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2020~2022

눈이 내린다

참참. 2020. 12. 13. 10:02

눈이 온다는 일기예보를 보고 문득 뽁뽁이가 붙어있는 불투명한 안쪽 창을 슬쩍 열었더니, 냉기와 함께 온 세상에 눈 내리는 풍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매일 보던 동네에 눈이 덮였을 뿐인데, 어째서 이 고요한 풍경은 가슴을 벅차게 만드는 걸까?

어딘가에서 증발해 올라가 있던 수증기가 고체가 되어 떨어져내리는 하얀 조각들이 왜, 어딘가 바삐 가야하는 어른들의 시간을 잡아먹고 옷을 더럽히는 귀찮은 그것들이 어떨 때는 마음에 감동을 주는 걸까?

소리없이 내려와 쌓이는 눈을 보고 있자면 마음이 평화로워진다. 상담선생님이 내준 숙제의 '좋아하는 것' 항목에 추가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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