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2020~2022

성장

참참. 2020. 3. 8. 06:55

 

나아지고 있다,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느낌이 주는 만족감이 상당하다. 금요일엔 근로계약서를 썼다. 비록 올해 연봉은 상당히 낮은 수준으로 책정됐고 수습 3개월은 그나마도 80%라 사실상 최저임금도 안 되는 월급이 나올 것 같지만(수습기간동안은 최저임금의 90%만 줘도 최저임금법 위반이 아니라고 한다.), 어쨌거나 수습기간만 지나면 최저임금보다 쪼끔은 더 받을 것이고 무엇보다 아무 대책없이 갑자기 해고될 일은 딱히 생기지 않으리라는 데서 오는 안정감도 나쁘지 않다. 나만 잘 하면 내년엔 얼마나 올릴 수 있을지가 문제지 분명히 연봉도 올릴 수는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이제 5일 출근한 지금 내가 회사에서 맡은 '업무'라고 할만한 것들은 사실 굳이 프로그래머가 아니어도 할 수 있는 일이 대부분이었고, 그나마 많지도 않았다. 지금은 공부가 주 업무다. 그렇지만 몇몇 회의에 참석했고, 마케팅팀이나 다른 팀에서 공유하는 내용을 들으면서 뭐가 필요한지 알게 됐다. 생각보다 프로그래머가 필요한 일이 꽤 있는데, 없어서 못하고 있을 뿐이었다. 괜찮은 기능을 개발하면 다른 팀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업무가 눈에 띄게 편해질 거라는 게 확실히 보였다. 그게 생각보다 동기부여가 된다. 그리고 그걸 개발하기 위해서 내가 어느 쪽을 공부해야할지도 보인다.

막연하고 멀리 있는 목표가 아니라 꽤 가까이 있고 명확하게 길이 보이니까 좋다. 갈 길이 멀긴 하지만 분명하게 성장하고 있다는 기분을 느끼고 있다. 평일에도 하루종일 일하고(그래도 밤에 늦게까지 회사에 남진 않고) 주말에도 공부하는 게 바쁜 느낌이긴 하지만 꽤 만족스럽다. 좀 시간이 지나고, 좀 더 성장하면 분명 조금 더 여유도 생길 거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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