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바라는 만남

B급좌파 김규항 강연회, "어떤 버스를 타시겠습니까?"

참참. 2013. 5. 10. 07:44


* 이 글은 2009년에 쓴 글입니다.


2009년 11월 16일 월요일.
제2공학관 5층의 강의실에서,

생활도서관이 주최한 B급 좌파의 저자 김규항 선생님강연회.

"어떤 버스를 타시겠습니까?"

좀 늦게 간 덕분에 앞부분의 내용은 듣질 못했다.
하지만 강연 일부와 질의응답에서 정말 말 잘하시는 분이라는 걸 느낄 수가 있었다.
다만 말만 잘하는 것이 아니라 밑에서 그 말을 든든하게 받쳐주는 내공이 있으시다는 것도.


주요내용 중의 하나가 '우리 안의 이명박'이라는 것으로, 이명박을 욕하고 하면서도 정작 과연 그 내면에는 어떠한 것이 있는가에 대해서, 우리들은 진정으로 그와 다른가에 대해서 먼저 고민해보자는 굉장히 의미심장한 말씀을 해주셨다.
우리들도 알게 모르게 대부분이 신자유주의적인 생각에 깊이 빠져있다고.


또, 우리가 '정의감'으로 할 수 있는 운동은 20대까지라고,
내가 '희생'하는 것을 받아들이며 할 수 있는 운동은 20대까지라고 그렇게 말씀하셨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결국엔 정말로 이 일을 즐기고 그것이 나의 삶이 되도록 하지 않으면 계속 할 수 없는 것이라고. 본인의 특이하다면 특이한 삶을 옆집에 이사온 평범한 대기업 회사원 아저씨가 처음엔 이상하다고 생각했으나, 언제부터인가 옆집의 이상한 이웃 김규항 씨가 자신보다 행복해보인다고 생각해서인지, 그 생활을 바꾸기 시작했다고 하셨다.
진정으로 누군가를 변화시키려면 자신의 삶으로써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고 어쩌면 오직 그 방법밖에 없다고 그런 말씀도 같이 해주셨다.

또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인간의 진정한 행복이란 관계에서 온다고 마지막에 해주신 말씀이다.
그리고 경쟁에서 벗어나서 산다고 해도 절대 '굶어죽'지는 않는다고, 겁내지 말고 도전해보라고.


하지만 우리 대부분에게 가장 큰 문제는
경쟁에서 벗어나 내 하고싶은 것을 하며 살려고 결심하려 해도,
정작
내가 진정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조차 잘 모른다는 것에 있겠지.


나 역시 마찬가지.


 어쨌거나
 이것저것 정말 느낄게 많은 강연회였다.
 그의 책을 읽어보고 싶어지게 만드는 강연회이기도 했고.


 그는 - 그처럼 살고 싶다 - 라는 생각이 충분히 들만한 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