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2020~2022

코인

참참. 2021. 12. 17. 13:03
몇달 전 13000원에 혹해 코인거래소앱을 설치했었다. 만원은 인출(와중에 인출수수료 1000원)하고 나머지 3천원 정도로 귀엽게 75원짜리 트론이라는 코인을 샀었더랬다. 금액도 귀엽고 어차피 공짜로 받은 돈이어서 1-2주에 한번 심심풀이 삼아 들어가봤다.
그 몇달 뒤 카카오톡에서 클립이벤트로 클레이튼 코인을 12코인 얻게 됐다. 당시 1클레이당 1500원이었는데 1300원까지 내려갔다가 1800~1900원에 한동안 머물러있었다.(트론은 150원까지 갔다가 120원 정도에 머물러있었다.)
그러다 12월 3일 갑자기 모든 코인이 폭락한 적이 있었다. 아무리 봐도 다시 올라올 거 같아서 돈을 좀 넣었다. 올라오고 있다가 내가 넣자마자 다시 좀 떨어졌는데 그래도 하루이틀만에 다시 플러스로 돌아섰었다. 1650원 정도에 클레이튼을 사서 1750원에 일부 팔고 1800원 1900원 갈 줄 알고 들고있었다.
그러다 3일 전쯤 1400원대까지 폭락했다. 처음에 내려갈 땐 싸게 살 기회다해서 1590원에도 사고 1550원에도 사고 1530원에도 샀다. 1500원대가 무너지니까 약간 아득해졌는데 3일동안 1500원초반에서 왔다갔가했다. 1550까지 올랐다가도 다시 1490원대로 떨어지고.. 내 평균매수가는 추가구매로 낮추고 낮췄는데도 1580원대..
정신을 차려보니 하루종일 코인거래소앱만 보고 있었다. 오늘 새벽 반등한 틈을 타 1~2% 이익만 보더라도 상당량을 팔았다. 아직도 욕심이 남아서 전부 다 팔진 못했다. (처음엔 꿈도 크게 30프로 먹을 생각하며 들어갔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내가 나에겐 결코 작지않은 돈 300만원으로 한달만에 10%라는(적금이자가 1년에 2프로대인데 한달만에 10%!!) 놀라운 투자성공을 거두어도 버는 돈은 30만원인데, 그에 비해 들어가는 심적에너지소모가 너무 크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머리로는 분명 다시 오를 거라고 생각하지만 어디까지 내려갈지도 알 수가 없는 일이라 그 공포와 끝도없는 불확실성에 질려버렸다. 은행에 돈 넣어놓고 매일마다 이자 얼마나 붙나 안들여다보듯이 넣어놓고 신경 끌 수 있으면 괜찮은데 내가 그게 안되더라. 플러스일땐 그래도 괜찮았는데 파란불이 켜진 3일동안은 정말... 3%로 목표이익률을 변경하고 웬만하면 12월 내에 대부분을 회수하기로... 부끄러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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