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2023~

23년 결산

참참. 2024. 2. 15. 08:19

 

24년 1월 6일 인스타/페북에 올린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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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간을 달렸다. 지난달에는 딱 두번밖에 못 달렸다. 그 두번을 합쳐서 7.3km였다. 그만큼 오랜만에 꽤 길게 달렸는데 생각보다는 힘들지 않았다. 23년초에 세운 한 해 달리기 목표는 2000km였는데 1246km를 달렸다. 1월과 6월에는 170km를 넘게 달렸지만 7월부터는 많이 줄었다. 그래도 실패했다는 생각은 안 든다. 1246km가 어디야. 하지만 올해 상반기 목표는 슬쩍 600km로 잡았다. 월평균 100km.
 
사진은 23년 연말에 연인과 포토이즘 연남점에서 찍은 사진이다. 사진사없이 15분동안 자유롭게 찍는 방식이라 각자의 독사진도 한장씩 건졌다. 21년도부터 만났는데 매년 12월말에 사진관에서 같이 사진을 남기고 있다. 23년이 세번째였는데 셀프로 찍은 건 처음이었다. 그 덕분인지 그동안 우리 사이에 쌓인 시간 덕인지 확실히 표정도 포즈도 전보다 조금 더 자연스러워 보인다.
어김없이 새해 빙고도 했다. 김신지 작가님의 <평일도 인생이니까>를 보고 시작했는데 재미가 쏠쏠하다. 달리기 2000km는 실패했지만 마라톤 풀코스 완주는 성공했다. 9개 중 3개에 성공했는데 다행히 일렬로 있어서 빙고 한 줄!
일기 매일 쓰기는 12월에 아깝게 실패했고(너무 밀려서 몰아쓰기마저 실패), 책은 70권을 목표로 했는데 60권 읽었다. 22년 연말에 한 해에 읽었던 책 중 23년도에 다시 한번 읽어도 좋겠다하는 책 8권을 선정했었는데 그 중 세 권을 실제로 23년에도 읽었다. <당신이 옳다>, <평일도 인생이니까>, <다정소감>이다.
23년에 읽은 책 중에도 다시 읽어도 좋겠다를 기준으로 9권을 꼽아봤다.
일하는 마음
사랑의 기술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싶은 이야기
소유냐 존재냐
배우는 법을 배우기
우린 잘 살 줄 알았다
순간의 힘
슬픔의 방문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
오랫동안 관심만 있다가 23년에 드디어 읽은 <사피엔스>도 좋았다.
이렇게 같이 한 해를 돌아보고 올해 잘한 일, 좋았던 책도 꼽아보고 새해 빙고도 하는 시간이 참 좋다. 근데 12월말에 하니까 1월에 있었던 일이나 읽었던 책은 기억이 진짜 안 난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 그래서 올해부터는 이 좋은 걸 반기마다 해보기로 했다.
1월 2일 출근을 했더니 웰컴키트가 기다리고 있었다. 신규입사자에게 줄 웰컴키트 만든다고 알고는 있었지만 나도 받게 될 줄 몰랐다. 디자인도 예쁘고 퀄리티도 좋고 (소올직히 연필은 이걸 깎아서 쓸 일이 있을까 싶지만) 유용한 아이템들로 구성돼있어서 최고의 깜짝 새해 선물이었다. 덕분에 기분 좋은 한 해의 첫 출근이었다. 사내카페의 포춘쿠키도 대박이었다. 만나는 사람마다(심지어 안 만나도 슬랙으로) 자랑함.
다음날 호텔에서 진행된 아임웹데이 한 해 목표 발표행사도 좋았다. 이벤트도 재밌고 12개의 발표 듣는 게 쉽지만은 않았지만 호텔이라는 새로운 공간에 모두가 모여있는 것만으로도 새로운 한 해에 대한 기대감이 생기는 기분이었다. 아임웹 고객사인 인시즌의 아몬드, 잼, 시럽도 받았다.
어제까지 연봉협상을 위한 셀프리뷰 작성기간이었는데 작년에도 그랬지만 역시 쉽지 않았다. 드디어 어쨌든 끝내서 홀가분하다. 1년동안 회사생활하면서 좋은 일만 있었던 건 당연히 아니지만 그래도 해를 넘기기 전에 마지막으로 작업했던 신기능 배포도 무사히 마쳤고 그럭저럭 나름대로 애썼고 성장했던 한 해였던 것 같다. 비전, 미션, 원칙, 조직문화, 매니지먼트 등 원래도 관심있는 주제였지만 23년에 특히 그랬고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리드나 매니저랑은 아직 머나먼 위치에 있지만 그런 책들을 읽어보면 재밌다. 작년엔 주로 좋은 매니저란 어떤 걸까, 만나보고 싶다같은 느낌이었는데 해가 바뀌어서 그런지 지금 책(개발 7년차, 매니저 1일차)을 읽으면서는 매니저 역할을 한다는 것도 진짜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니겠구나하는 생각이 많이 든다. 요즘 관심있게 보던 레몬베이스 제품에 대해 도입 검토한다는 얘기를 발표에서 들은 것 같은데, 여러모로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조직문화의 방향을 잡고 만들어가려는 노력이 있는 것 같아서 감사하고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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