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2023~

마인드셋

참참. 2024. 7. 30. 20:48

 



여름을 맞아 연인 재인과 동생네 가족과 함께 속초로 휴가를 갔다. 처음 계획할 때는 계곡을 가려고 했는데 장마가 길어져서 비오는 계곡은 영 아니다 싶어 동생이 한번 제안했던 속초의 수영장 있는 호텔로 변경! 여러모로 아주 잘한 선택이었던 것 같다. 마침 운 좋게 좀 부담됐던 호텔 숙박비에 보태쓸 돈도 생겨서 더 좋았다.

재인과 함께 여행을 가면 그 지역 서점에 들르는 일이 많은데, 속초에는 동아서점이 있다. 이번에도 속초 도착한 첫날 가서 책을 골랐는데, 나는 <마인드셋>을 샀다. 그 책을 찾아본 이유는 최근 즐겨보게 된 유튜버 돌돌콩의 추천 때문이다. 그의 자기계발서 100권 5분 요약 영상의 임팩트가 몹시 강렬했는데, 그 영상에서 단 한 권을 추천한다면 바로 이 책이라고 소개한 책이 바로 <마인드셋>이다.

사실 읽어본 적도 없으면서도 대충 아는 얘기일 거라 생각했다. 어느 정도는 그렇기도 했다. 예상했던 내용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았다. 그래도 구체적인 사례와 연구결과들이 제시되니까 흥미진진하고 고개도 끄덕끄덕하게 됐다. 이렇듯 큰 틀에서는 여기저기서 한두 번씩은 들어본 내용이었지만, 새롭고 충격적이라고 느낀 부분들도 있었다. 하나는 지능이나 재능같은 영역뿐만 아니라 '인간관계'와 같은 곳에도 고정 마인드셋과 성장 마인드셋을 적용시키는 부분이었다.

개발자로 일한지도 4년이 넘어가면서 비개발자들이야 모르지만 업계에서는 꽤 유명한 선배님들을 나도 몇몇 알게 됐다. 그 중에서도 존경하고 애정하는 분은 단연 향로님이다. 블로그와 유튜브를 열심히 하셔서 개발자들 사이에선 꽤나 유명하신데, 이분이야말로 현실세계에서 성장 마인드셋이란 무엇인가를 보여주시는 분이다. 개발자로서 기술적인 부분에서, 또 최근 몇년간은 CTO로서 개인 기술자들을 팀으로 만들어간다는 부분에서 계속 발전하는 뛰어난 능력과 멋진 마인드셋으로 많은 분들에게 실질적인 도움과 영감을 주고 계신다.

향로님의 최근 글 중에서 어떤 유튜브 영상을 보고 결혼생활도 직장생활하듯이 해야되는 것 같다는 말에 격하게 공감하시면서 깨달음을 얻었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사실 그때는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결혼생활이랑 직장생활은 꽤나 느낌이 다르기에 어떤 면에서 그렇게 이해하신 걸까 싶었는데, 이번에 <마인드셋> 책을 읽으면서 성장 마인드셋을 관계에도 적용하는 부분을 보고 비로소 이해했다. (물론 내가 이해한 게 향로님의 실제 의도와는 다를 수 있다.)

성장 마인드셋의 핵심 중 하나는 역경, 고난, 실패 등으로 여겨질 수 있는 상황에서 쉽게 좌절하거나 상황 또는 사람, (선천적) 자질 등을 탓하지 않고 배울 수 있는 기회라고 여기는 것이다. 관계, 결혼생활 역시 갈등이나 다툼 등 어려움은 있을 수밖에 없다. 이때 자신의 직장생활에서 어려운 일이 닥쳤을 때 오히려 성장의 기회로 여기는 마음가짐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결혼생활에서도 갈등이나 다툼의 상황을 관계에 대한 배움, 서로에 대해 더 잘 알게 되는 기회 등으로 여기며 계속 나와 우리를 발전시켜 나가면 되는구나라고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다.

최근에 돌돌콩 유튜브와 <마인드셋> 책 말고도 읽고 있는 웹소설이 하나 있는데 네이버 시리즈의 <오늘만 사는 기사>라는 작품이다. 이 웹소설은 향로님이 블로그에 소개하셔서 알게 됐는데 재밌어서 매일 조금씩 읽고 있다. <마인드셋>을 읽으면서 그 소설과 향로님이 자꾸 생각나서 재밌었다. 내가 생각하는 향로님은 정말 성장 마인드셋의 모습을 많이 보여주시는 분인데, 그 향로님이 언급한 소설을 읽어봤더니 주인공이 성장 마인드셋이라는 걸 의인화한다면 이럴까 싶은 캐릭터였던 것이다. <마인드셋> 책을 읽기 전에는 그런 식으로 연결 짓지 못했다.

<마인드셋>에서 또 흥미로웠던 것은 위에도 언급했듯 한 사람이라고 해도 어떤 분야에는 고정 마인드셋을 갖고 있고 다른 분야에는 성장 마인드셋을 갖고 있기도 하다는 것이다. 코딩실력은 얼마든지 계발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생각하더라도 노래 실력은 타고난 재능이 없어서 잘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거나 하는 것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일이니까 이해하기 어려운 일은 아니다. 다만 고정 마인드셋, 성장 마인드셋 이렇게 이름을 붙여서 생각하니까, 그리고 내가 특정 분야에 대해 갖는 마인드셋이라는 것도 (쉽지는 않지만) 바꿔나가고 가꿔나갈 수 있는 것이라는 걸 배우니까 꽤 좋은 기분이다.

주변 사람들에게 성장 마인드셋을 자극하게 칭찬하거나 피드백하는 방법도 나와있어서 좋았고, 이미 조직문화에도 관심이 많으니 그리 상상하기 어려운 일은 아니었지만 회사나 조직에도 마인드셋이 존재하고 측정할 수 있다는 내용도 흥미로웠다. 아무래도 요즘 내 화두는 성장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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