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발톱무좀 치료를 시작했다. 군대에서 얻었으니 10년 된 병이다. 엄지발톱 하나에서 소소하게 시작한 녀석은 이제 양쪽 발에 골고루 퍼졌다. "나는 10년이나 나를 방치해왔다"라는 문장을 떠올렸으나 이내 내 안의 무언가가 그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해왔다. 그렇다. 그걸 치료하는 것보다 더 시급한 일들이 너무 많았을 뿐이다. 그냥 두어도 그다지 아프지도 않은 그것보다 더 아픈 결핍들을 채우기 위한 날들이었으므로. 과거의 어느 때라도 그때의 나름의 최선을 다해왔던 것이다. 4월부터 새로운 회사에서 일하게 됐다. 첫 출근하던 날 애인은 도시락과 와인을 챙겨왔고, 5시에 퇴근하여 선유도공원에 피크닉을 갔다. 그저 그런 회사, 그냥 버티듯이 다니는 곳 말고 더 좋은 곳에 가고 싶었다. 내 실력이나 자격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