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바라는 만남

<내 아이가 사랑한 학교> 강성미 선생님과 퇴촌 푸른숲 발도르프 학교에 가다

참참. 2013. 5. 10. 11:43

 

 

<내 아이가 사랑한 학교>를 쓴 강성미 선생님(혹은 민주 엄마) 퇴촌 만남에 가다.

- 진회의 작은 뒷이야기.

 

 

 이름부터 귀여운 콩깍지 공방 카페(고맙게도 장소를 나누어주셨다.)에서 진행된 푸른숲 발도르프 학교 도로시님 학부모님 주최(?) <내 아이가 사랑한 학교> 저자 강성미 선생님과의 만남에 함께 갔다. 때는 2013년 4월 18일 목요일이었다.

 푸른숲 발도르프 학교 학부모님들뿐만 아니라 동림자유학교 학부모님이나 아직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의 학부모님들 등 다양한 분들이 참석해주셨다. 공간의 느낌 덕분인지 내내 아늑하고 부드러운 느낌이었다. 앞에 들어가는 복도에서부터 뜨끈뜨끈 맛있는 떡!과 만남에 오신 분들께서 정성으로 준비하신 선물들을 넣는 바구니가 반겨주었다. 게다가 벽에 붙여놓은 안내하는 종이들조차 끝이 동그랗고 부드러운 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조금 늦어 바쁘던 마음이 금세 차분해졌다.

 

 

 아무래도 이미 대부분 발도르프 학부모님들이고 관심이 있으신 분들이라 그런지, 선생님께서 따로 강연을 하시지 않고 곧바로 질문 듣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셨다. 14년동안 교육이란 걸 받으면서, 아무도 질문을 하지 않아 분위기 어색해지는 광경만 여지껏 봐오다보니 나도 모르게 긴장을 했다. 다행히 곧 긴장을 풀 수 있었다. 이미 용기도 있으시고 아는 것도 많으신 분들일텐데도 불안함과 혼란이 남아있으셨나보다. 인간적인 모습들로 많이 묻고,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하셨다. 선생님 역시 완성된 책에서의 이미지보다는 그 분들과 똑같은 한 사람의 엄마라는 느낌을 받았다. '저자'라는 이미지와 사뭇 다른 편안하고 따스한 기운에 나도 빙그레 미소가 절로 나왔다.

 아무래도 재정적인 이야기와 아이들을 키울 때 어려운 점들 이야기가 많이 오갔고, '가족구성원 중 하나인 성인 남성'에 대한 이야기도 빠지지 않았다. 결혼이란 것은 역시 쉬운 일이 아니구나!

 

 두 시간 가까이 질문과 대답만 했는데도 무척이나 짧다고 느꼈다. 분명 몇몇 질문에 답변 좀 해주신 정도였는데 거의 두 시간이 지났다니? 아쉬움(도대체 별 관련도 없는 스물넷의 여자친구도 없는 내가 왜 아쉬움을 느꼈는지는 나 자신도 잘 모르겠지만)을 뒤로하고 참가하신 분들께서 정성껏 준비해오신 선물들을 모아 주셨다.

 

 

 시간관계상 선물을 하나씩 전달할 수 없어 아쉬워하셨다. 저 바구니 한가득 담긴 것이 모두 직접 준비해주신 선물이다. 심지어 저 바구니조차 직접 만드셨다고 한다. 선생님은 그 '주시는 기쁜 마음'들을 받아야지 하시면서도 뒤에 이렇게 소중한 마음들을 많이 받아서 어쩌지, 하셨다. 주시는 분들이나 받는 분 모두 따뜻한 마음으로 가득하심을 느꼈다.

 

 몇몇 분들과 함께 점심을 먹고, 푸른숲발도르프학교를 구경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 구경을 갔다! 발도르프 학교를 책으로만 봤지, 실제로 가본 것은 처음이라 설레고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보시다시피, 입구.


학교 건물이다. 그리 넓진 않지만 꽤 높다. 중간에 다리로 이어져있는 것이 인상적.


 

 

학교 건물 앞에 웬 컨테이너인가 했는데, 목공수업하는 곳이란다. 목공이라니, 그런 걸 정말 배운다니!

 

학교 건물 안에 들어서자마자 10년을 기념하는 듯한 아이들 작품이 잔뜩 걸려있다.

 

 

입구에서 처음 만나는 계단, 참 부드러운 분홍빛 벽.

 

아이들이 집짓기 수업으로 지은 것이란다. 진짜 멋지다!!



 

복도에 걸려있던 아이들 그림.

 

 

문으로 슬쩍 훔쳐본 교실 안, 칠판에 그림.





 

모든 벽은 파스텔톤으로 칠해져있었고, 따뜻한 노란천에 감싸인 꽃병과 꽃.



후배는 선배에게 대들지 말자! 발도르프 학교에도 선후배의 위계는 있었다!

 

 

 

건물을 이어주는 구름다리.



 

여우굴이라니 정말 귀엽다. 너무 어릴 때는 못 들어간다고 한다. 어느 학년이 되는 순간 드디어 갈 수 있게 되는 선망의 공간!


 

 

교실 문에도 이런 것들이 붙어있다.


 

아이들이 뜨개질 등을 배우는 곳. 선생님은 아이들 실력이 정말 금방 늘어서 나중에는 깜짝 놀랄 정도의 작품들을 보여준다고 하셨다.

 

 

아이들은 나가고 없는 교실을 염탐.

 



 

 귀여운 시간표.

 

 

창에도 이렇게 꾸며놓은 것이 보여 찍어보았다.

 
학교 밖을 돌아다니는데 옆에 있는 자그마한 개울에서 도롱뇽 알을 보았다. 이제 갓 학교에 들어온 1학년짜리 귀여운 꼬마숙녀가 도롱뇽 알이라고 알려주었다. 새끼 도롱뇽 크기도 손으로 얼마 정도 된다고 알려준다. 어찌나 귀엽던지. 우리는 그 아이가 알려주는 걸 들으며 신기해했다. 나도 어릴 적에 도롱뇽 쫓아다닌 기억이 어렴풋이 나는데 도롱뇽 알이 새삼 어찌나 신기하던지.

다 구경하고나니 아이들이 도롱뇽 알을 옆에 있던 낙엽들로 덮어주었다. 도롱뇽 알들을 숨겨주고 보호해주려는 듯. 그 모습에 어른들은 그저 감탄만 할 뿐.

그 도롱뇽 알 사진을 남기지 못해 아쉽다. 위 사진은 앵두나무다. 우리 어른들(7명 정도 되었다)이 벚꽃인가 아닌가 나무의 정체에 대해 답을 못 내리고 있다가 지나가던 아이에게 물어보자 앵두나무라는 대답이 쉽게도 돌아왔다. 모두 감탄사를 연발하며 그렇구나, 했다. 확실하진 않은데 사진 오른쪽에 저만치 간 분홍색 옷을 입은 여자아이가 그 대답의 주인공일 수도 있다.

 


토끼도 키우고 있다. 아이들이 달려와서 토끼와 놀고 있다. 왼쪽 위에 까치발을 들고 있는 토끼와.

 

 

 

즐겁다- 얼마나 소중한가, 이 아이들의 즐거움이란.

 

 

 

학교로 들어갈 땐 미처 보지 못했던 그림. 학교에서 꽤 내려온 곳에 있는 전봇대인데, 전봇대에까지 그림이 그려져 있는 걸 보며 푸른숲 발도르프 학교 여행을 맺었다.

 

이 아이들이 나중에 무엇을 하며 살든, 지금처럼만 자연과 가까이서 맑고 즐겁기를.


* 이 글은 2013년 4월 19일에 쓴 글입니다.

* 강성미 선생님께서 직접 쓰신 이 날의 이야기 보러가기 http://blog.naver.com/laughingmama/601913135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