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꽤 지쳐서 돌아왔다. 아침에도 좀 부랴부랴 나갔는데 택시기사와의 대화도 썩 유쾌하지 않았고. 사실 택시 출퇴근이 생각보다 별로다. 시간은 조금 줄어들지만 길 막혀서 큰 차이도 없고 더 답답하다. 멀미도 꽤 많이 나서 뭘 할 수가 없다. 난 오히려 지하철 타는 게 훨씬 더 편한 것 같다.
처음으로 사장님을 뵐 기회가 있었다. 또 인사 드리러 가겠지만, 오늘은 회의에 처음으로 참석해봤다. 나같은 말단 신입이 들어갈 회의였나 싶긴 했지만 지금 진행되고 있는 핵심적인 새 프로젝트의 내용을 잘 알게 됐다. 회사에 프로그래머가 왜 필요한 지도 뼈저리게 느꼈는데 문제는 내가 그걸 수행하려면 한참 더 공부해야 한다는 것. 에고. 컴퓨터한테 시킬 수 있는 일을 사람들이 고생해서 해야한다 생각하니 당장은 내 능력 부족이 아쉽지만 한편으론 의욕이 솟기도 한다. 앞으로 무슨 일을 하게 될지도 조금씩 더 윤곽이 잡힌다.
근데 직장인들이 다른 데 신경 쓸 여력이 별로 없는게 이해가 된다. 물론 지금 아직 적응이 안 돼서 모든 게 새롭고 더 정신없고 한 게 크지만, 기본적으로 출퇴근 포함해서 하루에 열한 시간 이상을 밖에서 보내고 돌아오는 평일엔 다른 데 신경 쓸 체력이 별로 없다. 후, 직장인들 대단한 사람들. 게다가 업무 시간에 카톡이나 이런 걸 잘 못하니까 다른 개인적인 일들을 처리하는 것도 생각보다 굉장히 어려워졌다. 좀 지나면 업무시간에 카톡 정도는 그럭저럭 할 수 있게 되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