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빛나는청년 힐링캠프

꿈으로 빛난, 꿈만 같은 '빛나는 청년' 힐링캠프 - 2 -

참참. 2013. 5. 30. 23:08


첫날 받은 것. 속에는 아래처럼 지도와 일정이 나와있다. 일정은 저기에서 좀 바뀌어 진행됐다.


둘째 날 아침이 밝았다-기보다는 5시 50분에 깨워졌다.(그 전에 일어나 씻은 분들도 있었다!)

아침지기님의 표현에 따르자면 '눈곱도 떼지 말고' 비채방으로 올라가라고 하셨다. '호흡명상' 시간이었다. '진짜 매일 아침마다 이렇게 하면 확실히 건강해질 것 같다'고 생각했던 것 같은데, 구체적으로 무슨 동작들을 했는지는 잘 기억이 안 난다. 삼토식을 이때 처음 했던가? 하여튼! 호흡은 매우 중요한 것이라고 한다. 매일 먹는 물과 밥이 얼마나 중요하고, 우리가 항상 취하는 앉는 자세, 선 자세 등이 얼마나 중요한가. 그렇다면 매 순간마다 들이마시는 호흡은 얼마나 어마어마하게 중요할까. 그렇게 생각하니까 뭔가, 무시무시하리만치 중요하게 느껴졌다.

비채방에서 내려가기 전에 이불 개는 법을 알려주셨다. 몹시 간단해보였는데, 아마 내려가면 기억이 안 날거라고 하셨다. 에이 설마, 했는데, 했는데, 그랬는데, 진짜 가물가물했다. 아마, 제대로 갰을거야, 암, 그렇고말고.

아침 먹기 전까지 시간이 좀 남아서, 아침지기님의 권유 중 한가지에 따라 산책을 가기로 했다. 캠프에서 '1초 김수현'이라는 영예로운(?) 별명을 얻게 되는 친구와 둘이, 그냥 둘러나 보려는 느낌으로 시작했는데, 우리 느낌과는 다르게 산책은 모험이 됐다. 걷기명상도 해보기 전이었는데, 걷기명상하는 길로 올라갔다. 그러다가 이거 어디까지 올라가는거지, 이러다 밥 시간 못 맞추겠다 싶어서, 처음 나온 갈림길에서 내려가는 것으로 보이는 길로 꺾었다. 한참을 내려오다보니, 길이, 끊겼다. 뭐야!? 길이 없어? 왼쪽을 보니 나무 사이에 틈으로 우리가 올라왔던 걸로 보이는 길이 살포시 보였다. 우리는, 길도 없는 곳에서 나무들을 헤치고, 그 길로 돌아가는 수밖에 없었다. 아하하하, 그러면서도 수다는 멈추지 않은 즐거운 산책!

아침부터 그 난리를 치고 둘이 아침을 먹으러 갔다. 당연히 밥이 나올 거라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그렇지만 사과와 고구마, 샐러드와 두유에 타먹는 선식은 나름 맛있었다. 배는 쬐금 고팠지만. 아, 참! 그 얘기를 안 했네, 여기서 정말 특이했던 것 중 하나가 밥 먹다가 잠깐 멈추는 시간이 있다는 거다. 아침지기님께서 종을 치시면 즉시, 그대로, 멈춰서 종이 다시 울리기를 기다려야 한다. 한번 식사에 보통 세 번 했는데, 독특한 경험이었다. 가끔 뭐 마시다가 사레 들릴까봐 걱정도 됐지만 그런 일은 없었다. 꽤 무거운 그릇을 한 손으로 들고 음식 옮기다가 당하면(?) 재밌다. 첫날 저녁식사에서 처음 경험했을 때는 입에 고추가 들어있었다. 입안에 퍼지던 그 매운 기운, 아하하.

밥 먹다가 멈추면, 입 안에 들어있는 음식의 맛과 향을 좀 세심하게 느껴볼 수 있었다. 나는 멈출 때마다, 내가 구부정한 자세로 밥을 먹고 있구나하고 느끼기도 했다. 음, 그런데 종이 다시 울리는 순간, 먹는데 정신이 팔려 다시 자세는 그대로였다는 것이 함정. 멈추고 있다가 다시 종이 울리면 많은 테이블에서 대체로 웃음이 터지곤 했다. 막 한참 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멈춰야해서 웃기기도 하고, 왠지 재미있었다.

밥을 먹고나서는 청소명상을 했다. 사실 그냥 청소지만, 일상이 명상이 되어야한다는 의미가! 우리 조는 명상의집 1층 청소를 맡았는데, 난 비채방에서 청소기를 돌렸다. 많은 청소 역할 중에 가장 '명상'과 안 어울리는 역할이라는 생각을 했다. 청소기 소리가 시끄러워서 명상과는 거리가 멀었거든. 지금 생각해보니, 어떻게 보면 청소기 소리 말고는 아무 소리도 안 들려서 청소에만 집중하기에 더 유리한 조건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역시 너무 시끄러워!


청소명상을 하고 나서는 오리엔테이션을 했던 링컨학교 건물에서 고도원님의 특강을 들었다. 역시 오랜 내공이 느껴지는 강연이었다. 주제에 초점을 맞춰서 순서에 맞게 살을 붙여가며 이야기를 해나가시는데, 무척 듣기 편하고, 재미도 있었다. 초등학생일 때부터 6년을 짝사랑하며, 연애편지를 쓰기 위해 셰익스피어를 읽은 이야기, 아, 역시 이런 이야기가 제일 재밌단 말이지. 아하하하. 그런데 그 얘기가 무슨 맥락에서 나왔더라? 기억이 안 나네.

강연의 주요한 내용은, 우리들은 모두 해와 별처럼 빛나는 존재들이라는 것이다. 잠시 구름에 가려있을 수는 있지만 그때도 여전히 빛나고 있는 것이라고. 우리 인생에는 어떤 점들, 꼭지점들이 있고, 그 점들을 선으로 이었을 때, 굴곡이 있는 것이 재밌는 거라고, 인생에서 가장 아팠던 기억들인 가장 낮은 '저점'들이 선물이고 그것들을 기억하고 사랑하라고도 하셨다. 대신, 그 굴곡의 파도 속에서도 그 선이 향해가는 '북극성', 즉 지향하는 방향은 확실해야 한다는 것이 결론이셨다.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1번 말을 해라, 2번 말을 적어놓아라, 3번 좋은 사람을 만나라고 하셨다.
좋은 사람이란? 우선 내 꿈을 믿어주고, 응원해주는 사람들을 주변에 많이 만들어야 한다고 하셨다. 제일 좋은 사람은 좋은 꿈을 가진 사람이고, 좋은 꿈을 가졌다는 건 삶의 방향이 멋있는 것이라고 하셨다. 그렇다면 좋은 사람을 만나는 비법은? 내가 먼저 좋은 사람이 되서 좋은 주파수(왠지 모르게 빛청캠프의 핵심 낱말 중 하나라는 느낌이 드는!)를 보내면 된다 하셨다.

끝으로 스피치에 대해 말씀해주셨다. 캠프동안 2분 스피치를 해야하는데 필요한 것들.
내용, 자세, 표정, 목소리, 시선, '시간!'의 6가지와,
내용에 들어갈 6가지(자기소개, 성장배경, 나의꿈, 꿈너머꿈, 결심이나다짐, 인사)

모두에게 하나씩 나눠주셨던 옹달샘 노트! 우리는 여기에다 2분 스피치를 열심히 정리했다. 글씨는 보지 말자!


그렇게 강연이 끝나고 우리는, 나만의 느낌일지는 모르겠는데, '갑자기' 2분 스피치를 작성하게 됐다. 난 캠프에 오기 전까지 링컨학교도 이름만 들어봤지, 무슨 프로그램을 하는지 전혀 몰랐다. 여기서 이런 뭔가 '발표'같은 걸 하는 줄은 꿈에도 몰랐던 것이다. 당황스러웠지만, 열심히 그동안 내 인생에 점이 될만한 것들이 뭐가 있나 마구마구 써보았다. 그 다음에 그 가운데 어쨌든 커보이는 점들을 골라서 내 이야기를 구성해보았다. 잘 안 되더라, 갑자기 하려니, 무슨 얘기를 해야할지 감도 안 오고. 꿈에다 꿈너머꿈까지, 꿈너머꿈으로는 대체 뭘 이야기해야하지, 하다가 점심시간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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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5/31 - [내가 바라는 일상/2013~] - 꿈으로 빛난, 꿈만 같은 '빛나는 청년' 힐링캠프 - 3 -


1편 2013/05/30 - [내가 바라는 일상/2013~] - 꿈으로 빛난, 꿈만 같은 '빛나는 청년' 힐링캠프 - 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