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2020~2022

2호선을 타고

참참. 2021. 11. 21. 00:23
2호선을 타고 한강을 건너는데 7시인 지금 벌써 날이 어두워 까만 한강물에 불빛이 일렁이는 것이 너무 예뻐 눈을 뗄 수 없었다. 아름다운 장면을 보면 이제는 나도 모르게 그가 떠오른다.
정혜신 선생님의 <당신이 옳다>를 다시 읽기 시작했다. 4-5개월 전에 처음 읽으면서 너무 펑펑 울어서 과연 다시 읽을 수 있을까하는 생각까지 들었던 책이다.
여전히 울컥했지만, 몇달전의 내가 그어둔 밑줄들을 보면서 내가 얼마나 달라지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이제 나는 사랑받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으니까.
5일간 불편을 감수하며 연습 중이던 딩굴키보드에서 다시 쿼티자판으로 돌아왔다. 단순히 불편하고 좀 느린 걸 넘어서 내가 표현하고 싶은 만큼 표현할 수 없다는 제한됨의 감각이 생각보다 컸다. 내 핸드폰 쿼티자판의 속도가 생각보다 꽤 빠르다. 이 정도 수준까지 딩굴로 치려면 꽤 긴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그러기엔 나는 카톡으로 소중한 대화를 많이 나눠야한다.
터무니없는 사랑을 받고 있는 것 아닌가하고 썼던 문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터무니없다는 것은 근거가 없다는 말인데 근거가 없지 않다고 했다.
내게 여전히 스스로가 그렇게까지 사랑받을만하지 않다고 여기는 마음이 남아있음을 알게 됐다. 주는 사랑을 기꺼이 잘 받는 것 역시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도 새삼 느낀다. 잘 받고 잘 주고 조급해하지 않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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