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바라는 책읽기/바라는 삶을 위한 생각

이종수, 유병선, 곽제훈, 김승균, 노대명, 《보노보 은행》

참참. 2013. 9. 13. 12:59



보노보 은행

저자
이종수, 유병선, 곽제훈, 김승균, 노대명 지음
출판사
부키 | 2013-07-08 출간
카테고리
경제/경영
책소개
착한 시장을 만드는 '사회적 금융' 이야기 2008년 금융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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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책을 읽었다. 한동안 책이 손에 잡히지를 않았다.
이번 9월부터 올 12월까지 일하게 된 나름 첫 직장 토닥토닥협동조합에서 추천 받아서 읽게 됐다.

우리가 너무나 당연하게 현실로 받아들이고 사는 자본주의라는 것.
그에 대해 비판적인 생각도 많이 했고, 그래서 그런 책도 많이 읽었다.

그렇지만 이런 책은 읽어본 기억이 많지 않다. 어쨌거나 이 안에서 좋은 생각을 하고 무언가 바꿔나가려고 노력하는 사람들과 그 사람들이 벌이는 일들에 대한 이야기. 그 중에서도 이 책은 '금융'의 이야기다.

금융. 자본주의의 끝을 보여주는 분야가 아닐까싶다. 돈으로 돈을 부풀리고, 돈으로 돈을 벌겠다는 온갖 술수가 난무하는 곳. 우리들의 일상과는 우주적인 차이가 있는 금액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매순간 왔다갔다하면서도 정말 우리 삶을 나아지게 하는 일과는 거의 관련이 없는. 그렇게 가진 자들이 엄청나게 돈을 벌면서 만들어놓은 거짓과 거품들이 터지면서 보통 사람들의 삶에 타격을 주는.

사실 그냥 아무 은행에나 예금계좌 만들어서 용돈 맡겨놓고 체크카드나 쓰는 내가 무슨 금융이나 은행에 관심이 있었겠는가. 소비자 입장에서 어느 은행에 적금 들면 이자가 1%나 더 높다더라, 이런 거나 따지는 거 외에 뭘 할 수 있나.

그러나 내가 그러고 있는 동안에도 세상에서는 이렇게나 다른, 신기한 금융기관들이 잔뜩 생기고 또 믿을 수 없을만큼 잘 운영되고 있었다. EBS 지식채널e 라는 프로그램에서 마이크로 크레딧, 그라민 은행에 대해 얼핏 알게 되고, 잠시 신선함을 느낀 뒤 잊고 있던 나에게는 상당히 충격적일 정도다.

나름대로 청년연대은행이라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우리 '토닥토닥협동조합'이기에 이 은행들의 이야기가 남일같지 않았다. 물론, 우리들은 이렇게 직접적인 은행업을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제도적으로도 그렇고. 그렇지만, 이런 착한 금융기관들이 필요하다는 건 분명하고, 또 필요할 뿐만 아니라 그것들이 시대의 흐름이며 매우 '잘되는' 방법이라는 것이 이 책을 읽으면 확실해진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은행이 있다면 당장 내 얼마 안되는 예금계좌나마 전부 옮겼을 텐데,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은행을 찾아보기 어려운 것 같다. 어차피 맡겨두는 돈 이자 1년에 1% 덜 받더라도 좋은 일을 하려는 사람들이 내 돈을 빌려쓸 수 있다는 건 만족스러운 일일 거다. 그로 인해 세상이 좋아지는 만큼 나 역시 이득을 보게 되기도 한다. 

어둠 속에서 돈으로 더러운 짓 잔뜩 하며 자기들 배만 불리는 인간들. 그러다 저축은행 사태처럼 죄없는 서민들만 피해를 잔뜩 보게 만드는 인간들. 이젠 우리도 다른 기업가, 다른 은행들이 절실히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