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외출을 삼가고 안전하게 집 안에만 틀어박혀 있었다. 기분이 좋지 않은 것도 좋지 않은 것이었지만 겉모습 역시 한눈에 봐도 환자 같아졌기 때문이다. 숨 쉬는 것도 힘들어졌다. 팔다리는 가시처럼 가늘어졌고, 급기야 고개를 들고 있기도 어려워졌다. 이런 모습을 보고 사람들이 던지는 시선이나 하는 말들도 몹시 거슬렸다. 사람들이 불쾌해서나 나를 무시해서 그렇게 보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 아마도 호기심이나 일종의 동정심이었을 것이다. 나를 바라보다가 나와 눈이 마주치면 사람들은 즉각 눈을 돌려버렸다. 그들이 불편해한다는 것이 느껴졌다. 나는 그 표정 뒤에 숨은 감정을 잘 알았다. 예전에 아픈 이들을 바라볼 때 나도 그렇게 느꼈기 때문이다. 그들은 날 동정했다. 나는 곧 나를 보거나 나와 이야기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