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 목요일 아침에 요가지향 로카의 요가수업을 듣기로 했다. 시간은 아침 7시-8시.
회사에서 걸어서 30분 거리. 출근은 9시반까지니까 끝나고 출근할 시간은 넉넉하다. 아침밥도 먹을 수 있을 정도.
그의 요가수업에는 항상 관심은 있었지만 이렇게 정말 배울 수 있게 될 줄은 몰랐다. 어떻게 보면 모든게 운명처럼 느껴진다. 그가 이 근처에서 아침 요가수업을 하고있는 이때 내가 마침 이쪽으로 회사를 옮긴 것도, 그 사실을 알게 된 것도, 우리 회사 출근시간이 9시반인 것도, 수업시간이 8시-9시에서 7시-8시로 이번달부터 변경된 것도.
그리고 무엇보다도 내 일상에 변화가 필요한 시기였다. 좀 심심한, 날들이었는데 지금 만나기에 딱 좋은 즐거운 일. 게다가 몸에도 마음에도 도움되는 일.
지난주부터 점심만 먹고 오면 거의 두 시간은 꾸벅꾸벅 졸았는데, 오늘은 이상하다 생각할 만큼 하루종일 전혀 졸리다는 느낌이 없었다.
혼자할 땐 제대로 자세를 잡고 있는지 알기가 너무 어려웠다. 15분짜리만 맨날 하고 더 긴 코스로 하지도 못했다. 그리고 단순히 운동을 하는 게 아니라 (잘 모르지만)요가의 좀 더 근본적인 목적과 철학이랄까, 몸과 마음과 영혼과 그것들의 균형과 조화같은 것들을 바라볼 수 있는 수업이라서 너무 좋다.
기적이라.. 하기사, 따지고 보면 기적 아닌 게 어딧고 운명 아닌 게 어딧을까. 말도 안되는 확률로 이 우주에서 살아있는 채로 만났는데. 기적을 찾고자하는 이의 눈에는 모든 것이 기적일지도.
분명히 좋을 거라고 기대하고 갔는데 기대했던 것보다도 더 좋았다. 요즘은 기대를 해도 기대보다 더 좋게 느껴지는 일이 꽤 많아진 기분이다. 적당히 기대하고, 그 순간에는 있는 힘껏 만끽하고 좋아하기. 그런 마음. 그런 태도. 더 철저하게 더 망설임없이 내 삶에 주어진 것들을 즐길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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