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2020~2022

유후인 온천 료칸

참참. 2022. 11. 8. 09:45
어제 코로나 이후 첫 해외여행이자 (이젠 기억나는 것이 별로 없는 고등학교 수학여행을 제외하면 사실상) 첫 일본여행을 왔다. 가장 가까운 후쿠오카. 비행시간은 1시간 반 정도 걸렸다. 후쿠오카 공항에서 온천마을인 유후인까지 버스로 약 2시간. 연인과 연인의 언니 커플과 함께라 총 네 사람이다.
예약해두었던 숙소에 짐을 풀고 편의점에서 장을 본 뒤 연인과 둘이서 동네를 달렸다. 달리는 김에 긴린코 호수도 구경하며 달릴까했는데 달리는 중에는 지도를 열심히 보지 않았더니 천을 따라 달리다 긴린코 호수쪽으로 들어가는 길을 놓쳐 호수는 못 봤다. 그래도 상관없었다. 호수는 내일 다 같이 구경할 예정이어서이기도 하지만 호수가 아니더라도 충분히 즐거웠다.
인구 3만에 한 해 관광객은 약 400만이라는 유후인. 단풍이 예쁘게 들어있고 하얀 달이 산 위에 떠있었다. 개를 산책시키는 사람들과 다른 한국인 관광객들과 하교하는 것으로 보이는 교복입고 자전거를 타며 서로 이야기 나누는 남학생 넷과 인력거를 끄는 사람을 마주쳤다. 마지막에는 우리처럼 달리는 사람도 한 명 볼 수 있었다. 산책이어도 분명 좋았겠지만 왠지 달리기여서 더 좋았던 것 같다.
방에 딸린 노천탕이 매우 훌륭했다. 지붕과 벽이 있어 반실내같지만 엄연히 야외여서 가을답게 쌀쌀해진 바깥바람을 느끼고 별과 산의 실루엣을 보며 온천욕을 할 수 있었다. 겨울에 눈이 오면 또 얼마나 멋질까하는 생각도 하면서.
숙소에서 제공되는 저녁식사도 만족스러웠다. 양이 조금씩이지만 메인디쉬까지 다 먹으니 충분히 배불렀다. 우리의 가장 열광적인 반응은 디저트로 나온 호우지 차 무스였다. 생각보다 느끼하지 않고 식사와 딱 잘 어울렸다. 일본어는 아리가또 외엔 못 알아들었지만 점원분들도 다들 친절하셨다. 다음에 또 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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