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사람
나름대로 몇 번인가의 연애를 해봤지만, "존경한다"는 마음을 가지고 연애를 시작한 적은 없었다. 이전에 만났던 사람들이 존경할 만한 구석이 없었다는 게 아니라, 어쨌든 연애감정과 존경심은 좀 다른 느낌이니까. "존경한다"는 말을 자주 쓰지도 않는다, 그런 마음이 드는 사람은 애초에 주위에 별로 없다. 내가 최근 몇 년 사이 그 말을 가장 자주 쓰는 사람은 내 여동생이다. 가족으로 수십 년을 지켜봐왔는데도 참 바르고, 밝고, 사려깊은 사람이다. 어머니께도 그렇고, 내 입장에선 충분히 흡족하진 않은 본인 남편에게도, 나에겐 조카인 딸 키우는 모습도 그렇다.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아마 10년쯤 전에, 동생도 결혼하기 전에, "돈은 내가 벌테니, 오빠는 하고 싶은 일을 했으면 좋겠다"는 취지의 말을 한 적이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