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나서 처음으로 아주 조용하게 혼자서 설날을 보냈다. 그래도 아침밥은 하우스메이트 기민과 함께 먹었다. 기민이 본가에 가고 난 뒤에는 큰아버지, 큰어머니와 고모 대신 사촌 누나와 형에게 전화해서 이혼하기로 결정한 사실을 알렸다. 다행히 본인들도 결혼해서 아이를 키우고 있는 사촌 누나와 형은 모두 내 결정을 지지해주었다. 평소 그렇게 자주 연락하는 사이도 아니니 몹시 갑작스러운 소식이었을텐데도 내 결정에 대해 의문이나 판단을 하지 않았다. 니가 충분히 고민하고 내린 결정일 거라 믿는다고, 니가 제일 속상할 거라고 마음 잘 추스리라고 말해주었다. 어르신들께는 잘 얘기해두겠다고도. 어머니도, 동생도, 친구들도 많은 사람들이 따뜻하고 걱정 어린 시선으로 응원하고 지지해주어서, 뭐라 말할 수 없을만큼 힘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