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바라는 책읽기/~2008

<텐더니스>, 로버트 코마이어

참참. 2013. 5. 9. 18:53


* 이 글은 2008년 7월에 쓴 글입니다.

http://blog.naver.com/kimjh620/20087293494



텐더니스

저자
로버트 코마이어 지음
출판사
황금가지 | 2008-06-25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청소년들의 일탈과 심리를 파헤친 서스펜스 소설! 영미권 3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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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러움이란 대체 무엇인가? 텐더니스

 

지극히 평범한 나에게 부드러움이란 카푸치노의 거품, 겨울 외투 모자에 달린 털, 어머니의 상냥한 목소리 등을 묘사할 때 쓰이는 단어이다.

하지만 부드럽다는 것이 과연 어떤 것이냐고 묻는다면 명확하게 답하기는 정말 어렵다. 그런데 텐더니스를 읽으며, 혹은 읽고 나서 갖게 되는 의문이 바로 그것이다.

작가는 우리에게 부드러움이란 이런 것이라고 답을 제시할 생각은 없는 듯하다. 심지어 상상만 해도 끔찍한 '살아있는 새끼 고양이 뼈 으스러뜨리기'에서 부드러움을 찾는 등 기괴하고 다양한 종류의 '부드러움'들이 등장하지만 내가 놓친 것이 아니라면 어느 것이 옳다는 식의 판단은 내리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형사 아저씨(사실상 할아버지지만)의 눈물겨운 노력과, 또 다른 괴상한 소녀와의 관계를 가지면서 우리의 살인마(?)가 부드러움의 가치를 소설 끝에서 아주 살짝 바꾸려는 듯 보이기는 한다.

어쨌거나 그런 점에서 일반적으로 부드러움의 속성을 지녔다고 생각되는 깃털의 끝에 붉은 색 피가 묻어있는 표지는 어쩐지 굉장히 '적절'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기괴한 정신세계를 지닌 인물이 등장하는 소설이 많이 보인다. 소설계의 추세인 것 같다고 느낄 정도다. 때문에 처음 읽을 때는 '또 그건가'하는 식의 거부감부터 들었는데, 읽다보니 그저,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작가의 역량이 뛰어나다는 뜻일까? 잘은 모르겠다. 교과서에 등장하는 '날개'나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등 의식의 흐름 기법이니, 실험소설이니 하는 이름을 달고 있는 것들은 내게 꽤 거북하게 다가왔었다. 하지만 텐더니스에서는 그 거북함은 조금 덜했다. 계속 기묘하면서도 어쩐지 '부드럽다…'고나 할까…

복잡한 느낌이지만 무심코 넘어갔던(물론 그런 것이 한둘이겠냐마는) 부드러움이라는 단어에 대해서 고민해보는 기회가 되었다.

결말은- 이해할 수 없었고, 그러나 슬펐다. 개인적으로는 제법 놀라기까지 했고. 아마- 그것만이 정말 부드러운 결말이었을까? 역시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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