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2013~2019

[130505] 어린이날, 신나게 놀다. 10km 마라톤, 그리고 농구까지.

참참. 2013. 5. 10. 13:00

5월 5일, 일요일.


오전 여섯 시 - 급하게 씻고 아침을 간단하게 먹고 일행들과 합류하기 위해 집을 나섰다.

 


오전 여덟 시 이십 분 - 소아암 환우돕기 마라톤 10km, 출발! 함께한 풍물패 동아리원들과 따로 또 같이 열심히 뛰었다. 나는 동아리원들 중 나름 1등을 차지했다. 목표가 40분대에 들어오는 것이었는데, 47분 1초로 개인적인 목표도 달성했다. 마라톤을 뛰어본 건 처음이었는데, 10km 정도면 그래도 아주 부담스러운 거리도 아니고 운동으로 하기에도 괜찮은 정도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힘들긴 힘들지만 뛰고 나니 상쾌하고 기분이 좋았다. 


오전 열한 시부터 저녁까지 - 끝나고 함께한 사람들과 찜질방에서 씻고 놀았다. 계란을 하나씩 먹었는데 그거 하나만으로도 어찌나 즐겁게 놀았던지. 가위바위보를 해서 진 사람 머리에 계란을 깨는 거였는데, 산림욕방을 우리가 다 차지하고(산림욕방에 들어오고 싶으셨던 분들께는 민폐를 끼친 셈이지만) 웃음이 끊이지 않는 즐거운 놀이를 했다. 스마트폰으로 동영상을 찍어서 편집한 영상이 페이스북에 올라왔다. 나는 마지막에 왕고였던 02학번 선배의 이마에 무려 계란을 수건에 감아 빙빙 돌리며 돌팔매질로 깨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을 했다. 으악! 달걀을 깨는데 이런 다양한 퍼포먼스가 가능하다니, 놀라운 일이다.

찜질방에서 나와서는 족발을 먹는데, 운동을 하고나서인지 다들 굉장히 맛있게 먹었다. 막걸리도 쭉쭉 들이켰다. 놀라운 건, 그 일들을 다 하고나서, 학교에 다시 모여 후배들 공연연습하는 걸 구경하고 농구를 하러 갔다는 거다. 참 대단한 체력들이다. 인간은 쉽게 쓰러지지 않았다. 학교에서 연습하던 후배까지 끼어 4:4로 팀을 짜 고기 내기! 농구 한 판을 뛰었다. 치열한 접전 끝에 내가 속해있던 YB팀이 졌다. 윽. 또 함께 고기를 구워먹으며 오늘의 일들을 이야기하는데, 이렇게 '빡세게' 놀아본 것이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다들 그런 이야기를 했다. 아주 알차게 논 일요일이었다. 내일 아침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여기저기서 들렸다. 사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월요일 아침, 허벅지와 종아리가 상당히 땡기고 등허리도 쑤시고 목도 왠지 뻐근하다. 다른 사람들도 골골대면서 학교 가고, 출근했겠지? 하하하, 휴학생인 나는 여유롭게 이런 밀린 일기 비스무레한 글을 쓰고 있다. 좋다. 이런 사람들이 둘레에 있다는 것이 좋고, 이렇게 놀 수 있다는 것이 좋고, 날씨도 참 좋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