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바라는 책읽기/~2008

<서울대학교 학생선발지침>, 하재근

참참. 2013. 5. 9. 18:55


* 이 글은 2008년 11월에 쓴 글입니다.

http://blog.naver.com/kimjh620/20087293499




서울대학교 학생선발지침

저자
하재근 지음
출판사
포럼 | 2008-02-15 출간
카테고리
정치/사회
책소개
『서울대학교 학생선발지침』은 학벌없는사회 사무처장이자 시사평론가...
가격비교


열며

읽는 내내 가슴이 답답했다. 종종 나도 모르게 책을 덮어버리고 후우- 한숨을 쉬게 될 정도로.

'88만원 세대'도 읽어보았고, '학벌사회'도 읽어보았지만, 이 정도로 대한민국이 암담하게 느껴진 건 처음이다.

이 책은 한마디로 말하자면, 대학서열체제 비판, 대학평준화 촉구를 위한 도서다.

하지만 현재의 민생파탄현상의 원인인 중소기업의 몰락부터 시작해서 대한민국의 발전사, 현재의 경제구조와 박정희 시대의 경제정책, 경제구조와 교육제도 변화상의 유사성과 상호영향관계, 교육정책의 역사와 폐해, 그리고 진정한 자유와 진정한 공화국은 무엇인가에 관해서까지 유럽 복지국가, 미국, 일본 등과의 비교, 다양한 통계자료와 연구자료의 인용, 고구려와 부여에서 임진왜란까지 드는 비유를 통해 적나라하게, 한결같은 목소리로 이야기하고 있다.

그리고 결론은 대학평준화다. 이 모든 것을 뒤집기 위해 끊어야할 고리 중 그나마 가장 약하지만(어디까지나 상대적이다) 그 효과는 굉장한, 그래서 가장 첫번째로 공략해야할 급소로 대학평준화를 들고 있는 것이다. 그럼 지금부터, 뭐가 어떻게 잘못되었고 어째서 대학평준화만이 그 대안이라는 것인지 살펴보자.

 

1. 자유화로 인한 파탄

과거 박정희 시대에는 정부가 경제를 꽉 쥐고 흔들었다. 현대자동차는 정부의 전폭적인 지지로 세워졌으며, 외국 자동차사와의 합작도, 자동차부품의 수입도 정부에게 저지당하고, 모든 부품을 기술수준이 낮은 우리나라 중소기업으로부터 강제로 구입해야했다. 자연스럽게 중소기업에게 기술 등을 지원하는 것이 의무처럼 되었다. 노동자들은 저임금으로 착취당했다. 나라를 위해서라는 명분이었다. 그리고 반강제적으로 국민들은 국산품을 썼다. 이러한 정부의 강력한 보호 아래, 국민들의 희생에 힘입어 대기업들이 일구어졌다.

그런데, 독재와의 오랜 투쟁끝에 드디어 민주화 세력이 권력을 잡는다. 방황하던 그들은 독재 시대의 국가개입에 치를 떨며 자유화를 외치기 시작했다. 그동안 수탈당했던 국민들도 이를 환영했으며, 그 결과 우리나라에 자유화의 흐름이 시작된다.

바로 이 부분에서 문제가 발생한다. 이들이 너무 흥분한 나머지, 또 미국의 영향을 많이 받은 탓으로, 모든 국가의 개입을 악으로 규정하며, 국가가 보호해주지 않아야 살기 위해 발버둥치고 그럼으로써 소비자의 선택에만 맡기면 경쟁력이 살아난다는 하나의 논리에만 빠져 강자에의 규제를 사실상 포기해버리게 된 것이다.

우리나라의 산업이 아직 열악한 수준이라면 외국 상품으로부터 시장을 보호해야한다는 상식조차도 생각해내지 못하게 된 것이다.

시장원리라는 환상에 빠져 모든 규제를 풀어댄 결과 어떻게 되었을까?

그동안 한껏 정부의 보호를 받으며 국민의 피로 세워진 대기업들은 오히려 이젠 정부에게 더 많은 자유를 요구하며 모든 규제를 풀라고 요구한다. 그리고 대기업들은 값싼 외국부품을 쓰거나, 중소기업들에게 납품단가를 낮추라고 협박했다. 너무나 당연스럽게도 중소기업 대부분은 경쟁력을 키우기는 커녕 몰락해버렸다. 우리나라 서민경제를 파탄내는 것은 또 있다. 바로 주식시장과 외국자본이다. 국민의 피로 큰 대기업이 소수 재벌과 외국인 주주들의 압력으로 경영권 방어를 위해서 자사주를 매입하는데 전 임직원의 월급과 맞먹는 돈을 쓰고, 주주들에게 돌아가는 수익을 올리기 위해(회사에서 순이익이란 것은 총이익 빼기 비용을 뜻하므로) 노동자를 자름으로써 비용을 줄인다. 또한 중소기업에 주는 부품단가 등도 비용에 포함되므로 이를 줄이려고만 노력한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 노동자와 중소기업이 살아남기는 매우 어렵게 된 것이다.

그러면서 독일, 영국, 미국의 예를 든다. 이 세 나라들도 자국의 산업이 형편없었을 때는 높은 수입관세 등으로 강력한 보호무역을 펼치다가 그 산업에서 자국이 세계 최고가 되었을 때 시장을 개방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한미FTA는 일단 개방하고 나면 시장원리에 따라 경쟁을 통해 경쟁력이 확보되고 성장할 것이라 말한다. 시장원리를 적용할 때 모두가 놓치고 있는 것이다. '출발선'이 다르다는 것을.

경쟁은 분명 발전의 동력이 된다. 하지만 애초부터 출발선이 다른 경쟁은 당연히 원래부터 강자였던 자의 승리, 또 승리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은 너무나 자명한 일이다.

스크린쿼터제를 없애려고 할 때 정부관료가 한 말은 이렇다.

그 말쑴은 …… 미국 소비자들이 한국 영화를 안 본다는 말씀이시죠. …… 그럼 한국 영화계가 미국 소비자들이 볼 만한 영화를 만들면 될 것 아닙니까? - 김종훈(한미FTA 협상 우리 측 수석대표)

참으로 시장원리의 환상에 빠진 황당한 발언이 아닐 수 없다. 애초에 영화산업의 규모가 다르고, 갖고 있는 자산규모가 다른 상황에서 무조건 미국 소비자들이 볼 만한 영화를 만들라는 얘기다. 경쟁력이 땅에서 솟아나나? 경쟁력은 무조건적인 경쟁에 몰아넣음으로써 생기는 것이 아니라, 정부의 적절한 보조와 압도적 강자로부터의 보호, 비슷한 수준에서의 경쟁을 통해서 생겨난다. 박정희 시대 때 정부의 강력한 보호와 내수시장의 보장을 통해 탄생한 삼성, 현대, 포스코 등이 이를 증명한다.

 

2. 교육 문제

글쓴이는 이 자유화의 논리가 교육에까지 옮아온 것이 문제의 근원이라 한다. 서울대는 처음부터 우리나라의 중심대학으로 육성된 대학이다. 그런데 자유화 바람이 불 때, 그 당시까지 있던 서울대, 연고대의 서열이 굳어지기 시작하면서 점점 더 그 간극이 벌어져 현재에 이른다. 처음 우리나라에 대학을 세우던 당시에 한국의 대학교육을 위해 육성하던 대학이었을 뿐인 서울대가, 자유화의 흐름을 타고 대한민국에서 사실상 하나밖에 없는 독보적인 존재로 굳어져버린 것이다. 여기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전국 단위의 한줄 세우기 의식을 통해 일류대에 진학하는 시스템이 기득권층의 부와 권력의 세습수단으로 이용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90% 이상이 이렇게 생각한다.

서울대? 능력있는 사람들이 가는 곳이다. 내가 못 간 것은 내가 그만큼의 능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능력이 있으므로 특별한 대우를 받는 것이 당연하다. 능력있는 그들이 우리나라를 이끌어가야 한다. 내 자식은 잘 교육시켜 서울대에 보낼 수 있을 것이다. 만약 못 간다면 내 자식의 능력이 부족해서이므로 어쩔 수 없다.

물론, 서울대생들은 굉장히 공부를 잘 했고, 또 상당히 성실히 한 사람들이다. 거기까지 부정하지는 않겠다.

하지만 연구결과를 보면 서울대생의 60%는 부모의 소득이 상위 20%인 계층에서 나왔다고 한다. 그 외에도 서울대 진학률과 부모소득, 사교육비 투자 등이 비례를 그리고 있다는 연구결과나, 강남 등 특정지역이 특목고, 일류대 합격률이 현저하게 높다는 연구결과는 이미 식상할 정도로 잘 알려져 있다. 이런 결과가 왜 나왔겠는가?

상식적으로만 생각해봐도 금방 알 수 있다. 똑같은 능력을 지닌 두 아이가 있다. 한 아이의 부모는 농촌에서 농사를 지으며 근근히 생활비를 벌고 있고, 다른 한 아이의 부모는 강남에 아파트도 가지고 있으며 한달 사교육비로 400만원 정도를 지출하고 엄마는 전업주부이면서 아이가 학교에 있는 동안 대부분의 시간을 입시설명회 등에 참석하며 다양한 입학전형 등의 입시정보를 빠삭하게 꿰고, 아이를 보조한다.

두 아이 중 한 아이가 서울대에 간다면, 어느 아이가 가겠는가? 그리고, 다들 알다시피 몇몇 똑똑한 아이들을 제외하고는 사고능력이나 기억력같은 것들이 아주 크게 차이가 날 수가 없다. 그런데 뱃속에 있는 시절부터 '교육'을 받는 것이 바로 돈많은 집 아이들이다.

아까 경제 이야기를 할 때와 똑같다. '출발선'이 다른 것이다. 출발선이 다른 경주를 시켜놓고 결과에만 승복하라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한마디로 말이 안된다.

 

3. 무조건적인 미국 추종과 자유라는 말의 함정

책에 따르면 얼마 전 우리나라의 사회양극화율이 세계 최고 수준의 사회양극화를 보여주고 있는 미국을 앞질렀다고 한다. 그저 어이가 없을 뿐이다.

책 내용 중에 다른 책에서 인용한 부분에서, 미국이 그러한 경제 체제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은 내부식민지(흑인을 주축으로 하는 빈민가)가 있기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애초에 돈이 없기 때문에 대학은 꿈도 못 꾸고 저학력일 수밖에 없는 이들은, 저학력이므로 또한 굉장히 저임금 노동자이다. 뿐만 아니라 언제든지 자를 수 있는 노동자다. 이런 노동자들이 미국에는 내부식민지라 불릴만큼이나 있는 것이다. 미국, 미국드라마 하면 미국 중산층들의 호화로운 생활만 생각하지만, 미국은 이 정도로 사회양극화가 심해서 앞에 언급한 사람들의 경우에는 의료보험을 들지 못해 돈이 없어서 병원에 못 가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라고 한다. 우리나라는 적어도 전국민 의료보험은 제공되지 않는가?

그런데, 우리나라의 사회양극화율이 미국을 앞질렀단다. 이 어찌 비탄할 일이 아닐까.

불과 몇년만에 화산이 폭발하듯 갑작스레 늘어난 '비정규직', 맨날 해결한다고 공약하지만 아무도 해결못한 청년실업, 앞서 말한 대기업의 노동자 구조조정이 자유화의 일환으로 용이해진 점과 중소기업의 몰락을 통해 확 늘어난 각종 고시 준비생들..

자유라는 말 속에는 함정이 있다.

벌써 세번째이지만, 바로 출발선이 다른 자유라는 것이다. 무조건 경쟁할 자유를 줄테니, 능력껏 해보라면 그게 자유인가? 개인의 능력을 떠나서 애초에 동원할 수 있는 금전적, 인맥적 능력이 다른데, 그걸 자유롭게 경쟁시킨 다음 자유로운 경쟁의 결과이니 니 능력을 탓하며 하류인생을 살라는 건 말이 안된다.

소비자 주권을 신장시키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이라 말한다. 소비자들이 합리적인 선택을 하고, 기업들이 살아남기 위해 소비자들의 요구를 충족시킬 상품을 만들기 위해 경쟁함으로써 경쟁력이 신장된단다. 맞는 말인 것 같다. 하지만 국내 산업이 아직 자리잡지도 못한 분야에서 이렇게 개방해버리면 소비자들은 당연히 합리적 선택으로 외국제품을 택한다. 가격경쟁에서는 중국에게 밀리고 기술이나 디자인 경쟁에서는 미국, 일본, 그 외 유럽국들에 밀린다. 국내에서 팔리지를 않으므로 산업은 망할 수밖에 없다. 망하기 싫으면 소비자에게 선택받을 상품을 만들라고? 아까부터 말했지만, 출발선이 다르다. 이미 그 분야 산업이 세계 최고 수준인 그 나라의 제품과 뭘 갖고 어떻게 경쟁을 하란 말인가? 갑자기 모든 단계를 뛰어넘고 혁신이 벌어지나? 맨땅에서? 불가능하다.

게다가, 그걸 조금이라도 가능하게 해줄 것은 대출받은 자금을 통한 기술, 설비투자인데, 우리나라는 이 은행들마저 주주중심주의에 빠져 외국인 지분이 60%에 육박하고 있고(세계에서 은행까지 외국자본에 넘겨준 나라는 한국과 멕시코 뿐이란다), 덕분에 주주들이 손해보지 않기 위해 불안하고 돈도 안되는 기업대출을 꺼린다. 즉, 돈도 안빌려주면서 외국산업과 경쟁해서 무조건 경쟁력을 키우라는 것이다. 아무것도 없이 말이다. 그러니 우리나라 중소기업이 몰락하지 않으면 그게 더 이상하다.

진정한 자유는 평등으로부터 온다. 평등한 조건에서의 경쟁만이 개인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경쟁이고, 그런 경쟁을 보장해주는 나라야말로 자유를 보장해주는 진정한 공화국이란 것이다.

 

4. 모든 문제를 해결할 열쇠가 왜 대학평준화?

우선 대학을 평준화하면 그동안 무슨 짓을 해도 증가하기만 했던 사교육비가 죽어버린다.

그 이유는 당연하다. 지금까지 사교육비를 써댄 이유가 바로 일류대 보내기였기 때문이다. 일류대가 없고 모든 대학의 입학커트라인이 같아진다는 것이 평준화의 의미다. 일종의 '자격시험'에서 몇 점 이상만 맞으면 아무 대학이나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고 졸업장도 똑같은 가치만을 지닌다는 것이다. 당연히 기를 쓰고 일류대에 가야할 이유가 사라지고, 그러므로 자격시험을 통과할 정도도 되지 않아, 조금 보충을 하는 정도를 벗어나는 사교육이 설 자리가 없다. 말 그대로 설 자리가 없으므로 자연스레 없어지는 것이다.

그리고 학생들의 살인적이었던 스트레스와 어렸을 때부터 능력있는자, 즉 성적좋은 자가 살아남고 특권을 누리는 것이 당연하다는 세뇌를 받아 길러졌던 이기심이 점차 옅어질 것이다, 그를 통해 사회의 연대의식이 늘어나고 또한 대학평준화를 실행할 때의 그 정신도 이어받음으로써, 경제나 다른 분야의 정책도 복지가 잘 되어있는 유럽국가들의 정책을 시행하도록 할 수 있다.

또한 기초생활비 이외의 모든 돈을 사교육비에 쏟아붓다가 이 지출이 사라지니, 내수경제가 활발해지고 국내기업이 살아나고 투자가 활발해지고, 그래서 기업이 더더욱 살아날 수 있다. 사교육비가 없어진 정도로 그게 된다. 왜냐하면, 사람이 생활하는 비용은 어느 정도 선에서 멈추지만 사교육비는 가능한 모든 돈을 다 쓰도록 되어있는 체제이기 때문에, (책에는 이에 대한 통계도 자세히 나온다.) 그 지출은 엄청나다. 그냥 단적으로 사교육비 시장 규모만 봤을 때에도 몇십조에 달하는 규모이므로, 이 정도의 돈이 다른 곳으로 들어간다고 생각해보면, 우리 경제에 충분히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리고 사교육비 없이도 내 자식은 나와는 관계없이 능력에 따라 인생을 살 수 있다는 믿음, 안심이 생길 수 있다.

다른 고리들이 아니라 이 부분을 먼저 끊어야하는 이유는, 경제부분같은 경우 당장 소유하고 있는 재산 등 이해관계가 복잡하기 때문에 도저히 이를 행할 수 없고, 또한 원래 공화국이 추구하는 가치를 생각해보았을 때 아무리 자유화가 되더라도 시장원리의 적용을 받지 않아야하는 곳이 바로 교육부문이기 때문이다. 선대의 부나 권력, 혹은 다른 무언가가 세습되는 순간 그것은 신분과 비슷하게 기능하게 되므로 공화국이 아니라는 것이다.

 

맺으며

대학평준화를 위해서는 우리 국민들이 나만은, 혹은 내 자식만은 피라미드의 꼭대기와도 같은 그 대열에 들어갈 수 있다는 생각. 그리고 모든걸 독차지하겠다는 이기심. 그 대열에 들어간 자들이 자신들의 특권이 순전히 자신들의 능력에 대한 보상으로 받은 너무나도 당연한 권리라는 생각을 바꾸어가야할 것이다. 대학서열체제는 사실상 절대다수의 국민들을 삼류의 구렁텅이로 몰아넣고 나라 전체를 파탄에 빠지게 하고, 우리나라에서 학문이 싹트지 못하게 하는 체제인데도 대다수의 국민들이 오히려 이를 지지한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이게 문제고 이걸 바꿔야한다는 생각이 공유되어야 시위를 하든 뭘 하든 할 것이 아니겠는가.

국민 모두가 대학평준화를 원하고, 그래서 결국 국립대부터 평준화되는 모습을 죽기 전에는 꼭 보고 싶다. 내가 할 수 있는 한에서 나도 도울 것이다. 대학평준화의 세부적 과정과 발생할 것이라 우려되는 문제점과 그에 대한 해결이나 반론 등에 관한 자세한 이야기는 입시폐지, 대학평준화 국민운동본부(edu4all.kr)에서 볼 수 있다. 이 책에서는 대학평준화의 과정에 대해서는 자세히 설명하지 않는다.

내용을 멋대로 요약하다보니, 중간중간에 그 근거들이 빠지기도 하고 논리적 연계가 부족하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겠지만 그런것은 순전히 필자의 탓이다. 책에서는 일관된 논리로 처음부터 끝까지 연결고리를 세워 설명하고 있다.

물론, 이 책이 100% 옳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적어도 많은 지표들이 이 책의 주장을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출발선이 다른 자유경쟁은 모두 직접 경험하고 있다. 다소 비약된 듯 들리는 부분도 있으나, 대학을 평준화해야한다는 것만은 굉장히 공감이 간다.

그리고 이런 말만 하면 사회주의자니 빨갱이니 하는 황당한 사람들이 있는데, 이 비난에 저자는 "그렇다면 유럽 복지국가들은 자본주의, 민주주의 사회가 아니란 말인가?" 라고 답한다. 우리의 이기심과 무차별적 자유를 조금만 양보하면 사회의 공공성과 다수의 행복을 가져올 수 있다.

한번쯤, 우리나라에 대해 비판적으로 진지하게 고민해보고 싶을 때 몇페이지씩 넘겨보는 것도 좋을 것이라 생각한다. 정치적인 성향이 애초부터 이쪽이었던 필자조차 답답함을 느낄 정도여서 평소 이런 책을 접해보지 않은 이가 읽기에는 만만치 않을는지도 모르겠지만. 그러나, 설사 이러한 해결책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자유화의 흐름으로 경제에서 교육까지의 변화와 그에 따른 폐해의 원인을 통찰하는 날카로운 시각만은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