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레사 에머빌과 스티븐 크레이머의 연구를 생각해보자. 두 사람은 "직장 생활의 내면 상태", 즉 업무 중 발생한 사건에서 비롯된 생각과 감정, 욕구에 주목했다. 이러한 일상 속의 감정을 추적하기 위해 에머빌과 크레이머는 직장인들에게 매일 업무를 마친 후 일지를 쓰게 했고, 그 결과 일곱 개 회사에서 일하는 238명으로부터 총 1만 2,000개 이상의 일지를 제공받았다.
이 자료를 바탕으로 도출된 이론이 바로 전진의 법칙이다. 간단히 설명하면, "업무 중에 감정, 동기, 인식을 북돋는 요인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업무에서 의미 있는 전진을 이루는 것"이다. 직원들의 업무 일지에 따르면, 가장 기분 좋은 날의 76퍼센트는 업무상의 전진과 관련 있었고 오직 13퍼센트만이 지연이나 실패와 관련 있었다.
전진은 사람들에게 활력을 불어넣고 기분 좋게 만든다. 지연은 정확히 그 반대의 영향을 끼친다. 그 어떤 업무 동력도 이처럼 극적인 영향을 끼치지는 못한다.
에머빌과 크레이머가 그들의 저서 <전진의 법칙>에서 언급한 것처럼 이 연구에서 가장 놀라운 것은 대부분의 상사가 동기부여의 요소로서 전진의 가치를 인식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전 세계 관리자를 대상으로 각 동기부여 요소의 중요도를 평가하는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진을 첫 번째로 선택한 비율은 5퍼센트에 불과했습니다." 에머빌은 말했다. "종합 순위는 꼴찌였지요."
충격적인 결과였다. 직원들에게는 가장 중요한 동기부여 요소가 상사들의 레이더망에는 포착되지도 않는다니 말이다.
하지만 이런 실수는 극복할 수 있다. 전진은 당신의 가장 큰 비밀무기가 될 것이다.
(중략)
"페덱스와 UPS를 통해 받은 600개 이상의 소포를 전부 다 처리하고 각 부서에 배달을 완료했을 때, 그래서 하루 업무를 끝내고 택배 상자가 쌓여 있던 공간이 텅 비어 있는 걸 봤을 때 기분이 어땠냐고요? '그러네, 이거 멋지네'라는 생각이 들었죠." 그는 처음에는 수에트의 아이디어에 회의적이었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결과를 경험한 뒤에는 믿고 따르게 되었다. "텅 빈 방은 정말 멋져요."
24쪽
<재설계하라>의 이 부분을 읽고 기억에 남아서 나중에 <전진의 법칙> 책도 샀다. 새삼 다시 찾아보면서 이게 이렇게 제일 앞부분에 나왔었는데도 책을 다 읽은 뒤에까지 임팩트가 남아있었구나 싶었다.
개인적으로 나도 "일이 진행되고 있다"는 느낌이 굉장히 동기부여가 된다는 걸 체감한 적이 많아서 공감이 많이 됐다. 올해 새로 속해서 일하게 된 스쿼드에서 이전 스쿼드보다는 규모가 좀 작은 프로젝트 위주로 하다보니 빠르게 작업해서 빠르게 배포하는 일이 많은데, 그런 게 확실히 신난다. 동료들 역시 (가능하다면) 빠르게 진행되는 걸 (당연하지만) 좋아하는 것 같다. 회사가 최대한 그런 성향의 사람들을 열심히 뽑아놓은 덕분도 있겠지만.
넷플릭스의 창업 스토리 및 기업문화에 관한 책 <절대 성공하지 못할거야>에는 굉장한 복지혜택에도 불구하고 만족하지 못했던 볼랜드의 직원들에 대한 이야기가 짤막하게 등장하는데(https://becho.tistory.com/677) 이것과도 연결되는 느낌이다. 보상이나 복지 등 다양한 동기부여 요소가 있지만 생각보다 일 자체를 잘할 수 있는 기회, 정말로 뭔가 만들어낸다는 것, 내가 뭔가 함으로써 뭔가가 진행되고 전진한다는 느낌, 그것의 중요성은 얼마를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 같다. 이렇게 명쾌한 언어로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어서 좋았다.
'부실 관리'처럼 보이는 많은 것이 사실은 오래된 습관이 계속 쌓여 만들어선 우연한 결과다. 이처럼 축적된 습관을 발견하고 제거하려면 업무 현장에 직접 나가 살펴봐야 한다. 그러면 지금껏 고치지 않고 순응해왔던 문제점을 찾을 수 있다. 이렇게 오래 유지되던 나쁜 습관들이 바로 레버리지 포인트다. 이를 바로잡는 것은 충분히 실행가능하며 그럴 가치가 있는 일이다.
지식 노동의 경우에는 그런 문제점을 발견하기가 더 힘들 수 있다. 공장에서 골판지 상자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추적하고 살피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컨설팅 회사가 시장을 분석하는 과정을 추적하는 것은 어떨까?
물론 가능하긴 하다. 하지만 눈에 보이지는 않는다. 작업 흐름을 매핑하여 가시화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좋아, 그러니까 이 회사의 경우에는 먼저 첫 미팅(두 시간)을 가진 다음 리서치 기획서를 써서(6일) 고객에게 보냈고, 고객한테 피드백을 받아서(2일) 팀장이 핵심 팀원 다섯 명에게 업무를 분배했고(하루), 그다음에······.'
보이지 않는 것들을 눈에 보이게 만들어야 한다. 화이트보드에 마커로 쓴다고 생각해보라. 각 단계에 걸리는 시간은 얼마나 되는가? 어느 지점에서 작업이 막히거나 지연되는가? 팀과 고객 간의 소통은 원활한가? 어느 단계에서 가장 큰 도약이 이뤄지는가? 그 부분을 지켜라. 노력만큼 가치를 창출하지 못하는 단계는 무엇인가? 다시 작업을 하거나 해당 단계를 없애라.
그러한 경우에도 직접 나가 살펴볼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그리고 평범하고 일상적인 업무와 근본적으로 다른 점은 추측이 아닌 경험을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구글의 야심찬 R&D 연구소인 X의 공동 설립자 톰 치는 대다수 기업의 의사결정이 '추측 마라톤'을 통해 이뤄진다고 했다. 사람들이 테이블 주위에 둘러앉아 관념의 세계에서 결투를 벌이는 것이다.
(중략)
회의는 계속 이런 식으로 진행되고, 결국 치가 어느 워크숍에서 말한 것처럼 "논쟁에 가장 능숙한 사람이나 회의실에서 직책이 가장 높은 사람이 결정을 내리게 된다." 그러면 비극적이게도 인지적 허상에 근거해 중요한 의사결정을 하게 된다.
"똑똑한 사람들은 자신의 추측에 대해 늘 그럴듯한 이유를 제시합니다." 치는 말한다. "그렇다고 그들의 추측이 추측이 아니라는 뜻은 아닙니다······. 개인적으로 그 말에 얼마나 동의하든, 그 말이 얼마나 현명하게 들리든 상관없어요. 진짜로 고려해야 할 점은 이겁니다. 어떤 말을 들었을 때 그게 추측인지, 아니면 경험인지를 알아차려야 해요. 추측이라면 특정한 방식으로 처리해야 하고요······. 하지만 직접적인 경험이라면 그것을 근거 삼아 결정을 내릴 수 있습니다."
38쪽
"추측 마라톤"이라는 표현이 너무 찰떡이었다. 직장생활을 해본 사람이라면 그런 (돌아보면 왜 했는지 모르겠는) 회의를 한번도 겪어보지 못한 사람은 아마 없지 않을까.
설문지는 이렇게 묻는다. "처음의 결심을 따르는 것 외에 그러한 바람을 이루거나 거기에 다가갈 다른 방법을 열 가지만 말씀해주십시오." 그러자 답변이 극적으로 바뀌었다. 다음은 라바스의 답변이다.
- "작년에 우리는 꽤 힘든 한 해를 보냈습니다. 삶에 재미가 부족했던 만큼 올해에는 가족 모두가 약간의 재미를 찾을 수 있으면 좋겠어요."
- "예전에는 저녁마다 거의 똑같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하던 일을 멈추고 독서나 글쓰기나 수학 공부를 하고, 그런 다음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줬지요. 하지만 지금은 거의 그렇게 못 하고 있어요. 예전과 같은 일상으로 돌아가는 게 매우 중요합니다."
- "삶에 음악을 다시 되찾고 싶어요."
라바스는 금세 깨달았다. 건강 관리라는 목표보다는 이러한 계획들이야말로 진정한 '성공'에 더욱 다가가게 해줄 거라는 사실을 말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벌써부터 마음이 가벼워지는 느낌이에요." 그녀는 이렇게 적었다. "왜 그래야 하는지 더욱 절실히 느껴지고요."
몇 달도 지나지 않아 라바스는 몸 상태가 별로 좋지 않을 때도 일곱 살짜리 쌍둥이 아들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낼 다양한 방법들을 생각해냈다. 그녀는 흔들의자를 사서 베란다에 놓아두었다. 이제 세 사람은 야외에 기분 좋게 앉아서 반려동물인 기니피그가 노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었다. 또한 6,000 피스짜리 '해리 포터' 레고 세트를 사서 아이들과 함께 매주 한 봉지씩 키트를 열었다.
다 같이 보드게임을 하는 가족의 전통도 만들어나갔다. 심박수를 낮추기 위해 얼음찜질을 하며 소파에 누워 있을 때조차도 보드게임은 할 수 있었다. 라바스는 "누가 주사위 던질 차례야?" 하고 묻거나 "속임수 썼지!" 하고 아이들을 놀리기도 했다. "심지어 구토를 할 때도 보드게임은 할 수 있더군요." 그녀는 웃으면서 말했다. "그냥 할 수 있을 것 같더라고요. 아이들한테도 도움이 됐어요. 엄마가 예전이랑 똑같다는 걸 알게 되니까 훨씬 안정감을 느끼는 것 같았고요."
라바스는 처음 자신의 결심을 즐거운 마음으로 되돌아본다. "건강을 되찾아야 해. 아이들과 시간을 더 많이 보내야 하니까·••··. 이렇게 결심했었죠.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절대로 실천 못 했을 거예요. 그러곤 죄책감을 느꼈겠죠."
그녀는 처음 세운 목표에 대해 다시 한번 고찰하고 '목표의 목표'를 고민함으로써 자기 자신과 아이들에게 의미 있는 전진을 이룰 수 있었다.
목표를 찾아주는 기적 질문
'목표의 목표'를 탐구하는 또 다른 도구는 해결중심치료에서 사용되는 '기적 질문(Miracle Question)'이다. 심리치료사가 환자에게 묻는다.
한밤중에 자다가 기적이 일어납니다. 당신을 스트레스에 시달리게 하던 문제들이 기적처럼 짠! 하고 사라진 거예요. 하지만 당신이 자고 있는 사이에 기적이 일어났기 때문에 처음 잠에서 깼을 때는 기적이 일어났다는 사실조차 알 수가 없지요.
그날 하루가 시작되었을 때 기적이 일어났음을 알려주는 첫 번째 신호는 무엇일까요?
치료사인 린다 멧캐프는 위태로운 결혼 생활을 하고 있는 일레인과 펠릭스 부부에게 기적 질문을 던졌다. 부부는 이렇게 대답했다.
일레인: 결혼 당시 우리는 가장 친한 친구였어요. 기적이 일어나면 우리도 다시 절친한 친구 사이가 되겠죠. 그때 같이하던 일들도 다시 하게 될 거고요. 같이 춤추고 하이킹도 하면서 대화하고, 대화하고, 또 대화하는 것 말이에요.
(중략)
펠릭스: (중략) 만일 기적이 일어난다면 내가 퇴근했을 때 일레인이 읽던 책에서 고개를 들어 나를 보고 반길 거예요.
이 질문이 어떤 마법을 가져왔는지 보라. 펠릭스와 일레인은 결혼 생활에 문제가 있어 상담 치료를 받으러 왔다. 감정적으로 아주 난처한 상황이다. 심각하고 괴롭고 우울한 일이다. 하지만 그들은 기적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함께 앉아서 미래를 계획하겠죠", "책에서 고개를 들어 나를 보고 반길 거예요." 눈에 보일 것처럼 구체적이고 생생한 표현들이다.
질문에 답했으니 이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알 수 있다. 상담 치료사인 멧캐프는 이렇게 말했다. "[일레인은] 저녁에 남편이 집에 왔을 때 고개를 들어 쳐다보는 것이 그에게 그토록 의미 있는 일인지 몰랐습니다. 그리고 남편은 아내가 예전처럼 같이 춤추고 '싶어 할 거'라고는 생각조차 못 했죠." 커다란 변화를 가져오는 소소한 것들, 이것이 바로 레버리지 포인트다.
(중략)
팀원들에게 기적 질문을 던져보자. "좋아요. 내일 아침 눈을 뜨면 정말 기적같이 우리가 '고객 중심 조직'으로 변해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 사실을 가장 먼저 알려주는 신호는 뭘까요?"
나는 조직 변화 위크숍에서 기적 질문을 활용한 적이 있다. 확실히 이런 질문은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하지만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기적 질문으로 변화를 이끌어내려면 약간의 인내와 끈기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보통 사람들은 기적 질문을 받으면 조금 머뭇거리다가 '자기 기분'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가기 때문이다. "그러면 기분이 좋을 거예요. 안심이 되겠죠." 대화의 시작으로는 좋다. 하지만 여기서 눈에 보이는 기적의 징후로 이어질 수 있도록 계속 대화를 유도해야 한다. 어떤 단서를 발견해야 엄청나게 좋은 일이 일어났다는 사실을 알 수 있을까?
상대방의 의견을 끌어낼 때는 숨어 있는 불일치가 드러날 만큼 구체적으로 말해야 한다. 어떤 사람은 이렇게 말한다. "기적이 일어나 고객 중심 회사가 된다면·•·••. 흠, 아침에 회사가 아니라 고객들을 만날 수 있는 곳으로 출근해서 그들의 문제를 더 잘 파악하게 되지 않을까요." 그러자 다른 직원이 끼어든다. "어, 전 그렇게 생각하 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고객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는 내부 프로젝트가 사라질 것 같은데요."
이제 쓸 만한 논쟁거리가 생겼다! 당신과 동료들은 지금까지 고객 중심주의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 이야기해본 적이 없었기에 본의 아니게 서로 엇갈리는 목표를 위해 일하고 있었던 것이다!
기적 질문은 성공에 대한 관점을 보다 구체화하는 데 의미가 있다. '기적이 일어나 삐걱대던 결혼 생활이 완벽해지면 그것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퇴근하고 집에 갔을 때 책을 읽던 아내가 고개를 들어 당신을 쳐다보는 것이 그 증거다.'
기적 질문이 본질적으로는 '목표의 목표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의 역개념이라는 사실에 주목하라. 목표에서부터 시야를 넓혀가면서 그 목표의 진정한 의도를 묻는 것이다.
'목표의 목표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은 궁극적으로 도달하고자 하는 종착지와 그것이 중요한 이유를 파악하도록 돕는다(레버리지 포인트는 '실행할 가치가 있는 것'이어야 한다).
반면에 기적 질문은 궁극적인 목표로 향하는 첫 번째 단계를 파악하도록 돕는다(레버리지 포인트는 '실행 가능한 것'이어야 한다).
넓히기와 좁히기. 이 둘은 우리가 나아갈 길을 찾을 때 음과 양처럼 똑같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62쪽
목표의 목표는 무엇인가? 간밤에 기적이 일어나 내가 원하던 것이 이루어졌다는 것을 알려주는 첫번째 증거는 무엇인가? 이건 정말 강력한 질문인 것 같다. 좋은 질문을 할 수 있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점점 더 많은 질문의 답을 AI가 해줄 수 있는 지금과 앞으로는 더더욱 그럴 것이다. "내가 퇴근하면 책을 읽던 아내가 고개를 들어 나를 보고 반길 거"라는 말이 너무 공감됐다. 실은 그런 게 바로 기적인 것이다.
어느 날, 페르난데스 밑에서 일하는 제이컵 프랭크스와 동생인 오스틴 프랭크스가 매장 위에 드론을 띄워 드라이브스루 대기 줄이 움직이는 모습을 관찰했다(직접 나가 살펴보기). 영상을 지켜보던 그들은 대기 줄이 도로까지 이어지면 차들이 줄서기를 포기하고 돌아가는 경향이 있음을 발견했다. 아, 나도 이해한다.
이러한 통찰은 '간격 줄이기'라는 또 다른 레버리지 포인트에 대한 아이디어에 불을 붙였다. 이제 직원은 자동차 옆에서 손님의 주문을 받을 때 소스와 너깃에 대해 설명하며 조금씩 앞으로 걸어간다. 그러면 자동차도 슬금슬금 함께 전진하게 된다. 이렇게 자동차가 가만있지 않고 움직이면 차량 간격이 줄어들어 주차장에 더 많은 차량이 들어올 수 있고, 또 줄이 도로까지 길게 늘어서는 경우도 줄어들어 잠재 고객의 이탈도 막을 수 있다.
간격 줄이기는 실용적일 뿐만 아니라 심리적인 면에서도 큰 효과를 가져왔다. 페르난데스와 그의 팀은 고객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대기 시간을 반드시 최소화할 필요가 없음을 깨달았다. 정말로 중요한 것은 뭔가 진행되고 있다는 느낌이었다. 50대의 차량 뒤에서 7분 동안 기다리는 칙필레 대기 줄이, 차는 두 대밖에 없지만 하릴없이 5분 동안 가만히 기다려야 하는 타코벨 대기 줄보다 훨씬 낫다. 적어도 정신적으로 덜 괴롭다(서장에 나왔던 전진의 법칙과 통하는 면이 있지 않은가? 전진한다는 느낌은 인간의 심리에서 매우 중요하다).
제약 요인은 운영 방식을 아무리 개선해도 사라지지 않는다는 점을 기억하라. 한 분야가 개선되면 제약 요인은 다른 분야로 넘어간다.
97쪽
"제약 요인"은 "병목"이라고 바꿔도 뜻이 거의 통한다. 전체 절차가 완수되는 시간은 결국 그 절차 중 가장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절차에 달려있다. 전통적인 IT업계의 프로젝트에서 본다면 기획 -> 디자인 -> 개발 -> QA(테스트) 중 보통 "개발"이 병목이었다. 그래서 아무리 빨리 기획을 하고 디자인을 해도 프로젝트가 끝나려면 개발을 기다려야했고, 이에 따라 기획자 1명, 디자이너 1명, 개발자 3~4명으로 조직을 짜서 기획, 디자이너가 개발자 세 사람이 진행할 프로젝트를 전부 기획하고 디자인하는 식으로 하면 효율적이었다.
그러나 개발은 이전부터도 점점 쉬워지는 경향이 있었고 최근엔 AI의 발전으로 그 속도가 훨씬 더 빨라지고 있다. AI를 잘 활용하는 능력있는 개발자라면 AI 이전 평범한 개발자 10명 그 이상의 속도를 충분히 낼 수 있고 점점 더 그렇게 될 것이다. 이런 개선에 따라 제약 요인이 (병목 지점이) 달라질 것이다.
그것도 그거지만 이 칙필레 드라이브스루 매장이 제약요인을 하나하나 제거하면서 시간당 어마어마한 양의 주문을 처리하게 된 과정이 몹시 흥미로웠다. 그 중에서도 가장 감명깊은 게 바로 이 부분, 직원이 주문을 받으며(앞에 나와서 대기 중인 차량에서 미리 주문을 받는다는 것도 제조시간을 더 확보하기 위해서 도입되었다) "조금씩 앞으로 걸어간다"는 아이디어였다. 줄이 줄어들어 더 많은 고객을 이탈하지 않고 데려올 수 있게 되었으며, "뭔가 진행되고 있다"는 느낌을 줌으로써 만족도까지 엄청나게 끌어올렸다.
이전에도 이와 비슷한 더 재밌는 사례를 읽었는데, 찾아보니 미국 휴스턴 공항의 사례(뉴욕타임즈 기사)다. 이 공항에서는 "수하물이 너무 늦게 나온다"는 민원이 끊임없이 접수됐다. 인력을 늘리고 시스템을 재설계해 평균 8분이라는 업계 기준 준수한 수준까지 수하물 나오는 시간을 줄였음에도 승객 불만은 거의 줄어들지 않았다고 한다.(근데 8분이라니? 내가 해외여행을 많이 다녀보진 않았지만 수하물 찾는 곳까지 거의 10분은 걸어간 뒤에도 거기 서서 10분은 더 기다린 적도 몇번 있었던 것 같은데.)
조사 끝에 찾아낸 이유는 이랬다. 이 공항은 동선을 매우 효율적으로 설계한 덕분에 승객이 비행기에서 내린 뒤 수하물 찾는 곳까지 걸어가는데 1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총 8분이라고 해도 7분을 앞에서 멍하니 서서 기다려야했던 것이다. 결국 공항은 고객 불만을 해결하기 위해 도착 게이트를 수하물 찾는 곳에서 더 먼 위치로 옮기는 등의 조정을 통해 걷는 시간을 6배 정도 늘림으로써 멍하니 서서 기다리는 시간을 1분 내외로 줄였고, 드디어 수하물 관련 불만을 없앨 수 있었다고 한다.
칙필레의 사례에서는 "객관적 시간"도 줄었고(효율이 상승했고) "체감 시간"은 더더욱 줄었으며, 휴스턴 공항의 사례에서는 객관적 시간은 그대로이거나 살짝 늘어났지만(걸음이 느리거나 화장실에 들릴 경우엔 오히려 수하물 찾는 시간이 이전보다 길어졌을 것이다, 또 수하물을 찾기 위해 더 걷는다는 것이 건강에는 도움이 될지 몰라도 "효율"이 더 높은 일은 아닐 것이다) 체감 시간은 확실히 줄었다.
이처럼 효율을 높여서 객관적으로 걸리는 시간을 줄이는 것과 경험을 재설계해서 체감시간을 줄일 수도 있을텐데, 이와 관련해서 굉장히 재밌는 얘기가 또 있다. Rory Sutherland의 TED 강연(https://youtu.be/2A9wk8TI0Fk)에서 그는 런던-파리 유로스타(Eurostar) 기차가 여행 시간을 40분 단축하기 위해 약 60억 파운드(약 10조 원)를 투자한 대규모 프로젝트를 비판하며, 그 돈의 일부만 써서 수퍼모델들이 샤토 페트뤼스(Château Pétrus) 와인을 무료로 따라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면 승객들이 오히려 기차를 더 느리게 달리게 해달라고 할 거라는 유머러스한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듣자마자 "(여행객의 입장에서라면) 와, 진짜 그건 그렇네."싶었다.
핵심 정리
1. 레버리지 포인트에 자원을 다시 배치하는 첫 번째 방법은 바로 폭발적인 추진력을 발휘하는 것이다. 어딘가에 걸려 빽빽한 창문을 힘껏 열어젖힌다고 생각해보라.
2. 폭발적인 추진력은 '작업 전환'이 가져오는 폐해의 해독제다. 작업 전환은 한 작업에서 다른 작업으로 끊임없이 옮겨 다니는 것으로서 비효율적이고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 브리짓 슐트는 자신의 삶이 '시간의 부스러기'로 구성되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 부스러기는 부스러기를 낳는다. 애슐리 윌런스는 "우리는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낄 때 사소하고 쉽게 끝낼 수 있는 일을 선택한다. 그러면 시간을 통제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3. 커다란 시간 덩어리를 전략적으로 활용하면 신속한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 디자인 스프린트 팀은 5일 동안 다른 일을 차단하고 협업에만 매달린다.
- 원격 팀 또한 모두가 특정 시간에 다 같이 소통하는 '폭발적 소통'을 통해 같은 방법을 활용할 수 있다. 비동기식 소통으로 인한 지연은 팀의 적이다.
4. 폭발적인 추진력으로 시작하는 것은 주어진 일을 완수하는 것이다. 팀은 '효율적'으로 일하지 않더라도 실질적인 성과를 낸다.
- 텃밭에 급수 시설을 설치하던 그레그 맥로슨은 2달러짜리 부품을 사러 홈디포에 다시 가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효율적인 행동은 아니었지만 결과는 효과적이었다. 고객(즉 아내)이 흡족해했기 때문이다.
5. 폭발적인 추진력은 개인적인 목표보다 팀의 목표에 우선 발휘된다. 이는 연대의식을 강화하고 협업을 이끈다.
- 엑손모빌의 기술 데이터 센터는 매주 목요일에 전 팀원이 데이터를 아카이빙하는 전통을 만듦으로써 수년간 쌓여 있던 데이터 더미를 해결했다.
6. 변화를 위한 노력은 동기가 시들해지는 중간 단계에서 위기에 처하게 된다. 폭발적인 추진력을 발휘함으로써 이러한 중간 부분을 줄일 수 있다.
- 아옐릿 피시배크: "우리가 파티를 열지 않는 유일한 순간은 중간에 있을 때다."
153쪽
- 결함: 검게 탄 루키, 쪼글쪼글한 크루아상
- 과잉생산: 만든 지 하루가 지나면 폐기되는 도넛
- 대기: 반죽이 부풀 때까지 빈둥거리며 기다리는 직원
- 인재 미활용: 설거지하는 케이크 장식 전문가
- 운반: 밀가루 봉지와 믹서가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 끊임없이 왔다갔다 해야 하는 상황
- 재고: 우유를 너무 많이 구입해 상한 경우
- 동작(운반의 사람 버전): 계산대에서 근무하는 직원이 멀리 있는 물건을 가지러 불필요하게 수천 번이나 왔다 갔다 해야 하는 상황
- 과도 공정: 페이스트리 전문 셰프는 좋아하지만 고객은 알아차리기도 힘든 섬세한 프랑스식 기술로 생일 케이크에 아이싱 장식을 추가하는 것. 고객은 그저 자녀의 이름을 틀리지 않게 적어주기만 바랐을 뿐이다.
DOWNTIME 모델은 제조 업계에 기반을 두었기 때문에 당신이 종사하는 분야에는 완벽하게 적용되지 않을 수 있다(하지만 위에 있는 대부분의 범주와 일치하는 '낭비'를 발견하기는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다).
158쪽
공장이 아닌 환경에서 DOWNTIME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아마도 N, 즉 인재 미활용일 것이다. 여기에는 흘려보내는 시간, 즉 주의 집중을 하지 못하는 시간도 포함된다. 하지만 '인재 미활용'에 내포된 가장 심오한 의미는 바로 이것이다. 사람들이 자기 능력보다 낮은 수준으로 일하는 것은 낭비다.
3장에서 소개했던 가트너를 예로 들어보자. 켄 데이비스는 고객을 만족시키고 계약을 갱신할 때 중요한 레버리지 포인트는 고객 파트너의 전화 연락임을 알아냈다. 즉 고객 파트너가 시간을 가장 잘 활용하는 방법은 고객과 전화 통화를 하는 것이다.
이 사실을 깨닫고 나니 통화 일정을 계획하는 일이 고객 파트너에게는 낭비 활동임을 분명히 알 수 있었다. 그것은 인재 미활용이다. 왜냐하면 굳이 고객 파트너가 아니더라도 누구든 통화 일정을 짤 수 있고 아예 통화를 자동화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고객 파트너가 독보적으로 잘할 수 있는 일은 고객이 겪는 비즈니스상의 어려움을 실시간으로 돕는 것이다. '통화 일정을 계획하는 시간'에서 1분을 빼내서 '고객을 돕는다'면 탁월한 성과를 낼 수 있다. 그것이 바로 낭비를 재활용하는 목적이다.
업무 일정에서 저가치 활동을 없애고 고가치 활동에 쏟을 시간을 확보하는 것을 '오른쪽으로 이동하기shifting right' (IT 업계에서 주로 사용하는 용어로서 '시프트 레프트shift left'는 프로젝트의 초기 단계에서 결함을 수정하는 방식이고 '시프트 라이트shift right'는 최종 단계에서 테스트를 통해 검증하는 방식을 말한다. 여기서는 자원을 더 높은 가치의 작업에 재배치한다는 의미로 쓰였다-옮긴이)라고 부르도록 하자. 내가 악사AXA XL 건설보험 부문 사장인 게리 캐플런에게서 배운 용어다.
164쪽
더 적게 필요한 영역과 더 많이 필요한 영역을 구분하는 간단한 도구를 하나 소개한다. 내 친구에게서 배운 방법이다. 그는 이 방법을 워크숍에서 활용했다가 매우 유익하고 열띤 토론을 하게 되었다고 했다. 먼저 화이트보드에 사분면을 그리고 다음과 같이 적는다.

각각의 사분면을 채운다. 어떤 내용이든 좋다.
- 중단: 반려동물을 동반하는 출근 정책. 사무실에 냄새가 나고 점점 분위기가 이상해진다.
- 시작: 외부 로펌을 고용해 계약 처리. 내부에서 계약을 처리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 늘리기: 남동부 지역에 비대면 영업 늘리기
- 줄이기: 직원의 친목 행사. 대부분 관심이 없다.
185쪽
앞으로 나아가려면 동기를 '유지해야' 한다. 그리고 이를 위한 좋은 도구는 바로 주변의 인정이다.
홈디포의 전 CEO인 프랭크 블레이크는 "칭찬하는 만큼 얻는다"고 했다. 2007년에 CEO로 취임한 블레이크는 조직 개선에 필요한 다섯 가지 영역을 강조했다.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 서비스였다. 그는 직원들이 자신들에게 고객을 관리할 역량과 권한이 있다고 느끼길 원했다. 하지만 홈디포에는 수만 명의 직원이 있었고 그들 모두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경영진은 대개 본능적으로 진부하고 판에 박힌 말을 던지곤 한다. "홈디포는 믿고 신뢰하는 직원 여러분께 필요한 역량과 권한을 부여하여 항상 뒤에서 든든하게 받치고 있습니다." 하지만 블레이크는 다른 접근법을 취했다. "여러분이 무슨 메모를 남기든 아무도 신경 쓰지 않습니다."
한번은 3,000여 명의 매장 매니저들과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블레이크는 자신이 들은 이야기를 그들에게 들려주었다. 조지아 주 북부에 위치한 한 홈디포 매장에서 일어난 일이었다. 한 고객(나이 든 신사)이 카트 가득 실은 목재를 계산하고 있었다. 계산원이 그에게 필요한 물건을 모두 구했는지 물었다. 손님은 그렇다고 대답했 다. 직원은 이어서 목재로 무엇을 만들 계획인지 물었다.
손님은 잠시 말을 멈췄다. 그러곤 이내 손자가 세상을 떠나서 자신이 손수 관을 짤 생각이라고 대답했다. 그 말을 들은 계산원이 즉시 대답했다. "맙소사, 계산 같은 건 꿈도 꾸지 마세요." 그러곤 손님을 줄 밖으로 쫓아냈다.
블레이크가 매장 매니저들에게 이 이야기를 했을 때 "바늘 떨어지는 소리도 들릴 정도로 고요했다"고 한다.
블레이크가 이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무엇일까? 분명 인상적인 내용이긴 하다. 놀랍고도 감동적이다. 칭찬을 받은 계산원도 자신의 행동을 인정받아 기분이 좋을 것이다. 하지만 블레이크의 진짜 목표는 비전을 제시하고 그것을 실현하도록 팀에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었다. 그는 암묵적으로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훌륭한 고객 서비스란 바로 이런 겁니다. 이 경우엔 우리 제품을 공짜로 주는 것이죠! 계산원은 상사에게 허락을 구하지도 않았어요. 자기 재량으로 즉석에서 결정을 내렸죠. 그리고 저는 그래도 된다고 말했을 뿐만 아니라 이 직원을 일부러 여러분 앞에서 칭찬하고 있답니다."
블레이크는 인정의 영향력을 열렬히 옹호한다. 관리자들이 자원을 더 배정해달라고 하면 그는 이렇게 말한다. "일단 공짜 연료부터 전부 소진하기 전에는 그런 말을 꺼내지 마세요." 관리자들이 "공짜 연료"가 뭔지 물으면 그는 대답한다. "공짜 연료는 칭찬과 인정입니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직원들을 어떻게 칭찬하고 인정하고 있는지 말해봐요. 자원에 대해선 그다음에 이야기합시다."
블레이크는 인정의 중요성에 대해 말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모범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직원들이 한 일을 구체적으로 언급할 뿐만 아니라 손으로 쓴 감사 메모를 보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일요일 오후마다 이런 메모를 쓰고, 지금까지 쓴 메모만 수천 개에 달한다. (포천Fortune) 500대 기업의 CEO가 주말마다 시간을 내서 직원들을 칭찬하고 격려하는 것이다. 그는 그 정도로 인정과 감사가 중요하다고 믿는다.
새로운 목표를 향해 나아갈 때는 내가 추구하는 목표와 격려하고 축하하는 것을 일치시켜야 한다. 블레이크는 말했다. "당신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그 길을 이끄는 사람들을 격려하고 축하해야 합니다."
모두가 만족하는 선택지는 없다
나는 이 책에서 언급했던 모든 긍정적이고 건설적인 이야기들을 믿는다. 하지만 인간의 본성에 따라 상반된 진실이 존재한다는 사실 또한 믿는다. 변화가 있는 곳에는 저항이 있기 마련이다. 당신의 방법론이 아무리 긍정적이라도 어떤 팀원들은 완강히 거부할 것이다.
(프랭크 블레이크의 이야기를 들은 사람 중에도 반드시 한 명쯤은 이런 생각을 했을 것이다. '말도 안 돼, 아무리 그래도 돈은 내야지!') 팀에서 그런 저항에 부딪치면 어떻게 할 것인가?
먼저 수치를 몇 개 분석해보자. 어떤 변화를 추구하든 처음부터 당신과 뜻을 함께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 비율이 대략 20퍼센트 정도라고 치자(만일 당신에게 동조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면 당신의 목표는 잘못된 것이다. 상황 끝!). 중간에는 무관심하거나 어느 쪽으로든 쉽게 흔들리는 더 큰 집단이 있고(60퍼센트) 나머지 20퍼센트는 당신의 반대편에 서 있다.
이처럼 저항하는 이들에 대해서는 가트너에서 일하는 켄 데이비스가 한 말을 다시 떠올려보자. "변화를 원한다면 사람을 변화시키거나···· 아니면 사람을 바꿔야 합니다." 후자도 하나의 옵션이다. 사람들을 떠나보내는 것은 괴로운 일이지만 다른 모두가 지속적으로 부정적인 태도와 발목 잡기에 시달리는 것 역시 만만찮게 괴로운 일이다(다시 말해 '고통 없는' 선택지는 없다). 일단 지금은 직원을 내보내는 것을 최후의 수단이라고 가정하고 현재의 팀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성공 가능성을 높일 방법에 집중하자.
여기 길잡이가 될 수 있는 세 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첫째, 20, 60, 20이라는 숫자가 절대적으로 정해져 있다고 생각하지 마라. 수치적으로 이보다 더 유리한 다른 레버리지 포인트가 있을지도 모른다. 만약에 전략적인 측면에서는 조금 덜 매력적일지 몰라도 열성 팬이 20퍼센트가 아니라 80퍼센트인 레버리지 포인트가 있다면 어떨까? 그렇다면 당연히 그쪽부터 처리해야 한다! 에너지가 있는 곳으로 가라.
둘째, 더 나은 레버리지 포인트가 없다면 저항이 극심한 20퍼센트보다 중간의 미온적인 60퍼센트를 선택해서 변화를 더 흥미진진하게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어쩌면 당신이 그들의 문제나 골칫거리를 해결해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저를 도와주시면 저도 도와드리겠습니다! (서장의 병원 물품수령실 책임자가 직원들에게 덜컹거리는 카트 바퀴처럼 그가 해결할 수 있는 불편 사항을 말해보라고 했던 것이 기억나는가?) 아니면 그들의 직무를 재구성하여 변화의 필요성을 호소해보면 어떨까? 다시 말해 전반적인 변화를 내켜하지 않는 사람들도 자신이 관심 있는 영역에서는 변화에 참여하지 않을까? 업무 교환을 생각 해보라.
마지막으로, 변화를 지지하는 사람들의 에너지를 활용해 빠른 승리를 거둘 수 있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 눈에 보이는 전진은 사람들의 생각을 바꾼다(업무 중에 감정, 동기, 인식을 북돋는 요인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업무에서 의미 있는 전진을 이루는 것이다).
물품수령실의 작업 방식을 간절히 혁신하고 싶어 하는 직원은 없었다. 그들의 열정은 나중에 이끌어낸 것이었다. 모두 그들의 노력으로 그들의 스트레스가 줄어들고, 무엇보다 그들이 서비스하는 사람들, 즉 시간에 민감한 물품을 기다리는 의사와 간호사들에게 도움이 되리라는 사실을 보여준 덕분이었다(텅 빈 방은 정말 멋져요).
우리의 목표는 동기를 자극해 전진을 이루고, 그 전진의 결과를 이용해 다른 사람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다. 그렇게 불붙은 열정은 더 많은 에너지를 불러오고, 이러한 선순환은 앞으로 나아갈 활력을 불어넣는다.
전진은 회의적인 사람들마저 지지자로 만드는 불꽃이다.
213쪽
여기서 또 "전진"이 나온다. 이제 보니 이렇게 여러 번 나왔으니까 내 기억에 더 남았던 거구나.
그들은 정중한 질문을 던지는 것으로 시작했다. 신장투석기를 환자 쪽으로 돌릴 의향이 있습니까? 환자들이 기계를 만지게 허락하실건 가요? 환자가 자기 몸에 주삿바늘을 꽂도록 허용하시겠습니까? 이러한 질문은 당시 우리 의사들의 치료 관행과는 정반대되는 것이었다. 그때까지 우리는 환자들에게 자리에 앉아 팔을 내민 다음 아무것도 만지지 말고 조용히 있으라고 지시했다(물론 예의를 갖춰 말하긴 했지만 어쨌든 본질적으로 그게 우리 방식이었다). 별로 인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우리의 치료법은 지루함과 우울감을 유발했고 무력감을 학습시켰다.
몇몇 동료는 이 아이디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였음에도 의구심을 떨치지는 못했다. 간호사인 메리 스미스는 환자들이 이런 것을 감당할 수 있을지 걱정스러웠다. 때로는 환자의 가족들조차 회의적이었다.
하지만 스미스는 얼마나 많은 환자가 자가 투석에 지원하는지를 보고 깜짝 놀랐다. 덕분에 그녀의 역할도 바뀌었다. 스미스는 돌봄 제공자인 동시에 환자들을 가르치는 코치가 되었다. 그녀는 환자에게 이렇게 말하곤 했다. "제가 어떻게 하는지 잘 지켜보세요. 이제부터는 여러분이 직접 하셔야 하니까요." 하지만 일방적인 소통은 아니었다. 자가 투석 환자들은 헤파린 용량이 틀렸다거나 투석용 관이 잘못 연결되었다는 등의 실수를 포착하기 시작했다. 기브니는 투석 센터가 더욱 협동적이고 동료애가 넘치는 분위기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더는 딱딱한 조립라인 같은 느낌이 아니었다.
기브니와 팀원들은 환자들에게 운전대를 넘겨주었다. '운전대를 맡긴다'는 것은 자기 일을 스스로 처리할 수 있는 자유, 즉 자율성을 부여한다는 뜻이다. 기브니는 워너 슬랙의 말을 자주 인용한다. 의료계에서 가장 활용도가 낮은 자원은 환자입니다."
그렇다고 환자들에게 무한한 자유를 허용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자율성이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앞으로 보게 되겠지만, 너무 과한 것은 금물이다. 하지만 사람들에게 운전대를 맡기면 엄청난 이점이 생긴다. 그 이점이 얼마나 큰지, 고도로 기능적인 팀에 자율성이 부족하다는 것은 상상하기도 어려운 일이다.
기브니의 병원은 그러한 이점을 직접 경험했다. 자가 투석이 아직 생소한 개념이던 시절, 다른 투석 센터에서 찾아온 방문객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 "그들은 '믿을 수가 없어요'라고 말하곤 했습니다. 이렇게 분위기 좋은 투석실은 본 적이 없다더군요." 기브니는 회상했다.
미시간주 캔턴에 거주하는 62세의 유진 페인은 기브니의 영상을 비롯한 유튜브 영상으로 자가 투석법을 배웠다. 특히 그는 기계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투석 방법을 최대한 자세히 익히고 싶었다. 그는 자신이 다니던 시설에서 처음으로 자가 투석을 신청한 사람이었다.
그 보상은 엄청났다. "다 설명할 수도 없을 만큼 많은 것을 얻었습니다." 페인은 말했다. "더 이상 내 질병 때문에 망설이지 않게 되었습니다. 심지어 투석 시간을 고대하게 되었어요."
220쪽
스포츠 과학자인 가브리엘 울프의 연구 (운동선수의 집중력과 동기를 활용한다)를 접했을 때 전환의 순간이 왔다. 울프는 코치가 상사처럼 행동하면서 선수들에게 무엇을 하거나 하지 말아야 할지 지시하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그보다는 선수들의 자발성을 이끌어내는 안내자가 되어야 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코치는 선수의 초점을 외부로 유도하고 선수 자신의 욕망을 실력 향상의 원동력으로 활용해야 했다. 코치가 선수 대신 활을 쏠 수는 없으니 선수에게 운전대를 맡겨야 했다.
크루거는 이러한 접근 방식이 얼마나 유용한지 빠르게 깨달았다. 그는 훈련을 이용해 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피드백을 제공하는 법을 배웠다. 전통적으로 양궁 코치는 근육의 움직임에 극도로 집중한다. "손을 이 각도로 유지해, 활을 이런 식으로 잡아. 삼두근을 긴장시켜. 등에 힘을 줘."
하지만 이런 조언을 들으면 경험 많은 선수들도 어찌할 바를 모르고 마비될 수 있다. "내가 지금 제대로 하고 있는 게 맞나? 내 삼두근이 '긴장하고' 있는 게 확실한가? 겉으로 보기엔 근육의 움직임이 있는 것 같지한 피부 안쪽의 근육은 움직이지 않았으면 어떡하지?"
크루거는 울프의 조언에 따라 선수들이 근육이 아닌 외부에 초점을 맞추게 했다. 이제 그는 선수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셔츠 소매를 뒤쪽으로 움직인다고 상상해봐" 혹은 "화살을 과녁에 쏘는 게 아니라 과녁을 관통시킨다고 생각해봐." 이러한 어법은 방향을 제시하는 한편 개인의 필요에 맞춘 응용이 가능하다. 즉 선수마다 각자 다른 근육 패턴을 이용해 서로 다른 방식으로 지시에 반응하면서 성공적인 결과를 낼 수 있다(울프는 이 기술을 '외적 주의 초점'이라고 부른다).
큰 변화는 선수들에게 직접 지시를 내리던 습관을 없앤 것이었다. 이제 크루거는 선수들로부터 목표를 끌어내고 그들이 원하는 것을 성취하게 돕는다. 다음은 그러한 과정을 묘사한 대화다.
크루거: 오늘은 무엇에 집중하고 싶니?
선수: 제 심리 과정이요.
크루거: 좋아, 그럼 말해봐. 보통 네 머릿속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지?
선수: (설명한다)
크루거: 그럼 그럴 때 실제 모습이 어떤지 한번 보게 지금 활을 쏴봐.
양궁 선수가 자세를 잡고 활을 쏜다.
크루거: 잘했어. 방금 샷이 얼마나 좋았는지 1~10점 척도로 평가한다면 몇 점을 줄 거지?
선수: 5점입니다.
크루거: 9점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선수: 음, x, y, z를 해야겠죠.
크루거: 좋아. 이번에는 그렇게 할 수 있는지 보자.
이 대화를 보면 코치를 하는 사람과 받는 사람이 반대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크루거는 자기 의견을 선수에게 강요하는 대신 오히려 선수의 의견을 끌어낸다. 목표를 설정하는 사람도 크루거가 아니라 선수 본인이다. 결과를 평가하는 것도 선수의 몫이다.
크루거는 완전히 새로운 코치로 거듭났다. 선수들에게 주도권을 쥐여주자 그에 대한 신뢰가 순식간에 회복되었다. "언젠가 한 선수가 이렇게 말한 적이 있습니다. '코치님이 뭘 어떻게 다르게 하는지는 모르겠는데, 전 그게 좋아요.'" 크루거가 말했다.
(중략)
한편 크루거는 자신이 배운 것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결국 선수들을 훈련시키는 일을 그만두고 코치들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현재 그는 미국 양궁협회에서 교육 책임자로 일하고 있다.
226쪽
이 부분은 너무 좋아서 사격선수인 동생에게도 보내줬다. 언급된 울프의 논문도 찾아봤다. 운동 수행능력 향상을 위한 "외적 주의 초점" 방식의 코칭에 대해 알게 됐다.
더 읽을거리 - https://danheath.com/reset-links/
Reset Links - Dan Heath
RESET End-of-chapter Recommendations Want free resources related to Reset, such as a downloadable 1-page summary or a video from Dan Heath suggesting how to get started? Click Here Chapter 1 In this talk, which I highly recommend, engineer and innovator To
danheath.com
제임스 셰인의 <Reversing the Slide> 재밌을 것 같은데 한국에 번역출간이 아직 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2026년 2월 현재)
업무 가시성을 높일 방법에 대한 넬슨 리페닝의 영문 기사(https://globeducate.s3.amazonaws.com/PDF%2FA%20New%20Approach%20to%20Designing%20Work%201.pdf)와 토크 (https://www.youtube.com/watch?v=pJwU-MZckTk)
찰스 콘과 로버트 매클레인의 <Bulletproof Problem Solving>도 마찬가지로 한국 번역출간은 아직이다.
우리가 진정한 목표를 충분히 고심하지 않는 바람에 간과되는 잠재적 해결책에 대해 통찰력 있는 견해.
린다 멧캐프의 기적질문에 대한 책, <The Miracle Question: Answer It and Change Your Life>도 한국 번역출간이 되지 않았다.
같은 저자의 이전 작인 <스위치>를 이 책의 더 읽을거리에서 보고 사서 읽었다. (칩 히스, 댄 히스의 이전에 인상깊게 읽었던 책 <순간의 힘>도 언급된다.)
또한 소개된 것 중 더 보고 싶은 책으로 <더 골>, <초이스>, 케이티 밀크먼 <슈퍼 해빗>, 브리짓 슐트 <타임 푸어>, 애슐리 윌런스 <시간을 찾아드립니다>, <스프린트>, 아옐릿 피시배크 <반드시 끝내는 힘>, 다니엘 핑크 <드라이브>
John J. Murphy’s 2023 book Solution-Focused Therapy (해결중심치료)도 번역출간이 되지 않았다.
위기에 처한 유명 예술 기관을 회생시킨 이야기가 담긴 Michael Kaiser’s book The Art of the Turnaround. 도 마찬가지다.
테레사 에머빌, 스티븐 크레이머의 <전진의 법칙>! 이 책은 이미 사서 읽으려고 지금 옆에 쌓아뒀다. 저자 테레사 에머빌의 구글 강연.
스포티파이의 엔지니어링 문화(목표 정렬+자율성) 영상.
독립서점 경영자로서 영국 최대의 서점 체인인 워터스톤스를 되살린 제임스 돈트James Daunt가 출연했다는 팟캐스트 링크는 현재 동작하지 않는 것 같다. James Daunt Podcast waterstones 로 검색하면 몇몇 유튜브 영상과 팟캐스트 에피소드, 기사 등이 나온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실린 메슈 딕슨의 <고객 서비스 재창조하기> 는 전문을 보려면 구독해야한다.
<고객이 기업에게 원하는 단 한가지> 이것도 주문했다.
제프 서덜랜드의 <스타트업처럼 생각하라Scrum>.
완벽하게 연습하라 Practice Perfect by Doug Lemov, Erica Woolway, and Katie Yezzi 이 책도 아직 번역출간이 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댄 히스는 이렇게 소개하고 있다. "조직의 반복적인 학습을 줄여주는 훌륭한 도구다. 특히 교육과 코칭에 유용하다(나는 이 책을 너무 좋아해서 추천사까지 했다)"
'내가 바라는 책읽기 > 마음이 머무는 구절'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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