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보고서는 단순히 다른 나라들과 다르게 한국인들이 삶에 의미를 주는 것으로 물질적 부(돈, 경제적 안정성)를 뽑은 사람이 가장 많았다는 것 외에 살펴볼 부분이 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보고서에서 굉장히 흥미로운 부분은, 이 설문은 '복수응답'이 가능한 질문이었다는 것입니다.
즉, '돈'과 가족을 함께 고른다는 선택지도 존재한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보고서 기사에서도 언급하고 있듯이 설문에 참여한 한국인들은 내 삶에 의미를 주는 것에서 복수응답을 하지 않고 단 하나의 항목만 응답한 비율이 다른 나라에 비해 굉장히 높은 편이었습니다.(62%, 이 수치에서 일본만 비슷한 수준이고요.)
이게 무슨 의미인가에 대해 좀 생각해볼 거리가 있을 거 같아요. 정작 '물질적 부'가 삶에 의미를 주는 항목이라고 언급한 비율 자체는 다른 나라보다 그리 압도적으로 많지는 않거든요?( 100% 중 7%는 잘 모르겠다 또는 응답 거부, 물질적 부를 내 삶에 의미를 주는 것에 해당한다고 언급한 사람은 100% 중 19%, 다른 나라 사람들도 보면 12%에서 많게는 40%까지도 물질적 부를 언급하고 있습니다.)
근데 다른 나라 사람들이 물질적 부뿐만 아니라 다른 가치들을 복수응답한 경우가 훨씬 많아서 다른 나라에서는 가장 많이 언급된 가치가 아닌데에 비해, 우리나라 사람들 중에는 복수응답을 하지 않고 단 하나씩만 고른 경우가 많고 그 단 하나가 물질적 부이다보니 1위가 물질적 부가 되었네요. 물질적 부를 삶에 의미를 주는 항목이라고 체크한 사람의 비율 자체는 19%로 어찌 보면 다른 나라들과 큰 차이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말이죠.
저는 한국에서 경제적 안정성을 추구한다는 것의 의미가 다른 것들을 포기해야하는 것이라고 받아들여진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를 들어 공무원 시험을 준비한다면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친구/관계, 연애, 가족, 건강, 반려동물, 취미생활 등은 '사치'의 영역으로 치부해버리는 게 우리에겐 참 익숙한 거 같아요. (근데 그게 단순히 문화적인 요인이나 개인의 선택이라기보단 그렇게까지 하면서 준비해도 붙기가 쉽지가 않다는 게 또 이 사회의 현실이라 그렇게 되는 것 같고요.)
대부분의 나라들에서 상당히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있는 '직업'과 '친구/커뮤니티' 항목이 한국에서는 공동 5위권에도 들지 못하고 실제 응답비율로 찾아봐도 굉장히 낮은 걸 볼 수 있는데, 이것도 특이한 점인 거 같아요. 물론 복수응답 자체를 적게 한 것 때문에 전체적으로 수치가 낮은 점은 고려해야하지만 그걸 감안하고 봐도 굉장히 낮거든요. 한국인이 다른 나라에 비해 직업이나 친구/인간관계에서 삶의 의미를 찾지 않게 되어가고 있는 것은 어디서부터 생각을 해봐야할까요?
여러분은 이 항목들 중 어떤어떤 것에서 삶의 의미를 찾고/얻고 계신가요?
가족/아이들, 연애/로맨틱파트너, 친구/커뮤니티/다른관계들, 봉사(Service), 사회(Society,Places and institutions), 물질적부(Material well-being, stability and quality of life), 은퇴(Retirement), 자유/독립(Freedom and independence), 직업(Occupation and career), 교육/배우는것(Education and learning), 자연(Nature and the outdoors), 반려동물(Pets), 영성/신앙/믿음(Spirituality, faith and religion), 신체적/정신적건강, 취미(Hobbies and recreation), 여행/새로운경험, 도전, 코로나19, Something generally positive
원문 보고서는 아래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pewresearch.org/global/2021/11/18/what-makes-life-meaningful-views-from-17-advanced-economies/?fbclid=IwAR2C5QJ2iKUYQe4w6g8GPGJE5rt1WbERrxpn7rjxlNwTWnwHgdgvPReCAKA
21.1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