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바라는 책읽기/바라는 삶을 사는 이들 13

강성미, 『가족의 시간』 그 가족의 삶을 함께 느끼다

첫 책 『내 아이가 사랑한 학교』를 내실 때 샨티출판사에서 잠시 신세를 지고 있었던 덕에 인연을 맺게 된 강성미 선생님께서 두 번째 책을 내신다는 소식을 들었었다. 궁금해하고 있었는데 선생님이 부탁하셨다며, 출판사에서 책이 나오자마자 집으로 보내주셨다. 그렇게 이번에 함께 출간된 『가족의 시간』, 『나는 몇 살의 영혼인가』 두 권의 책을 받게 됐다. 『나는 몇 살의 영혼인가』는 선생님의 시집이다. 시집도 따로 내셨지만, 『가족의 시간』도 시적이다. 발도르프 교육에 집중한 지난 책도 참 좋았는데 이건 이것대로 참 좋다.프롤로그를 펼쳐드니 벌써 감동이다. “아이들이 있는 삶에 적응하려던 노력만큼아이들이 떠난 삶에 적응해야 하는 시간이 왔다.(중략)떠나보내는 게 무조건 더 힘든 일이다. 잘 보내야지,멋지게 보..

최성현,《시코쿠를 걷다》, 그리고 그에 얽힌 이야기들

올해 나는 강원도 홍천에서 자연농을 배우는 '지구학교' 수업을 듣는다. 자연농이란 땅을 갈지 않고, 농약이나 비료를 주지 않고, 풀과 벌레를 적으로 여기지 않는 농사의 방법이자 삶의 철학이다. 일본의 '후쿠오카 마사노부'를 창시자로 여기고 그에 따르는 사람들이기도 하다. '자연재배', '생명 농법' 등 여러 다른 말들이 섞여쓰이고 있고 이것들을 엄밀하게 구분하는 것은 사실 쉽지 않은 일이다. 농약을 치지 않는다는 의미에서 그저 '자연'이란 말을 갖다붙이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보통은 쉽게 구분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어쨌든 우리들이 '자연농'이라고 부르는 것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있고, 나도 그 가운데 하나가 되고자 한다.일본에서는 후쿠오카 마사노부 이후로 크게 두 갈래로 뻗어나갔고, 현재에도 생존하여 '아..

황안나, 《내 나이가 어때서》《안나의 즐거운 인생비법》/ 모질고 모진 삶을 지나고, 수없이 걷고 또 걸으며, 지금 이 순간을 살다

삶을 사는 것을 흔히 길을 걷는 것에 비유하곤 한다. 여기 '걷기'라면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한 사람이 있다. 그의 이름은 황안나. 그가 걸어온 길들은 큰 것만 요약해도 이렇다. 예순다섯에 땅끝마을부터 통일전망대까지 국토 종단, 예순일곱에 해안선 4천 킬로미터 일주, 예순여덟에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800킬로미터 걷기, 예순아홉에는 26시간동안 100킬로미터를 걷는 울트라 대회에 참가하여 46등으로 완주 등.그렇다고 그가 단순한 걷기 매니아는 아니다. 길고 긴 길들만큼이나 모진 삶을 오래 살아오셨다, 아니 '걸어오셨다'. 남편의 연이은 사업실패로 인한 빚은 쉽게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교사였던 그의 월급은 들어오기가 무섭게 빚 갚느라 다 없어지곤 했다. 그런 상황이니 사는 집이든 뭐든 쉬운 ..

김여진, <통하면 아프지 않다> / 한 달하고 보름동안 하루 두 번씩 같은 연극을 보다

통하면 아프지 않다저자김남훈 지음출판사북스코프 | 2012-04-30 출간카테고리인문책소개『통하면 아프지 않다』는 끊임없이 세상과 소통하려는 9명의 소통... 이 책은 아홉 명의 이야기를 담은 책인데, 이 글에는 그 가운데 김여진 선생님 이야기만 담았다. 책 전체의 이야기는 2013/05/15 - [내가 바라는 책읽기/바라는 삶을 위한 생각] - , 김창남 엮음, 김남훈, 김규항, 김여진, 오연호, 강풀, 하종강, 김조광수, 김영경, 김제동 김여진 선생님이 연기를 시작하게 된 이야기, 처음 접했는데 굉장히 신선한 충격이었다. 연극을 보고, 공연이 끝났는데도 일어나지 못했던 이야기. 다음날 오라고 했더니 다음날 진짜 찾아간 이야기. 그렇게 '뜬금없이' 극단에 들어가 오전에는 포스터를 붙이고, 오후에는 전단..

김민식, <공짜로 즐기는 세상> / 진짜 하고싶은 일들 하다보니 TV도 안 보는 사람이 피디가 되다

공짜로 즐기는 세상저자김민식 지음출판사행간 | 2012-10-25 출간카테고리자기계발책소개MBC 김민식PD가 공개하는 인생을 즐기는 비법!낭만덕후 김민식... 지금 내가 글을 쓰고 있는 블로그는, 불과 사흘 전까지 운영하던 네이버블로그가 아닌 티스토리 블로그다. 지난 사흘동안 티스토리 초대장을 구하고 네이버 블로그에 잡다하게 그동안 써놓았던 글들을 옮긴답시고 컴퓨터 앞에 오래 앉아있었다. 어휴- 이제야 조금 정리가 되어, 드디어! 날 티스토리 블로그로 이끈 이 책(혹은 이 분)에 대한 이야기를 쓴다. 굳이 네이버 블로그에서 티스토리 블로그로 옮겨오게 된 것은, 책에서 티스토리를 추천해주시는 이야기의 매력에 더해, '블로그를 한다는 것'에 다시 각오를 다지면서 '시작'해보고 싶어서다. 이 책을 쓰신 분은 ..

강성미, <내 아이가 사랑한 학교> / 잘 먹고 잘 살던 한국생활에서 벗어나 '진짜 나'를 찾아가다

내 아이가 사랑한 학교저자강성미 지음출판사샨티 | 2013-03-30 출간카테고리가정/생활책소개아이에게 준 최고의 선물 발도르프 학교 『내 아이가 사랑한 학교... 내 수많은 '처음'을 함께한 책. 민망해서일까? 리뷰랄까, 서평이랄까. 안 쓰고 있었다.이 책은 내가 처음으로 '만든 사람 목록'에 이름을 올린 책이다. 두번째는 아직 기약이 없다.아는 사람들한테 자랑도 많이 하고 그랬는데, 여전히 조금 민망하다. 사실 독자교정이라고 해서 원고 교정 한번 훑어본 것과 잡일 좀 도운 것 외에는 크게 한 일도 없기에. 이 책에는 무려 박원순 시장님, 조한혜정 선생님, 김선우 작가님에 학교의눈물 한재신 피디님까지 추천문을 써주셨다. 꼭 화려한 추천문 때문이 아니라, 이 책에 참여한 건 정말 뿌듯하고 자랑스러운 일이..

김현철, <마음 그것 하나만 봐라> / 지극히 평범하던 남자가 깨달음으로 향해 간 이야기

마음 그것 하나만 봐라저자김현철 지음출판사시단 | 2013-02-05 출간카테고리인문책소개『마음 그것 하나만 봐라』는 깨달음으로 마음을 변화시킬 수 있는... 유쾌한 명상 이야기 아마 누구나 그렇듯, 나 역시 즐겁고 자신만만하다가도 금방 의기소침하고 외롭고 우울해지기도 하곤 한다. 겉으로만 보면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는 것 같은데 나는 좀 그런 편이다. 요즘 그런 시기가 좀 찾아왔다. 다시 봐도 정말 좋은 , 등을 읽어도 막상 내 일상 속에서는 어찌해야할지 잘 모르겠다. 그런 덕에 이 책을 만나게 됐다. 이렇게 유쾌한 명상 이야기는 또 처음이다.책 시작하자마자 웃음이 터져나왔다. '내가 살면서 해본 것들 중에는 단란주점에서 계집애들 허벅지 만지면서 술 마시는 게 제일 좋았다. 삶이 무엇인지는 명확하지 않..

용서해, <삶의 마지막 축제> / 서울시향 플루티스트에서 호스피스 요리사, 음악가로.

삶의 마지막 축제저자용서해 지음출판사샨티 | 2012-12-24 출간카테고리시/에세이책소개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음식을 나누며 마음을 치유하는 시간!삶의... 잔잔한 감동이 전해지는 죽음에 대한, 그래서 삶에 대한 이야기. 1.살다보면 내가 평범한 사람임을 새삼 깨닫게 만드는 사람들이 있다.흔히 말하는 '남들'이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삶을 직접 살아 보임으로써 내가 지극히 평범한 '남들' 가운데 하나임을 깨닫게 만드는 사람들.언젠가부터 그런 사람들이 한없이 멋있다. 2.루시드 폴이라는 가수가 있다. 본명은 조윤석. 그는 1998년에 이미 앨범을 냈으며 ‘유희열의 스케치북’ 등 TV에도 출연해서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아는 가수이다. 그런데 그의 네이버 인물검색 정보의 수상경력에는 2007년 스위스 화학회 ..

김예슬, <김예슬 선언 - 나는 오늘 대학을 그만둔다, 아니 거부한다>

* 이 글은 2010년에 쓴 것입니다. 김예슬 선언저자김예슬 지음출판사느린걸음 | 2010-04-14 출간카테고리시/에세이책소개나는 大學 없는 대학을 거부한다고려대학교 경영학과 3학년 재학 ... 온 몸을 휘몰아치는 혈액의 흐름을 느끼면서, 책의 끝에서 본 그의 메일주소에 당장 나를 썼다. 김예슬을 읽고, 나를 썼다. 그 글로 리뷰를 대신하겠다. 안녕하세요? 꿈을 찾는게 꿈이어서 억울한 스물한살 대학생입니다. 김예슬씨, 안녕하세요? 저는 김진회라고 합니다. 다니는 대학을 말하지 않고 저를 소개한다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 일인것인가에 대해서 이 메일의 제목을 쓰면서 깨달았습니다. 이것은 너무 편리한 소개멘트라서, 당신께 드리는 글에는 어울리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읽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

신혜, <먼지의 여행> / 이화여대 졸업과 방황, 돈 없이 여행하다, 그림을 그리다

* 이 글은 2010년에 쓴 글입니다. 먼지의 여행저자신혜 지음출판사샨티 | 2010-02-16 출간카테고리시/에세이책소개진짜 내 모습을 찾아 떠난 1년간의 무일푼 여행기!자신을 위한 ... '먼지와 함께한 여행' 글쓴이는 자기 자신을 먼지라 칭한다. 스스로 먼지라 하는 그녀의 여행 이야기, 먼지의 여행. 일종의 여행기라고도 할 수 있을 이 책은, 그러나, 여행기라기보다는 일기라는 느낌을 주는 그런 소박한 글들의 모임이다. 어느 날 문득 정신을 차리고 주위를 둘러보았을 때, 무엇하나 확실한 것이 없다는 그런 막막함에 휩싸인 적이 종종 있다. 내가 진정으로 좋아하는 것, 잘할 수 있는 것은 도대체 무엇인지, 지금까지 이루어놓은 것은 뭐가 있는지, 그렇다면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심지어는 지금 하고 있는 ..

기자영, <내 인생의 좋은 날> / 서울대 출신 치과의사, 암에 걸리고서야 행복해지다

* 이 글은 2009년에 쓴 글입니다.내 인생의 좋은날저자기자영 지음출판사샨티 | 2009-08-05 출간카테고리시/에세이책소개전이된 종양, 쪼개진 골반, ‘말기 암’, 어느 것도 기자영의 ... 내 인생의 좋은 날.. 굉장히 역설적이게도 지은이 기자영 씨는 자신이 갑자기 암진단을 받고, 심지어 다리를 포함한 골반 한 쪽을 잘라내기까지 해야했던 투병생활이 내 인생의 좋은 날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렇게 이야기하는 그녀는 그렇게 되기 전까진 서울대학교 치과대학을 나온 개원의였다. 누가 봐도 남부러울 것 없는 학교와 직업을 갖고 있었던 그녀, 그러나 오히려 마음은 암에 걸리고 나서 보낸 날들이 훨씬 나았다고 하는 그녀의 이야기. 그녀가 아프기 전까지 보지 못하고 있던 그 수많은 것들. 쫓기며 살아왔던, 주변에 ..

김다은, <세상의 스무 살을 만나다> / 세상의 스무 살들을 만나 그들의 꿈을 듣다

세상의 스무 살을 만나다저자김다은 지음출판사생각을담는집 | 2013-04-01 출간카테고리여행책소개- 이 책을 알게 된 건, 아이러니하게도 다른 책에 대한 추천글을 올리러 들어갔던 어느 인터넷 카페에서였다. 제목을 보는 순간 이미 느꼈다. 이 책을 반드시 읽게 되리라고. 아니나다를까, 머릿속에서 잊히지 않고 맴돌던 제목. 금세 책을 손에 쥐게 되었다.세상의 스무 살들은 대체 무얼 하고 살까? 정말 궁금하던 주제다. 내 나이가 스물넷인데 여전히 이렇게 방황하고 있으니, 궁금할 만도 하다. 그동안 나름 좋은 여행책들도 몇 권 읽었지만 이렇게 딱 주제가 잡혀있지는 않았다. 책을 펴고 지은이 소개를 보니, 무려 나랑 동갑이었다. 더더욱 친근감이 생겼다. 스무 살 때이긴 하지만 세계의 내 동갑내기들의 이야기란 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