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이 알려주길, 작년 6월 6일의 나는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보다가 이런 생각을 했다. "내가 저렇게 긴 수술을 받으러 수술실에 들어갈 일이 생긴다면, 드라마에서 저 많은 사람들이 그러듯이 밖에서 기다려줄 사람이 있을까"라는.
어이가 없었다. 페이스북이 아니었으면 아마 몰랐겠지만, 1년이 지난 오늘도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아무리 비이성적이고 비논리적인 결론이라고 부정해봐도, 결국 내 곁엔 아무도 남아있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종종 찾아오곤 한다. 그럴 땐 아니타 무르자니의 <나로 살아가는 기쁨>에 나오는 "이 세상에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 하더라도..."하는 문장을 떠올린다.
지금 나는 정혜신의 <당신이 옳다>를 읽고 있다. 눈물과 한숨과 함께 읽는다. 옆에는 지난번에 사두고 아직 읽지 못한 <회복탄력성>이라는 제목의 책이 누워있다.
누구도 만나지 않고 누구에게도 어떤 연락도 오지 않는 주말, 같은 건 이제 괜찮아-라고 생각했는데, 사실 잘 모르겠다. 그래도, 좋은 책들이 곁에 있어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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