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2020~2022

나보다 더 강한 마음으로

참참. 2021. 11. 16. 07:03

 

 

새벽 5시에 자리에서 일어났다. 요가를 하고, 최근 듣고 있는 파이썬 데이터분석 기초 강의를 들었다. 지난 강의를 다시 들으며 내용을 기술블로그에 정리하면서 복습을 했다. 

그러다보니 6시쯤에 이미 몹시 배가 고파졌다. 남아있던 밥과 국을 데우면서 초코 그 자체인 휘낭시에를 하나 집어먹었다. 밥을 차려 먹으며 강아솔 노래를 틀어두었다.

매일의고백이 흘러나왔다. 분명 이미 백번도 더 들은 노래일텐데 세상에 홀로 깨있는 것같은 조용한 새벽의 분위기를 타고 새삼스럽게 어떤 가사가 마음의 문을 두드려왔다.

"나보다 강한 마음으로 날 지켜봐 줬던 너를 생각하며"라는 가사였다.

우리 모두는 삶의 어느 장소에서, 그런 순간을 만나게 된다. 나보다 더 강한 마음으로 나를 지켜봐줄 사람이 필요한 순간. 나보다 더 나를 믿어주는 사람, 내가 나 자신을 비난하고, 가치 없다 생각하고, 믿지 못하고 상처입히고 있을 때조차 곁에 있어주는 사람. 그런 사람이 하나도 없다면 과연 사람으로 살 수 있을까.

내가 스스로 먹지도 걷지도 못할 때 나를 돌봐주었던 사람이 있었고, 그 뒤로도 내가 기억하거나 하지 못하는 그 수많은 순간들에 셀 수도 없는 적절한 도움들을 거쳐 내가 여기까지 살아있을 수 있음을 새삼 깨닫는다. 살아있다는 사실이 좋으므로, 그 모든 것들이 한없이 고마워진다.

 

오랜만에 이런 새벽에 일어나 몸을 움직였다. 일찍 깨어 맞이하는 새벽시간을 좋아한다. 부지런히 무언가를 해도 기분이 좋고, 이불 속에서 꼼지락거리며 이런저런 생각들을 하며 졸아도 기분이 좋다. 이렇게 맑은 정신으로 맞이하는 새벽 5시는 꽤 오랜만인 기분이다. 몸도, 마음도 건강하고 또 점점 건강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