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2020~2022

에어팟프로를 샀다

참참. 2021. 5. 25. 19:59

에어팟프로를 샀다. 고민은 작년부터 했는데, 이번 고민은 짧았다. 잘 쓰고 있던 헤드폰이 날이 더워지면서 귀에 땀이 차고 거추장스럽게 느껴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마침 작년 5월부터 5만원씩 부었던 적금 하나가 만기가 됐다. 60만원에 이자 6천몇백원. 애초부터 나의 기쁨을 위해 쓰려고 부은 적금이었으므로 스스로에게 이직 기념 선물을 주기로 했다.

선물을 제외하고 '필요하지 않은' 물건은 절대로 사지 않는다는 게 내 나름의 생활방식 중 하나다. 그러나 '필요하다'라고 하는 것은 생각하기에 따라 굉장히 모호한 기준이다.

그 기준을 "없어도 죽지 않는다"쪽으로 두게 되면 사실상 살 수 있는 게 거의 없다. 최근의 나는 기준을 꽤 하향조정한 편이다. 지금의 기준은 "일주일 내로 구체적으로 사용할 일이 반드시 있다"다.

옷을 사면 보통 그 다음날 바로 입고 나간다. 신발을 사도 그렇다. 지금까지 살면서 얻은 교훈 중 하나는 아끼면 똥된다는 거다.

언젠가는 쓸일이 있겠지라는 식으로 소비를 하기에는 이미 가진 짐은 너무 많고 가진 돈은 얼마 없다.

아이폰이 아니라서 좀 걱정했는데, 결과적으로 잘 샀다. 퇴근길마다 지하철에서 듣는 라디오방송(the scoop)을 쾌적하게 들을 수 있어서 정말 좋다.

내가 생각보다 더 소음에 약한 사람이라는 걸 갈수록 더 느끼고 있다. 풍물패동아리할 때도 여름전수 때 전공악기를 쇠(꽹과리)로 골랐다가 4일만에 번복하고 장구로 바꿨었다. 그때도 "너무 시끄러워서요"라고 말했지만 반은 농담이었다. 그치만 다시 생각해봐도 내 손에 들고 치기엔 너무 시끄러운 악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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