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바라는 책읽기/바라는 삶을 위한 생각

데이비드 미치, 《달라이 라마의 고양이》

참참. 2013. 7. 23. 07:26




달라이 라마의 고양이. 이 책은 소설이다. 제목 그대로 달라이 라마와 함께 살게 된 고양이의 이야기다.

고양이가 달라이 라마와 함께 지내면서 깨달음의 길에 들어선다. 고양이가 불교에서 말하는 가치나 수행들을 자기 일상에 적용하고 변화해가는 거다! 그걸 고양이의 목소리로 이야기한다. 예컨대 이런 식이다. 모든 생명은 소중하며, 어떤 생명이든 고통을 피하고 행복하길 바란다는 말을 듣고 매번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거렸는데, 어느날 눈앞에 쥐가 보이자 본능적으로 도망치는 쥐를 앞발로 툭 쳐서 기절시킨다. 처음엔 쥐를 잡았다고 자랑스러워하고 있었는데, 달라이 라마의 수행원들의 반응을 보고서야 자기 잘못을 깨닫고 후회를 한다. 귀엽지 않은가?


이렇게 귀여운 고양이의 이야기 속에서 우리는 평범한 일상의 진리들을 발견하게 된다. 이 책의 고양이는 바로 평범한 사람들, 바로 나였다. 고양이나, 다른 사원 주변의 평범한 등장인물들이 조금씩 배워가는 과정이 참 현실적이고 일상적인, 친숙한 이야기 속에서 벌어지기에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술술 책장을 넘길 수 있었다. 거기 담긴 가르침은 하나하나가 다 술술 넘겨버려서는 안될 것들이지만.


"어떤 것에 대한 이해가 행동을 바꿀 정도로 깊어질 때 다르마에서는 그것을 '깨달음'이라고 부릅니다."(데이비드 미치, 《달라이 라마의 고양이》, 179쪽)

스스로 돌아보았을 때, '알았다', '이해했다'라고 생각하고도 막상 바뀌는 건 없는 경우가 무척 많았다. 그러니까 그냥 적당히 책을 한권 읽거나 다큐를 한편 보고서 어떤 문제에 대해 이해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것이 참 얕은 이해였구나. 어떤 일들에 대해 더 깊게 이해하게 되면, 그 이해가 일상으로 불려나와 내 행동까지 바꾸는 것이다. 혹은 머릿속으로 아는 것에 그치지 않고, 내 행동과 일상을 바꾸는 실천을 통해 더 깊이 이해하게 되는 역방향의 깨달음도 생각해볼 수 있겠다. 이런 경험을 자꾸 쌓아가고 싶다.


"덕의 힘은 부정적인 마음의 힘보다 훨씬, 훨씬 더 강합니다. 그리고 보리심보다 더 위대한 덕은 없습니다. 그 마음을 계발할 때 우리는 외부가 아닌 내면의 질에 집중합니다. 우리 자신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안녕을 생각하지요.(중략)"

"일상이 보리심을 연습하게 하는 일들로 가득하다고 하셨나요?"

달라이 라마는 고개를 끄덕였다. "다른 사람을 위해 뭔가 좋은 일을 할 때, 비록 그들이 당연하게 기대하는 일상적인 일이라고 하더라도 이렇게 생각하십시오. '이 사랑의 행위 혹은 행복을 전하는 행위로 나는 모든 살아있는 존재를 해방시킬 깨달음을 얻을 것이다.' 자비를 베풀 때마다, 기부를 하든 고양이를 키우든, 똑같이 생각하시면 됩니다."(데이비드 미치, 《달라이 라마의 고양이》, 262쪽)

순수한 자비, 보리심이라. 솔직히 말해서 나 자신이 그런 큰 깨달음의 경지에 다다를 수 있을 거라 믿기란 참 어렵다. 부끄럽기도 하고. 어디 절에 들어가서 몇 년씩 수행을 할 계획도 없고. 그래도 그런 마음을 조금이나마 지니고 산다면, 꼭 누구를 위해서가 아니라 나 자신의 평화와 행복이 좀 더 가까울 것 같다.



달라이 라마의 고양이

저자
데이비드 미치 지음
출판사
샨티 | 2013-06-07 출간
카테고리
종교
책소개
달라이 라마와 깨우침의 세계를 고양이의 눈으로 바라보다!『달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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