감각이 있는 것과 전혀..

일상/2023~ 2025.01.11

2024년 회고

올 한 해도 꽤 다사다난했던 것 같다. 두 번 정도 다녀보고 싶은 회사에 지원했는데 떨어지기도 했고, 꽤나 마찰을 각오하고 사내에서 팀을 옮겼다. 그렇게 옮긴 팀에서 잘 적응하고 있었는데 12월에 다시 조직개편으로 이번엔 타의로 팀을 옮겼다. 다행히 옮긴 팀 구성원 분들과는 꽤 잘 맞는 것 같다.혼인신고를 했다. 2020년 초에 이혼했으니 약 4년만에 두번째 결혼을 한 셈이다. 결혼식은 안 했지만 회사에서 준 휴가와 화분은 받았다. 휴가 덕분에 제주도로 여행을 갔다. 이 제주도 여행이 정말 좋았다. 쏘카를 빌려서 타고 다녔는데 날씨가 너무 좋아서 창문으로 내내 꽃이 보이고 창을 열면 꽃향기도 나서, 원래 운전을 그리 좋아하는 편이 아닌데 이땐 그냥 드라이브만 해도 좋았다.한라산도 처음으로 등산해봤는데 재..

일상/2023~ 2024.1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