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글을 보면 어쩐지 예전의 내가 쓴 것처럼 느껴져서, 온 마음을 다해 응원의 댓글을 달게 된다. 그 사람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자 나 자신에게 해주고 싶은 말들. 누군가 한 사람이라도 아주 조금이라도 내가 두드린 몇 글자들로 위로받았다고 할 때는 또 얼마나 뿌듯하고 감동적인지.
내 삶이 더 이상 나아지지 않을 거라 믿었을 때, 뿌리깊은 우울과 무기력감에 시달렸지요. 하지만 결코 과거가 미래를 결정하진 않더군요.
대학교에 갔지만 결국 그만뒀고, 활동가로 살았지만 그만뒀고, 결혼을 했고 돌이킬 수 없다 느꼈지만 결국 이혼했고, 서울이 싫어서 다신 돌아오지 않겠다며 떠났는데 다시 서울로 왔네요.
인정합니다. 불안한 삶이에요. 안정과는 거리가 멀고 저도 제가 잘 살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나쁘진 않네요. 남의 일이라 쉽게 말하는 거지만 교사가 안 되면 어떤가요? 평생 직장 갖고 사는 사람, 대학교때 전공 살려서 사는 사람 요즘 세상에 거의 없는걸요. 교사가 되셔도 좋죠. 의외로 즐거움도 있을 수도 있고, 또 퇴근 후나 주말이나 방학을 이용해서라도 하고싶은 일 하고 사는 삶도 나쁘지 않을 거 같은데요.
과거의 선택에 대한 후회와 절망감에 젖어있는 거, 되게 중독성 있더군요. 전 사람은 좋은 것보다 익숙한 것에 머물게 된다는 말을 믿는 편입니다. 그게 우리 몸과 뇌가 구성되는 방식이라 익숙한 것에서 벗어나는 덴 특별한 노력이 필요해요.
과거에서 배우는 건 중요하지만 과거의 절망의 감정이 현재를 너무 오래 지배하도록 자신을 내버려두지 마세요. 자기자신에게 더 좋은 주인이 되도록 의식적으로 시도해는 건 어떨까요? 꽃 한 송이 사주고 다정한 말 한마디도 해주고 보고싶은 것 보여주고 먹고싶은 것 먹여주는 거예요. 익숙한 생활, 익숙한 사고의 흐름에서 벗어날 수 있는 여행도 좋고요. 꼭 해외가 아니더라도 낯선 장소, 낯선 모임, 낯선 책에 나를 한번 던져보는 건 어때요?
이런 고민을 안고 오늘도 열심히 살고 있는 당신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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