샨티 17

디팩 초프라, 《우주 리듬을 타라》 중에서

하루는 심장 질환을 앓는 환자와 마주앉았는데, 내가 뜬금없이 그에게 물었다. "당신은 왜 낫고자 하는 거요?" 그가 눈으로, 무슨 말도 안 되는 엉뚱한 질문을 하느냐고 물으며 대답했다. "아픈 사람이라면 누구나 낫기를 바라지 않겠소?" 내가 말했다. "그야, 그렇지요. 한데 나는 다른 사람이 아닌 '당신'이 낫기를 바라는 이유가 뭐냐고 묻는 겁니다." 그가 대꾸했다. "병이 나아야 직장에 돌아가서 돈을 벌 수 있으니까요." 어떤 알 수 없는 이유로 나는 계속해서 그에게 '왜'를 물었다. "당신은 왜 돈을 벌고 싶은 겁니까?" 어리둥절한 표정이었지만 그도 나와 게임을 함께해 보기로 동의했다. "아들을 좋은 대학에 보내고 싶어서요." 나는 아들을 좋은 대학에 보내고 싶은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그가 말했..

앤소니 드 멜로, 《행복하기란 얼마나 쉬운가》 중에서

이야기야말로 사람과 진실 사이를 이어주는 가장 짧은 지름길이다.(30쪽) 좋은 이야기는, 오래오래 기억되며 마음을 움직인다.좋은 소설은, 사실은 아닐지언정 진실을 담고 있다.사람들끼리도 끊임없이 수다를 떨고, 우리의 이야기를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우리 사이를 좁히고, 삶의 불안 속에서 질식당하지 않을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 중 하나이니까. 행복하기란 얼마나 쉬운가저자앤소니 드 멜로 지음출판사샨티 | 2012-05-07 출간카테고리종교책소개아픈 영혼들에게 전하는 온유한 침묵!『행복하기란 얼마나 쉬운가』...

데이비드 미치, 《달라이 라마의 고양이》

달라이 라마의 고양이. 이 책은 소설이다. 제목 그대로 달라이 라마와 함께 살게 된 고양이의 이야기다.고양이가 달라이 라마와 함께 지내면서 깨달음의 길에 들어선다. 고양이가 불교에서 말하는 가치나 수행들을 자기 일상에 적용하고 변화해가는 거다! 그걸 고양이의 목소리로 이야기한다. 예컨대 이런 식이다. 모든 생명은 소중하며, 어떤 생명이든 고통을 피하고 행복하길 바란다는 말을 듣고 매번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거렸는데, 어느날 눈앞에 쥐가 보이자 본능적으로 도망치는 쥐를 앞발로 툭 쳐서 기절시킨다. 처음엔 쥐를 잡았다고 자랑스러워하고 있었는데, 달라이 라마의 수행원들의 반응을 보고서야 자기 잘못을 깨닫고 후회를 한다. 귀엽지 않은가? 이렇게 귀여운 고양이의 이야기 속에서 우리는 평범한 일상의 진리들을 발..

황안나, 《내 나이가 어때서》《안나의 즐거운 인생비법》/ 모질고 모진 삶을 지나고, 수없이 걷고 또 걸으며, 지금 이 순간을 살다

삶을 사는 것을 흔히 길을 걷는 것에 비유하곤 한다. 여기 '걷기'라면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한 사람이 있다. 그의 이름은 황안나. 그가 걸어온 길들은 큰 것만 요약해도 이렇다. 예순다섯에 땅끝마을부터 통일전망대까지 국토 종단, 예순일곱에 해안선 4천 킬로미터 일주, 예순여덟에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800킬로미터 걷기, 예순아홉에는 26시간동안 100킬로미터를 걷는 울트라 대회에 참가하여 46등으로 완주 등.그렇다고 그가 단순한 걷기 매니아는 아니다. 길고 긴 길들만큼이나 모진 삶을 오래 살아오셨다, 아니 '걸어오셨다'. 남편의 연이은 사업실패로 인한 빚은 쉽게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교사였던 그의 월급은 들어오기가 무섭게 빚 갚느라 다 없어지곤 했다. 그런 상황이니 사는 집이든 뭐든 쉬운 ..

문경보 선생님의 《흔들리며 피는 꽃》, 그리고 《외로워서 그랬어요》

흔들리며 피는 꽃저자문경보 지음출판사샨티 | 2003-05-15 출간카테고리시/에세이책소개- 오늘 불암산에 가려고, 화서에서 상계까지 지하철만 왕복 세 시간을 넘게 탔다. 지하철에서 읽을 책으로 고른 책이 바로 《흔들리며 피는 꽃》이었다. 어려운 책도 아니고, 글씨도 크고, 쪽수도 얼마 되지 않아서, 책을 읽는 속도가 느림에도 오고가는 지하철 안에서 전부 다 읽었다.아침 6시에 1호선 지하철을 탔는데, 이 책 덕분에 좀 난감했다. 책을 펼쳐 첫번째 사연을 읽는데, 갑자기 감동이 몰려오면서 눈물이 나오려고 하는 거다! 내가 이렇게 눈물이 많은 사람이었던가. 다행히 사람은 얼마 없었는데, 아주머니 두 분이 맞은 편에 앉아 이야기를 하고 계셨다. 괜히 부끄러워서 책으로 얼굴을 슬쩍 가렸다. 하하하."선생님, ..

[출판 이야기] 서점으로 가기 전 책들의 집결지, 물류창고 여행기!

그 이름도 유명한, 날개물류 - 물류창고에 가다! 5월 24일 금요일, 진회의 뒷이야기샨티 식구들(곤스 선배는 빠졌다.ㅠㅠ)과 함께 파주까지 차를 달려 찾아온 책들의 집결지, 물류창고! (위 사진과 아래 사진을 좌-우로 연결시켜보면 대략 들어가는 곳에서 보이는 모습. 아래 사진에는 책이 나와서 차에 실리는 많은 문들이 보인다. 거대한 트럭들과 책을 옮기는 지게차들이 여기저기 있었다.)(정면에서 왼쪽으로 빙 돌아온, 왼쪽 옆면에서 찍은 사진. 위 두 사진을 이어붙인 것을 건물의 '길이'라고 보면, 이 사진에서 보이는 건 건물의 '폭'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마저도 다 보이게 찍히지도 않았지만.)사진으로 잘 전달이 될지 모르겠지만, 거대한 건물이었다. 들어가기도 전부터 얼마나 많은 책을 보게 될지 설렜다.1..

[출판사 이야기] 샨티, 나, 그리고 99일. - 2 -

드디어 1월 28일 월요일, 첫 출근하는 날이 왔다. 샨티에서 월요일은 회의하는 날이다. 회의는 주로 오전에 한다. 첫 출근이다보니 회의는 건너뛰고 오후부터 나오라는 연락을 받았다. 점심을 먹고 한 시 즈음 샨티 사무실로 가니, 디자이너인 곤스 선배와 샨티의 공동대표이신 주간님이 밖에서 내가 쓸 책상을 손보고 계셨다. 없던 자리를 갑자기 만들어주시느라 고생하시는 모습들을 보면서 미안함과 고마움을 느꼈던 것 같다. 여튼, 그렇게 해서 조그마한 책상 하나와 접이식 의자로 이루어진 '내 자리'가 생겼다. 책상 위에는 전화기가 놓였다. 컴퓨터는, 샨티 공동대표 중 나머지 한 분이신 평화님께서 노트북과 아이패드로 준비해주셨다. 왜 아이패드까지 필요했냐면, 문제의 노트북이 상당히 느렸기 때문이다. 이래저래 손을 보..

[출판사 이야기] 샨티, 나, 그리고 99일. - 1 -

샨티에 다니는 동안 내가 앉았던 자리.지난, 1월 28일 월요일부터 샨티 출판사(http://blog.naver.com/shantibooks)에 놀러 다니는 출근을 시작했다. 그로부터 99일이 흘러 5월 6일 월요일, 이제 샨티에 그만 나가기로 한 나를 위해, 샨티 식구분들께서 송별회를 해주셨다. 그렇게 군 전역 후 한동안 내 일상을 가득 채웠던 샨티 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샨티와 처음 인연을 맺은 건, 고등학생이던 때였다. 당시, 어떤 계기로 추천을 받아 샨티에서 펴낸 김종휘 선생님의 와 이라는 책을 읽었다. 그 책들은, 아이들과 나눈 이야기, 그 아이들과 진심 어린 이야기를 나누며 아이뿐 아니라 자기 자신도 성장해가는, 그런 이야기들이다. 더 말할 필요도 없이, 몹시 좋았다. 그 책들에 깊은 감명을..

<내 아이가 사랑한 학교> 강성미 선생님과 서울자유발도르프 학교에 가다

를 쓰신 강성미 선생님, 아니 민주 엄마 님과 부천에 있는 서울자유발도르프학교에 가다. - 진회의 작은 뒷이야기. 1층에 있는 2학년 교실에서 모임을 하게 되었는데, 의자가 없었다. 이곳에서는 1학년과 2학년 교실은 '움직이는 교실'이라고 해서 의자 없이 바닥에 앉았을 때 책상으로 쓸 수 있는 긴 책상만 놓아두었던 것이다. 우리도 모두 바닥에 놓아주신 두툼한 붉은색 방석 위에 앉았다. 다른 분들은 아이들 책상을 의자 삼아 앉기도 하셨다. 아늑하고 포근한 느낌을 주는 그리 크지 않은 방(교실이라니!)에 방석과 작고 긴 의자에 둘러앉은 사람들. 이야기를 나누시는데 따뜻한 기운이 감싸안아주는 느낌을 받았다. 쿠키도 준비해주시고, 커피와 차도 많이 준비해주셨다. 서울자유발도르프 학교에 자리를 마련하고 모임을 준..

<내 아이가 사랑한 학교> 강성미 선생님과 퇴촌 푸른숲 발도르프 학교에 가다

를 쓴 강성미 선생님(혹은 민주 엄마) 퇴촌 만남에 가다. - 진회의 작은 뒷이야기. 이름부터 귀여운 콩깍지 공방 카페(고맙게도 장소를 나누어주셨다.)에서 진행된 푸른숲 발도르프 학교 도로시님 학부모님 주최(?) 저자 강성미 선생님과의 만남에 함께 갔다. 때는 2013년 4월 18일 목요일이었다. 푸른숲 발도르프 학교 학부모님들뿐만 아니라 동림자유학교 학부모님이나 아직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의 학부모님들 등 다양한 분들이 참석해주셨다. 공간의 느낌 덕분인지 내내 아늑하고 부드러운 느낌이었다. 앞에 들어가는 복도에서부터 뜨끈뜨끈 맛있는 떡!과 만남에 오신 분들께서 정성으로 준비하신 선물들을 넣는 바구니가 반겨주었다. 게다가 벽에 붙여놓은 안내하는 종이들조차 끝이 동그랗고 부드러운 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조금..

[출판 이야기] 책은 실제로 어떻게 만들어질까? 첫 인쇄소 여행기!

3월 25일 월요일. 출판사에 놀러다닌지도 어느덧 두 달 남짓, 드디어 책을 실제로 종이에 찍어내는 인쇄소 첫 여행을 가게 됐다. 늘 출근하던 시간에 오니 벌써 다들 오셔서 기다리고 계셨다. 첫 여행에 대한 설렘도 잠시, 인쇄소로 가는 차 안에서 쿨쿨 잠이 들어버렸다. 깨니 어느새 도착해있더라. 이날 인쇄한 책은 라는 책이다. 2013/05/10 - [내가 바라는 책읽기/바라는 삶을 사는 이들] - 강성미, / 잘 먹고 잘 살던 한국생활에서 벗어나 '진짜 나'를 찾아가다 처음 느낌은, '웬 컨테이너들?' 이었다. 조립식 건물의 느낌이 물씬 나는, 공장 느낌의 인쇄소였다. 인쇄소 옆으로는 제본을 해주는 제책사 건물들이 있다. 안으로 들어가자 종이들이 묵직하게 잔뜩 쌓여 있고 두 대의 기계가 바쁘게 돌아가고..

<삶의 마지막 축제>, 용서해 선생님 수요북콘 뒷이야기

내 안의 목소리를 듣고, 나를 사랑하며 다른 사람들과 자신의 아이에게도 그럴 수 있도록 행동으로 격려해주는 사람. 자신에게도 타인에게도 일관되게 따뜻한 태도를 보여주는 사람. 말로써가 아니라 삶으로써 느끼게 하는 사람. 용서해 선생님, 존경합니다. 사람이 그리 많이 오지 않아 조촐하게 진행된 수요북콘.진행하는 분과 용서해 선생님, 손님으로 오신 백반종 선생님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몇몇 음악을 연주하고, 듣고. 끝에 가서는 전부터 궁금하던 질문을 했다.선생님의 따님은 어떻게 키우셨는지, 선생님처럼 안정적인 길에서 벗어나는 삶을 자식에게도 선뜻 권할 수 있으신지에 대해서. 답은 상상 이상이었다. 이미 서울시향에 계실 때부터 딸을 어찌나 자유분방하게 키우셨던지, 고등학생 때부터 호주에 유학 중이라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