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닥터노아 치실병을 깼다. 유리병이어서 조심스럽게 치웠다. 다행히 작은 조각들이 별로 없는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요가를 하다 오른손이 따끔! 요가매트에 이렇게 날카로운 부분이 있을 리 없는데, 하고 보니 아까 깬 유리병의 유리조각이 매트에 박혀있었다.
여기까지 튀어서 이 검은색 매트에 박혀있으니 못봤던 것도 당연.
짜증이 안 났다면 거짓말이다. 병을 깼을 때도, 요가하려다 유리조각에 살짝 찔렸을 때도.
그렇지만 살다보면 언제나 이런 일은 있게 마련. 왜 이렇게 부주의해서 병을 깨느냐고 자신을 비난해봤자다. 대신 유리병들을 진열장의 조금 더 안쪽으로 밀어넣기로 했다.
유리조각은 최대한 잘 치워야겠지만, 아무리 눈을 부라리며 유리조각을 찾아헤맨다해도 모든 조각이 치워졌는지는 확신할 수 없다.
예상치 못하게 조각에 찔려서 순간적으로 기분이 좋진 않았지만, 그냥 그 정도. 상처는 작고, 금방 나을 것이고 조각은 이제 발견했으니 잘 치우면 된다.
삶의 어느 장면에, 일상의 어느 순간에 예상치 못한 상처를 입을 때 늘 이런 마음을 기억하고 싶다. 아프면 잠깐 소리를 질러도 되지만, 절대 상처입지 않으며 살 수 있는 방법도 없고 그렇게 상처입게 된 게 내가 바보같다거나 멍청해서 그런 거라고 과도하게 스스로를 탓할 필요가 없다. 그냥 그런 일은 늘 있을 수밖에 없는 일이고, 상처는 대체로 좀 있다보면 나아질 거다.
만약 내가 부주의한 면이 있었다면 다음엔 그런 상처를 안 만나도록 약간의 팁을 얻을 수 있다면 더 좋고.
이제 요가를 마저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