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의계절 팝업식당
김밥과 국수가 잘 어울렸다.
예약제이고 마지막 타임이어서 다음 손님이 없다는 걸 알았기에 느긋한 마음으로 온전히 그 공간과 시간을 즐길 수 있었다.
여기에 오기까지 서로 이어준 인연들에 대해, 오늘의 음식들과 그걸 만든 재료들과 마음에 대해, 서로에게 얼마나 고마워하는지에 대해 긴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 책을 주고받는 그 분위기에 나까지 젖어드는 기분이었다.
한없이 천천히 먹으며 읽고 있던 소설 "복자에게"를 읽었다. 그 순간에 느끼던 기쁨과 소설에서 온 슬픔이 섞여 묘한 기분이었다.
정리와 청소를 마치고 잠시 함께 걸었다. 시원한 바람. 나도 모르게 점점 느려지는 발걸음. 버스 정거장에서 보내버린 버스 3대. 잠이 좀 부족한듯 피곤한 날이었지만 그럼에도 잔잔하고 충실하고 기분좋은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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