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바라는 자연농/홍천 귀농귀촌 일기(2017~2018)

170428 자연농 농사일지 - 이랑만들기, 씨앗나눔, 감자 시중들기, 딸기꽃, 땅콩 심기, 쑥국

참참. 2017. 4. 28. 21:59


170428 금요일

이랑만들기, 드디어 끝(좀 남은 곳이 있지만 경계가 애매한 부분이라 일단 끝ㅋㅋ 작물 심는 것이 급하다!)

오늘 이랑 만들기 전


오늘 이랑 만든 후


세모 모양 이랑 하나, 2m폭의 이랑 하나, 3m폭의 이랑 하나, 약 3.5m정도 폭의 마지막 이랑까지. 이랑의 방향을 남-북 방향으로 바꾸었다. 그 전까지의 아랫배미 이랑들은 대략 동남-서북 정도 느낌이었다.


일하다 막걸리 마시고 있을 때 개구리님이 오셔서 씨앗을 나누어주셨다.

"꽃도 좀 있어야지"하면서 주신 '천사의 나팔' 씨앗과 체로키 인디언들이 눈물의 길을 떠나며 가져갔다는 '체로키의 눈물' 콩 씨앗이 독특했다. 주신 씨앗 중 토란은 습하고 그늘진 곳에서도 잘 자란다고 한다!

각 작물, 씨앗별로 심을 때 줄간격, 포기간격을 경험을 돌이켜보며 양 손으로 대략 길이를 가늠해보며 씨앗마다 적어주고 계신 개구리님.

감자싹을 잘 돌보아주어야 한다고 하시면서 일명 '시중들기'의 시범을 보여주고 계신 개구리님.

다른 작물도 비슷하지만 시중드는 법은 작물 둘레로 지름 한 뼘 정도에 자란 풀들을 손이나 톱낫으로 생장점 정도에서 자르거나 뽑아서 기존에 덮여있던 풀들 위에 놓아주는 것이다. 쑥 등의 여러해살이풀(다년생)은 적당히 해서는 계속 올라오므로 톱낫을 땅속으로 넣어 깊은 곳에서 뿌리를 끊어주거나 아예 뿌리째 뽑아주어야 한다.

그리고 위에 덮은 풀들이 잎을 가리는 등 성장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하면서 싹 둘레로 잘 덮어준다. 요즘처럼 가물 때 확실히 풀이나 짚 등으로 덮여있는 땅과 그냥 벌거벗은 땅의 수분 유지 정도가 엄청나게 다르다. 보통의 작물만 빼고는 아무것도 없는 밭은 스프링쿨러든 뭐든 무슨 수를 써서라도 사람이 계속 물을 주는 수밖에 없다.


얼마 전 심었던 딸기에 벌써 꽃이 피었다.

이건 땅콩! 요즘 너무 비가 안와서 심기 전에 땅콩을 1시간 정도(우린 한 3~4시간) 물에 불려서 물기를 머금은 상태의 땅콩을 심었다.

땅콩 심는 올빼미와 공벌레. 1m짜리 이랑에 두 줄로 심었다. 줄간격 톱낫 한자루 길이, 포기간격도 톱낫 한자루 길이. 한 곳에 약 1~2cm간격으로 가까이에 구멍을 2개 내고(톱낫으로 흙을 살짝 옆으로 밀어 구멍을 내는 방식), 땅콩을 구멍마다 한개씩 총 두개를 심는 방식으로 심었다. 그렇게 2개 심고 톱낫 하나 길이만큼 간격을 두고 또 2개 심고 이런 식으로 두 줄로 쭈욱 심었다.

올빼미와 공벌레가 땅콩을 심는 동안 나와 이파람은 지난번에 다 못 심었던 딸기를 마저 심었는데, 밭 이랑이 아닌 옆에 둑같은 곳에도 심고, 숟가락밭에도 심었다. 아차, 그리고 어제 다 못 심었던 핑크토마토도 어제 심던 아랫배미의 2m이랑에다 3곳(5개씩 총 15개) 심었다.

저녁 찬거리로 쑥을 뜯어와서 처음으로 쑥국을 해먹었다. 와, 엄청나게 향긋한 쑥! 게다가 작은책에 귀농하게 된 이야기를 쓰고 받은 변산공동체 표 된장이 와서 그 된장에다 해먹었더니 진짜 리얼 꿀맛!

'이럴려고 시골 왔지!' 소리가 절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