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었다. 거리 목표 10km. 6, 7년 전을 생각하고 세운 목표가 너무 높았음을 깨닫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으나 일단 뛸 수 있을 때까지 뛰어봤다. 5.79km를 뛰고 더 이상 나를 혹사시키지 않기로 했다. 생각따위는 다 날아가버린지 오래. 기분 좋은 탈력감이 남았다. 어제 행복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라는 질문에 답변을 적을 일이 있었다. 나는 "내일이 기대되는 것"이라고 썼다. 그렇게 썼지만 그렇게 큰 기대하는 일 없었다. 어제 기준으로 내일인 오늘도 휴일이었고 딱히 나쁠 일은 없었으나 딱히 기대할 만한 것도 없었으므로. 그러나 낮잠의 여파와 하루종일 몸은 안 쓰고 머리만 쓰고 있었던 탓에 조금은 가라앉은 마음으로 잠자리에 누워 뒤척이고 있을 때, 내일이라는 선물이 도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