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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속에는 괴물이 산다>, 한덕현 - 막연하게 불안해하는 이들을 위해

참참. 2013. 5. 10. 09:18



마음속에는 괴물이 산다

저자
한덕현 지음
출판사
청림출판 | 2013-03-19 출간
카테고리
자기계발
책소개
-
가격비교

막연하게 불안해하는 이들을 위해


오랜 경험에서 나온 다양한 사례와 더할 수 없을 만큼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조언. 실패라는 단어에 직면해서 어쩔 줄 몰라하는 우리들의 심리에 대한 이해와 통찰을 주는 책이다.

선수들이 무엇인가가 잘 풀리지 않았을 때, 그것을 있는 그대로 보면 된다. 그러면 그것에 대해 진단을 내리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행동을 할 수 있다. 그 부분에 대한 이론을 살펴보고 조언을 얻고 연습을 하면 된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막연하게 아 오늘은 잘 안 되네, 뭐가 문제지라고 생각해버린다. 혹시 다음날 또 뭔가가 잘 안 풀리게 되면 그게 분명히 전날과 다른 이유여도 그냥 난 계속 뭐가 안된다고 말해버린다. 과정보다는 결과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그러면서 스스로 슬럼프를 만들어간다.

글쓴이가 스포츠선수들과 만나며 연구하고 알게 된 것들이지만 이 모든 이야기들이 평범한 직장인들, 나아가 모든 사람에게 다 똑같이 적용이 된다. 어떤 일이 살짝 어긋났을 때 그것을 그냥 그 자체로 보면 그저 해결하면 되는 사소한 장애물일 뿐일 수도 있다. 문제는 거기에 '실패'라고 이름을 붙이며 자신을 스스로 옭아맨다는 거다. 다음날 다른 어떤 일이 생겨 다른 어긋남이 생겼을 때, 분명 전혀 다른 이유로 발생한 것인데도 역시 난 '실패'만 한다며 스스로 자책을 한다. 그 자책에서는 생산적인 결과가 나오기 어렵다.

무작정 긍정적으로 생각해라, 잘되는 상상을 하면 된다. 이렇게만 말하지 않아서 좋다. 방법은 구체적일수록 진짜 어려운 사람에게 쉽게 힘이 될 수 있는 법이다. 글쓴이가 소개하는 아주 구체적인 집중하는 법, 슬럼프에서 탈출하는 법 등이 인상깊다. 가령 갑자기 어떤 동작에 자신감이 없어질 때는 그 동작을 아주 느리게 하며 여러 부분으로 나누어서 천천히 해보란다. 불안할 때는 불안하지 않다고 생각하려 애쓰는 것보다는 이런 무대에서 불안한 게 당연하지하고 자신이 불안하다는 사실을 차라리 받아들이란다. 참 와닿는 조언들이다. 말만 좋은 말들은 기분은 좋은데 막상 상황이 닥쳤을 때는 쓸모가 없어지곤 하지 않던가.

'자기비하를 일삼는 사람들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상대의 말을 전적으로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상대의 말이 타당한지를 따져보지도 않고 무조건적으로 수용함으로써 자기 자신을 압박하고 결국 나쁜 결과까지 초래하도록 만든다.'(48쪽) 공감이다. 나 자신을 돌아보면 이런 측면이 얼마나 많았던가. 더 웃긴 건 우리는 남의 좋은 말은 지독하게 안 들으면서도 자기를 비하하고 흉보는 건 말도 안되는 것도 다 믿어버린다는 거다. 난 가끔 그러는 내 자신에 깜짝 놀라기도 한다. 어쩌다 이렇게 된 걸까? 앞으론 그러지 말아야지. '"난 여기까지야." "이것도 어디야." 스스로를 작게 만드는 이런 말은 쉽게 해서는 안 된다. 누구도 스스로에게 이런 말을 함부로 던질 만큼 하찮은 존재가 아니다.'(49쪽) 위로가 됐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촌스러운 질문을 기억해주길 바란다. 사람들은 불안해지면 자신을 잃어버린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내가 상담한 사람들은 대부분 그 반대였다. 다시 말해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모르기 때문에 불안해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240쪽) 나 자신을 안다는 것. 참 어려운 일이다. 저 먼 옛날부터 너 자신을 알라고 그렇게 얘기를 들었어도 아직 우린 우리 자신도 모른다. 진정한 내가 누구인지를 끊임없이 생각해보는 것. 진정한 나의 목소리를 듣는다는 것은 얼마나 소중한 일인가. 자신이 누구인지 알며 진정 하고싶은 것을 하고 진정 필요한 것을 하며 산다면 그렇기만 하다면 말 그대로 불안할 일이 뭐가 있을 것이며 두려울 일이 뭐가 있을 것인가. 이것은 온 삶을 관통하는 진리이다. 그러나 오늘도 우리들은 '참 좋은 말이다, 참 맞는 말이야'라고 하면서도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 따윈 잊고 일상으로 돌아갈 것이다.

스포츠선수건, 회사에 다니건 자꾸만 실패한다는 생각에 침울해지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읽어볼 만한 책이다. 주변에 그런 사람 있으면 추천해주시면 좋을 것. 난 여러 사람 앞에서 발표같은 걸 하면 굉장히 떨리고 초조한데, 이 책을 한번 더 읽으면서 그것을 좀 해결해봤으면 좋겠다.


* 이 글은 2013년 4월 11일에 쓴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