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정하고 존경하는 커플의 결혼전시에 갔다. 가는 길에 지하철에서 책을 읽다 이런 구절을 만났다.
"관계에서 버림받을까봐 걱정하지도 자유를 잃을까봐 두려워하지도 않고 세상과 서로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용기와 자유가 있을 때 우리는 건강한 사랑을 할 수 있다." «싸움의 기술», 정은혜
내가 보는 둘의 사랑이 이런 모습이다. 오늘도 한쪽은 상대에게 함부로 선을 넘지 않고 존중하는 법을, 다른쪽은 상대에게 사과하고 화해하는 법을 배웠다고 말하는 사람들. 먼발치에서 보이는 것만 지켜볼 따름이지만 두 사람이 보여주는 서로를, 그리고 우리가 사는 세상을 사랑하고 아끼는 모습들에서 감동을 느끼게 된다. 그런 모습을 볼 수 있어서 기쁘고 다행이다. 그런 사랑이 존재한다는 걸 보고 알고 느낄 수 있어서 고맙다.
어떤 때는 이런 관계가 부럽게 느껴진 적도 있었다. 나와는 정말 멀게 느껴졌다. 보고 있으면서도 잘 상상이 되지 않았달까. 우주여행장면처럼 보고 있으면서도 진짜 겪으면 어떤 느낌일지 감이 안 오고 그럴 일이 있을까 싶은 마음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둘은 여전히 아름답지만 이젠 그렇게 멀게 느껴지진 않는다. 나도 건강하게 싸워나갈 수 있는 관계에 대해 조금씩 상상해볼 수 있게 되었다.
앞으로도 오래오래 두 사람의 사랑과 삶을 지켜볼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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