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2020~2022

친구

참참. 2020. 12. 31. 20:00

달달한 맛과 뜬금없는 선물을 좋아한다고 댓글을 달았더니 아이스크림 와플 기프티콘이 덜컥 도착해버렸다. 아무 약속도 없이 집에서 굳이 시키지도 않은 회사일을 하고 있었는데 예상 못한 상냥함에 마음의 온도가 올라갔다.

당신과 친구가 되고 싶다-는 말을 들었다. 그런 말을 직접적으로 들어본 적이 있던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친구라는 단어가 포함하는 관계의 범위가 넓다보니 그저 자연스럽게 어느새 3년이고 4년이고 연락이 닿지 않은 '친구'들도 많지만, 그럼에도 친구라는 낱말은 여전히 따뜻한 기분을 주고, 친구가 되고 싶다는 말은 감동을 주었다. 모임이 끝나고 코로나는 갈수록 심해지고, 각자의 생활 속에 그저 흘러가고 있을 때 먼저 내밀어준 그 손이 어찌 감동이 아니랴.

나는 누군가와 가깝고 좋은 친구가 되는 방법을 잘 모르는 것 같지만,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당신의 친구가 되기 위해 조심해야할 것들이 있으면 알려달라고 했지만 지금으로서는 도저히 그럴 만한 일이 떠오르지 않는다. 자신이 누군가에게 나쁜 사람일까 걱정해 그런 세심한 질문을 하는 사람들은 아무래도 좋은 사람일 거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뭔가 속상한 일이 있다면 반드시 떠들어댈 테니 혹시라도 서운한데 참고 있는 게 아닐까 걱정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는 그렇게 인내심이 강한 사람이 아니니까.

20.12.14.

 

코로나와 진짜 별로인 직장상사들로 고통받고 있을 때 도착한 친구의 따뜻한 크리스마스 선물. 집안에 온통 뱅쇼 향기를 가득 채울 생각에 벌써부터 설렌다.

한살림에서 초코생크림 케익을 예약했다. 재택근무는 더러워서 더이상 안하기로 했지만, 재택근무 편하게 하려고 주문한 32인치 모니터는 나에게 주는 크리스마스 선물인 셈 치기로 했다.

Thank you for your kindness, you gave me happy Christmas!

20.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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