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2013~2019

삶을 효율화하지 맙시다.

참참. 2016. 5. 20. 15:55

어머니께서 "미안하구나. 엄마가 혼자 있었으면 결혼이 더 수월했을 수도 있었겠다싶다."고 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본인이 재혼을 하지 않았다면, 아버지쪽 일가친척들과의 관계 등등의 측면에서 내 결혼과정이 좀 더 수월했을 거라는 생각이 드셨나보다.

그 말을 듣고 나도 모르게 튀어나온 말.
삶을 효율화하지 맙시다.

왜 그런 말이 튀어나왔는지 모르겠지만 좋아하는 이야기가 하나 떠오른다. 정말로 무얼 위해 그렇게도 '시간을 아끼겠다고' 아둥바둥하고 있는지 생각해보게 되는 이야기.
그리고 아마, 어차피 어떤 조건이었어도 결혼같은 게 수월한 일이었을 리가 없다. 분명히.

(조금씩 다르게 여러 곳에 소개된 것 같은데, '가슴 뛰는 회사'라는 책에 소개된 버전)
한 어부 이야기가 있다.

어느 날 오후 그는 아내와 함께 일광욕을 하며 해변에 앉아 있었다.
아침에 커다란 물고기를 잡은 터라 그날은 바다에 더 나가지 않기로 했다.
한 부유한 사업가가 지나가다가 그에게 물었다.

"왜 바다에 나가서 물고기를 더 잡아오지 않나요?"
"왜 그래야 하죠?" 어부가 물었다.
"그러면 돈을 더 벌 테니까요. 아마 배도 한 척 더 사고 사람도 몇 부릴 수 있지 않겠어요?"
"그건 왜 그래야 하죠?" 어부가 다시 물었다.
"그렇게 되면 돈을 더 많이 벌고 배를 더 살 수 있겠지요.
그렇게 몇 년간 더 열심히 일하면 당신은 부자가 될 거예요."
"내가 왜 그렇게 해야 하는데요?"
"그렇게 되면 일을 그만두고 아내와 함께 해변에서 일광욕이나 즐기며 살 수 있을 것 아닙니까?"

"그게 바로 내가 지금 하고 있는 것이잖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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