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추워져서인가, 누워있는데 문득, 고양이가 내 곁에 혹은 내 위에 몸을 말고 함께 자던 감각이 선명하게 느껴졌다. 닿은 곳에서 전해져오던 그 따뜻한 온기.
그리고 잊지도 않고 함께 떠올렸다. 그렇게 귀여워하고 좋아하면서도 동시에 자주 귀찮고 성가셔하던 나의 마음을.
나는 동물을 키울 자신도, 자격도 없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좋은 것만 취하고 그것에 동반되는 고통과 어려움은 외면하고 싶어하는 이기적인 사람이라고.
상담사 선생님은 본인도 10년 넘게 키우던 강아지를 하늘나라로 보냈는데, 책임감으로 키웠지 사랑만으로 키운 건 아니라고 했다. 언제나 사랑스럽기만 할 수는 없다고. 너무 자책하지 말라고. 동물을 키우는 건 다른 사람들에게도 절대로 쉬운 일이 아니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