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385

타임 투 런

"민티런 MintyRun"이라는 유튜브 채널이 있다. 달리기 영상을 자주 보다보니 유튜브에 다양한 달리기 관련 채널의 영상들이 뜬다. 그렇게 몇 개의 영상을 보며 알게 된 채널이다. 어제도 우연히 영상을 보다가 오늘 타임투런이라는 비대면 마라톤대회를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타임투런은 민티런 채널의 유튜브 라이브 방송과 함께 같은 시간동안 달리는 대회다. 다른 마라톤 대회들이 보통 거리를 기준으로 달리지만 타임투런은 서로 다른 곳에서 서로 다른 속도로, 다만 다 같이 한 시간동안 달리는 것이다. 참신하고 재밌겠다 싶었다. 게다가 민티런 유튜버님이 내가 예전 영상에다 질문 댓글을 달았는데 거기에 세심한 답변까지 달아주셔서 더더욱 호감이 갔다. 평상시에 걸리적거리는 것도 싫고 음악에 따라 페이스가 영향을 받..

일상/2020~2022 2022.11.26

성큼성큼

마라톤 풀코스는 나같이 평범한 사람이 도전하기엔 너무 먼 목표처럼 느껴졌다. 처음 10키로 대회에서 완주했던 20대때도 풀코스는 언감생심 꿈도 꾸지 않았다. 한 10년짜리 목표처럼 보였다. 그러나 거의 매일같이 달리기 시작하자 두 달만에 어느새 10키로를 넘어 15키로를 뛸 수 있게 됐다. 15키로를 다 달리니 하프마라톤 정도는 지금도 컨디션만 괜찮으면 완주할 수 있지 않을까 싶은 느낌이었다. 하프마라톤을 완주할 수 있다면 그대로 몇달만 더 꾸준히 뛰면 풀코스 완주도 충분히 도전해볼만 하지 않을까? 신기하다. 그렇게나 멀어보이고 불가능에 가까워보였던 목표가 이렇게 성큼성큼 다가온다는 게. 작은 일과 작은 목표들을 반복하는 것이 큰 목표를 이루는 방법이라는 것을 머리로는 알고 있었으나 그걸 매일의 일상 속..

일상/2020~2022 2022.11.26

꿈과 트라우마

꿈을 잘 기억 못하는 편인데, 오늘 아침엔 꿈 속에서 느낀 감정이 강렬해서인지 깨고나서도 그 감정에 휩싸여있는 걸 느꼈다. 강렬한 감정은 기억에 잘 남는다. 꿈에서 이번 일본여행을 같이 갔던 연인과 연인의 언니커플이 나왔다. 넷이서 걷다가 가게에 들러 음료와 빵같은 걸 샀는데, 나는 왜인지 가게에서 나오자마자 내 빵을 연인에게 줬다. 그러자 연인이 바로 빵 하나를 언니의 애인에게 줬다. 언니의 애인인 그 형님은 다시 나에게 빵을 줬다. 얼떨떨하고 서운했다. 형님에게 받은 빵을 들고 천천히 걸었더니 셋이 앞에서 점점 멀어졌다. 그러다 연인이 혼자 속도를 늦추는 게 보였다. 그래도 나를 기다려주는구나 하고 기분이 다시 좋아지려고하던 찰나, 내가 입을 열기도 전에 연인이 왜 이렇게 혼자 처지냐며 쏘아붙이고는 ..

일상/2020~2022 2022.11.08

유후인 온천 료칸

어제 코로나 이후 첫 해외여행이자 (이젠 기억나는 것이 별로 없는 고등학교 수학여행을 제외하면 사실상) 첫 일본여행을 왔다. 가장 가까운 후쿠오카. 비행시간은 1시간 반 정도 걸렸다. 후쿠오카 공항에서 온천마을인 유후인까지 버스로 약 2시간. 연인과 연인의 언니 커플과 함께라 총 네 사람이다. 예약해두었던 숙소에 짐을 풀고 편의점에서 장을 본 뒤 연인과 둘이서 동네를 달렸다. 달리는 김에 긴린코 호수도 구경하며 달릴까했는데 달리는 중에는 지도를 열심히 보지 않았더니 천을 따라 달리다 긴린코 호수쪽으로 들어가는 길을 놓쳐 호수는 못 봤다. 그래도 상관없었다. 호수는 내일 다 같이 구경할 예정이어서이기도 하지만 호수가 아니더라도 충분히 즐거웠다. 인구 3만에 한 해 관광객은 약 400만이라는 유후인. 단풍이..

일상/2020~2022 2022.11.08

달리기의 목적

어제도 달렸다. 9월 22일부터 어제까지 하루도 빼놓지 않고 매일 달리고 있다. 러닝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마라닉tv라는 유튜브를 자주 보고 있다. 매일 달리기를 시작한 것도 마라닉tv의 영향이 컸다. 이전에는 자주라고 해봐야 일주일에 한두 번 달리다말다 했었다. 어제는 30일, 100일간의 매일달리기 영상으로 유명해진(현재는 1000일이 넘었다) 마라닉tv에서 그 당시 자신을 따라하다 부상을 당하는 사람들을 위해 급하게 찍은 영상을 봤다. 자신은 그 전에도 이미 8년간 달리기를 어느 정도 즐기던 사람이었으며 매일 달리지만 휴식 개념으로 3킬로 이하 정도로 짧게만 달리는 날들을 꼭 섞는다고. 통증이 생긴다면 회복할 시간을 달라는 몸의 신호이니 의지로 이겨내지 말라고. 자신에게 맞는 거리와 속도는 다 다..

일상/2020~2022 2022.11.08

범고래런

어제 비대면마라톤 범고래런 기록측정 러닝을 했다. 범고래런이라는 게 있다며 불을 지핀 동료, 체력 좋고 내기와 승부를 좋아하는 동료, 달리기는 덤이고 드라이브를 즐기는 동료 등 같이 신청한 직장동료 개발자들과 5, 10킬로미터를 같이 뛰었다. 넷 다 처음 가보는 청라호수공원에서.(다른 동료개발자가 뛰기 좋다며 추천했지만 본인은 돈을 받고도 뛰기 싫다고ㅋㅋ) 어딘가 소풍가는 것같은 기분이었다. 실제로도 소풍과 크게 다를 게 없었고. 날씨도 좋고 공원도 좋고 사람들도 좋고 같이 먹은 음식도 맛있었다. 달리기하고나면 이상하게 기분좋은 그 상태로 같이 저녁 먹고 드라이브를 즐기는 동료 덕에 집까지 편안하게 왔다. 개인적으로는 20대중반에 소아암환우돕기마라톤에서 세웠던 10킬로미터 가록을 깨겠다는 목표를 달성하고..

일상/2020~2022 2022.10.15

러닝화를 사다

매일 달린지 17일째가 되었다. 러닝화 추천영상 열심히 보고 고른 써코니 엔돌핀 스피드3가 와서 처음으로 신고 뛰어봤다. 오랜만에 10킬로를 뛰고 싶었는데 신발끈도 풀리고 해서 결국 멈췄다. 확실히 쿠션감이 좋은 러닝화를 신고 달리니 전반적으로 더 편안한 느낌이었다. 다 뛰고나서도 덜 힘든 느낌! 신발끈 묶는 법을 새삼스럽게 유튜브에 찾아봤는데 확실히 도움 되는 팁을 얻었다. 아래에서부터 끈을 다 꽉꽉 조이면 달리는 동안 발이 붓게 되면 너무 조이게 된다는 것과 양쪽에 다 리본을 만든 채로 묶으면 잘 풀린다는 것. 내일은 10킬로를 달려봐야지.

일상/2020~2022 2022.10.15

우리는 같은 언어를 쓰고 있지만 다른 세계에 살고 있다

오디오북을 들으며 달렸다. 읽을 때와는 달리 마음에 드는 문장을 만나더라도 머물지 못하고 스쳐지나갈 수 밖에 없어 아쉽다. 오늘은 돌아와서 뒤로 돌려 다시 들었다. “세계는 복수다. 우리는 같은 언어를 쓰고 있지만 다른 세계에 살고 있다.“ ”독자는 아무것도 모른다.“ 같은 문장들을 다시 만났다. 오늘 들은 오디오북 은 글쓰기에 관한 책이다. 최근 회사에서는 라는 책을 스터디하고 있는데 이 책에 의하면 의외로 개발을 잘 배우는 데는 수학적 사고능력보다 언어능력의 연관성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있다고 한다. 글을 쓸 때처럼 코드를 짤 때도 우리가 같은 언어를 쓰고 있지만 다른 세계에 산다는 것을 명심해야하고 독자는 아무것도 모른다고 생각해야한다. 보면 볼수록 코드도 하나의 글이다. 잘 짠 코드는 다른 부연설명..

일상/2020~2022 2022.10.15

윌라 오디오북 체험

마라닉tv 유튜브를 보고 윌라 오디오북 앱을 깔았다. 첫 한달은 무료체험이다. 몇년 전 읽고 참 좋았던 은유 작가님의 을 들으며 달렸다. 서문에서 작가님은 쓰지 않는 사람이 쓰는 사람이 되는 기적을 말씀하신다. 그런 건 정말 기적이다. 달리지 않는 사람이 달리는 사람이 되는 것도 그렇다. 새로운 걸 배우거나 도전하기 힘들다고 느껴질 때는 걸음마를 배우는 아기에 대해 종종 생각한다. 두발로 일어서고 걷기 위해 수도없이 넘어지고 또 도전하는 사람들. 나 역시 분명 그걸 해낸 끝에 걷고 이렇게 달릴 수도 있게 되었다. 오늘은 문득 아기가 그렇게까지 걷고 싶어하는 이유는 뭘까하는 생각을 했다. 누워만 있어도 기어만 다녀도 먹여주고 재워주고 놀아주는데, 누가 걸어야만 밥 준다고 협박하는 것도 아닌데 왜일까. 왜 ..

일상/2020~2022 2022.10.15

평생운동러

최근 마스터최라는 유튜버의 영상을 몇개 봤다. 특히 인상적인 영상은 노화에 대한 영상이었다. 20대 젊은 사람을 3주동안 거의 움직이지 않고 생활하게 했을 때의 산소섭취량의 감소치가 30년이 지난 후에 측정한, 즉 30년의 노화를 통해 일어난 산소섭취량 감소치보다 더 컸다고 한다. 이 실험과 다른 실험, 또 몇몇 할머니의 사례를 들면서 우리가 너무 쉽게 나이 먹어서 체력이 줄었다고 생각하고 말하는 것이 어느 정도만큼 사실인지를 파헤친다. 전부터 꽤나 궁금했던 부분이었다. 사람들이 나이 먹어서 그렇다고 하는데 진짜로 나이 때문일까? 진짜 갑자기 몇살이 되는 순간 몸이 확 안좋아지는 걸까? 아무리 그렇다는 사람이 많아도 논리적으로 썩 납득이 되지 않았다. 물론 나도 20대 초반과 지금을 비교하면 그때만큼 안..

일상/2020~2022 2022.10.15

할머니

오랜만에 할머니를 뵈러 갔다. 할머니는 누워서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한 채 아이고 아이고 하며 울고 계셨다. 고모가 그렇게 보고 싶어하던 손자 왔는데 왜 우시냐고 아무리 그래도 소용이 없었다. 나를 잠깐 알아보셨다가 또 잊으셨다가 하며 계속 우셨다. 한동안 곁에 앉아 손을 잡아드렸다. 고모가 차려주신 저녁밥을 먹는 동안에도 한참 서럽게 우시는 소리가 들렸다. 문득, 할머니는 100년이나 사시는 동안 몇번이나 마음 놓고 울어보셨을까 그런 생각을 했다. 그러자 나도 서러운 마음이 되었다. 살면서 얼마나 서러운 일이 많으셨을까. 십대에 시집 와서 다 쓰러져가는 단칸방 집에서 시작해 죽어라 농사를 지으셨다. 자식도 일곱을 낳아 여섯을 성인으로 키우셨는데 지금은 셋밖에 안 남았다. 일제강점기에 한국전쟁도 겪으셨다...

일상/2020~2022 2022.09.15

강릉에 갔다

가족들을 보러 강릉에 왔다. 도착해서 떠날 때까지 24시간도 안되는 짧은 일정이지만 바다가 잘 보이는 좋은 숙소를 잡았다. 흐린 날씨에도 앞쪽의 구름이 잠시 비켜준 덕에 선명한 달을 볼 수 있었다. 9월 1일에 아이폰13미니를 샀다. 연한 핑크색도 맘에 들고 아직 익숙하지 않은 부분도 있지만 부드럽게 동작하는 완성도높은 UI와 카메라 성능도 참 맘에 든다. 그동안 샤오미 핸드폰을 도합 6년 정도 썼다.(중간에 잠깐 페어폰을 썼다.) 사실상 나에게 스마트폰이란 갤럭시/아이폰이 아니라 샤오미였다. 기기의 절대적인 가격과 가성비를 따지다보면 다른 선택은 상상하기 어려웠다. 여전히 카드혜택과 할인율과 이자율을 신경 쓰고 쓸데없다고 느껴지는 지출은 열심히 피하지만 쓸데없지 않은 것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조금 ..

일상/2020~2022 2022.0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