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2020~2022

다시 자전거

참참. 2020. 9. 13. 07:51

여름이 끝났고, 오랜만에 다시 자전거 출근을 했다. 오랜만이었는데 욕심 부려서 퇴근까지 자전거로 하려다 결국 다리에 힘이 다 풀려서 성북구청에서 따릉이 반납하고 버스를 탔다. 그렇지만 잠실철교에서 본 저녁노을 덕분에 자전거 퇴근을 선택한 걸 후회하지 않았다.

아침에 자전거 타는데 기분이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좋았다. 2.5단계 격상되면서 택시로 출근할 때는 별로 출근하고 싶다는 마음이 안 들었는데 갑자기 기분이 너무 좋아서 나도 놀랐다.

땀이 날 정도로 몸을 움직이는 게 얼마나 내게 필요한 일인지 다시 느꼈다. 알아도 부러 운동하는 건 너무 귀찮은 내게는 어차피 하는 출근길에 타는 자전거가 딱이다.

직장동료들은 굳이 힘들게 자전거 타고 출퇴근하는 걸 몹시 이해하기 어려워한다. 안 그래도 힘든 출퇴근을 왜 더 힘들게 하냐고, 그렇게 힘 빼고 출근하면 일하는 게 너무 힘들지 않냐고. 그런 의문을 가지는 것도 이해는 되지만 사실은 지치긴커녕 오히려 몸이 더 가뿐하고 머리도 잘 돌아가는 기분이다. 아침에 1시간 정도 자전거를 타도 6시까진 충분히 일할만하다.

생각해보면 한시간거리를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건 이해할 수 없다는 사람들은 비싼 돈을 내고 퇴근 후 헬스장에 가서 한시간 운동하는 건 자연스럽다고 느낀다. 거기에 더 익숙한 직장인들이 많은 걸 아니까 그렇게 느끼는 것도 이해가 안 되는 건 아니지만, 어떻게 보면 아이러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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