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살고 싶다고 서울을 떠났는데, 3년 만에 다시 돌아왔다. 돌아오고 보니 별 기술도, 경력도 없는 데다 대학도 그만둔 30대가 되어있었다. 나름 작은 청년 단체에서 3년 넘게 일하며 대표도 맡았었는데 그건 어디서 경력으로 쳐주지도 않았다. 처음엔 야속했으나 곰곰이 생각해보니 딱히 업무능력이라고 할 만한 걸 익히지 못한 것도 사실이었다. 엑셀이니 파워포인트니 하는 것들은 대학생들 과제할 때 쓰는 수준에 자격증도 없는 데다 공공기관과 일할 때 필요한 제안서나 공문서라도 많이 만들어본 것도 아니다. 기획서를 잘 쓴다거나, 명백하게 성과가 나온 프로젝트 이력이 있거나, 다른 내세울 능력이라도 있으면 모르겠는데 하나도 떠오르는 게 없었다. 시골에선 학원 강사였는데, 그것도 사교육 시장 아니면 쓸 데가 별로 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