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바라는 자연농/홍천 귀농귀촌 일기(2017~2018)

170426 자연농 농사일지 - 목화 심기, 이랑만들기, 산 탐험

참참. 2017. 4. 26. 20:46



170426 수요일

이파람이 지난 금요일부터 불려놓았던 목화씨앗을 심었다.

원래 3일만 불리고 월요일날 심으려고 했으나, 일요일날 함께 강릉 갔다가 이파람이 홍천으로 못 오고 짐정리하러 서울로 올라가는 바람에(난 쑥 뜯느라 못 심었다) 결국 못 심어서 오늘 심게 됐다.

오늘 올빼미는 못 와서 공벌레와 이파람, 참참 셋이서 심었다.

자밭 옆에 있는 삼각형밭의 앞은 1.6m, 뒤는 2m정도 폭의 넓고 긴 이랑에다 3~4줄 정도로 심기로 했다.

자밭 쪽 고랑에서 30cm의 여유를 두고 첫번째 줄을 심었고 줄간격 50cm, 포기간격 25cm로 심었다. 손이나 톱낫을 이용해 목화씨앗 크기의 2~3배 정도 가볍게 파고 목화씨앗을 3개씩 떨어뜨린 다음 좀 뭉쳐있는 흙은 손으로 비벼서 부드러운(?) 흙 상태로 목화씨 위에 덮어주었다. 그리고 원래 상태대로 짚이나 풀을 그 위에 덮었다.

오늘 심은 목화는 세 종류로 갈색, 흰색, 연한 갈색이라고 한다.(이파람이) 갈색을 가장 많이 심었다.(씨앗수로 100개 넘게)

물에 이틀이나 더 불려서 그런지 꽤 길게 싹이 나와있는 목화씨앗.



배운 적은 없지만 날이 너무 뜨겁고 건조한 거 같아서 물을 주기로 했다. 씨앗이 꽤 많다고 생각했는데 좁게 심어서 그런지 세 개씩 심어서 그런지 두 줄도 다 못채우고(두번째 줄이 약 2m 남았다) 다 심어버렸다. 그런데 마땅히 물을 줄 도구가 없어서 마실 물 담아두고 쓰는 공벌레가 갖고 있던 도구에 담겨있던 물을 줬다. 너무 조금씩 쫄쫄 나와서 웃기고ㅋㅋ 오래 걸렸다. 더 많이 줘야할 거 같은데.


아직도 이랑을 다 못 만들었으므로 아랫배미에 이랑도 하나 만들었다. 2m 폭의 이랑이고 중간을 잘라서 고랑을 팠다. 너무 긴 것 같아서.



밭 뒤에 있는 산을 탐험했다. 이파람은 늘 미지의 세계에 대한 모험심에 차 있는 듯. 이름 모르는 식물들이 참 많았는데 그 중에서 궁금한 것들을 꺾어서 내려오다가 동네 할머니께 여쭤봤다.(오늘 거의 처음 뵈었는데) 할머니에 따르면 이건 개옻나무라고 한다. 검색해보니 맞는 것 같다. 아래는 마을쪽에서 딴 꽃인데, 할머니는 흰 라일락이라고 하셨지만 검색해보니 다르게 생겼다. 여러 나무를 검색하다가 귀룽나무 꽃일 거라는 결론을 내렸다. 개구리님이 원두막 앞에 옮겨심어두신 나무가 귀룽나무라고 하셨는데 이렇게 예쁜 꽃이 피는 걸까? 게다가 꽃인지 꿀인지 향이 강하다, 약간 아까시(아카시아) 나무 꽃 잔뜩 피었을 때와 비슷한 향! 벌도 많았다.

내려오다가 본 사과나무꽃도 이 귀룽나무꽃과 약간 비슷하게 생겼는데 예뻤다! 이것과 비슷하게 생긴 꽃들이 생각보다 굉장히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