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2020~2022

나의 여행

참참. 2022. 6. 28. 21:12

 

어떻게 해야할지, 무슨 말을 해야할지 아무것도 알 수 없었던 순간에 지난 1월 읽었던 <평일도 인생이니까>를 집어들었다. 다섯 달 만에 다시 읽는 책이 갈 곳 잃은 마음을 조금이나마 진정시켜 주었다. 그렇게 비슷한 이야기를 숱하게 읽었어도, 읽을 때마다 새로워서 나는 또 새삼스럽게 내가 나의 하루를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 생각해봤다.

Today is better than tomorrow.

내일을 기다리는 대신 오늘을 살아야하는데, 과연 그러고 있나.

잘 산다는 게 대체 뭘까? 그건 그냥 내가 오늘 하루를 마음에 들어 하는 그런 일이 아닐까? 우리는 어떤 즐거움을 찾아다녀야 할까? 크든 작든 내가 느낀 즐거움들에 이미 그 답이 나와 있는 게 아닐까? 언제 즐거운지, 언제 웃었는지 기억하고 산다면 그걸로 충분한 인생일지 모른다.

나에게 마음에 드는 하루란 어떤 하루인가, 내가 지금 하고 있는 것이 내 하루를 내 마음에 들게 하는 행동인가? 반문해봤다. 그리고 최근에 다시 시작해 한참 열심히 한 게임을 컴퓨터에서 삭제했다.

Do more of what makes you happy.
내가 좋아하는 여행의 방식을 찾는 건, 나에게 맞는 삶의 방식을 찾는 것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남들처럼 여행하려는 사람은, 사는 것도 남들처럼 살게 될지 모르는 일이니까. 그것은 여행이 내게 알려 준 유일한 삶의 태도이기도 하다.

남의 여행을 곁눈질하는 대신, 나의 여행을 하라는 것.

이 책에도 새로운 책이 아닌 가장 마음에 드는 책들을 다시 읽는 것, 새로운 곳 말고 마음에 들었던 곳에 다시 가는 것에 대해 나오지만, 최근에 애인과도 그런 얘길 했었다. 열두 권의 책을 정해 매년 그 달이 되면 그 책을 다시 읽는 것도 재밌겠다고. <평일도 인생이니까>는 1년도 되기 전에 또 읽게 됐지만, 1년 중 한 달로 정한다면 12월의 책으로 점찍었다. 묘하게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데가 있는 이 책은 새해빙고를 포함해 한 해가 시작되는 때의 기분으로 읽기에 좋은 부분이 많다. 언제나 읽어도 좋은 게 함정이지만.

나의 여행을 하기 위해서, 다시 내가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지, 내가 좋아하는 하루는 어떤 하루인지부터 생각해본다. 그리고 거기에는 언제까지나 함께하고 싶은 당신이 꼭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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