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2023~

잘 살고 있다

참참. 2023. 10. 19. 08:57

 

 

사실상 종료에 가깝게 중단했던 심리상담을 다시 받기 시작했다. 그저께 다시 시작 기준 2회차라고 말할 수 있는 상담을 받고 왔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잘 살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그 말을 듣고 곰곰이 생각해보니 정말 내가 잘 살고 있다고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내 일상이 그동안의 삶의 그 어느 때보다도 편안하며, 그동안 그토록 바라왔던 것들이 대부분 다 이루어져있는 상황이었다. 막상 이루고보니 내가 원했던 게 아니다라는 식도 아니고, 여전히 내가 원하는 바로 그것들을 이미 살고 있는데도 곁에 있는 행복을 잘 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인정이 되었다.

한참 우울한 시기를 지나던 옛날에도 비슷한 생각을 떠올린 적이 있긴 했는데, 지금 돌아보면 그때는 애써 그렇게 생각하고자 하는 느낌이었다. 실제로 그렇게 생각을 해도 기분이 별로 나아지지 않았다. 이번에는 아 내가 지금 잘 살고 있구나하고 인정하고 받아들이자 기분이 많이 나아졌다.

현재에 존재하지 않으면 자꾸 무언가를 쫓게 된다. 더 많은 돈, 더 많은 관심과 인정, 더 윤택하고 편리한 생활, 더 좋은 회사. 이건 끝이 없는 부분이다. 잘 알면서도 그걸 추구하는 것이 이 사회에서 올바르고 좋은 것으로 강력하게 여겨지고 있기 때문에 어느새 휩쓸린다.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는 말을 다시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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