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2020~2022

좀 더 또렷하게

참참. 2020. 7. 19. 08:57

"살면서 내가 나를 감격시키는 일은 얼마나 가슴 뛰는 일인가. 국토 종단이나 해안선 종주를 마쳤을 때에도 난 나에게 감격했다. 지도를 펼쳐놓고 그 멀고도 먼, 꿈에도 다시 걷기 힘든 굽이굽이 길을 바라보고 있자면 지금도 가슴 저 밑이 뜨끈해진다."

"나이를 먹어도 사라지지 않고 가슴속에 남아 있는 것! 그것을 자신에게 선물해 주길 바란다. '경험하면 사라진다'는 말처럼 하고 나면 사라진다. 별것 아닌 일을 가지고 계속 결핍감을 느끼면서 살 필요는 없지 않은가?"

"더 이상 미루지 말고, 더 이상 핑계 대지 말고, 스스로 감격시킬 준비를 해라. 그리고 하나둘 이뤄나가라. 지금, 바로 지금이 나를 감격시킬 가장 좋은 때다."

- <안나의 즐거운 인생 비법>, 황안나

서른이 넘었는데 아직도 내 취향의 머리를 모르고 스스로 손질하는 법도 잘 모르고, 렌즈를 낄지 안경을 낄지 어떤 안경테를 고를지 스스로 선택하기 어려워한다는 것에 대해 가차없는 질타를 받았다. 그런게 늘 어려웠다. 게임을 해도 성능충이어서 내 캐릭터가 1이라도 강해지기만 한다면야 '룩'은 전혀 신경쓰지 않았다.(그래서 롤 스킨도 거의 없다.)

어떤 면으로는 내 취향을 가지고 있지만 또 상당히 많은 부분들에 걸쳐서 아직 취향을 형성하지 못했다. 정말 부딪칠 일이 없었던 분야들이야 그렇다쳐도 결정을 미루고 피해다닌 부분들도 있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취향을 갖는다는 건 자신에게 부지런해야 할 수 있는 일이 아닐까 싶다. 난 그동안 좀 게으르게 살아온 걸지도.

찌질하다고 욕 먹었지만... 그게 난데 어쩔. ㅋㅋㅋ 그래도 셀카도 좀 더 찍어보고 삼십대로서 좀 더 성실하게, 피하지 않고, 결정할 건 결정하고, 시도할 건 시도해보고, 싫은 건 싫다고 말하고, 여전히 특별히 뭔가를 너무 딱딱하게 정해두는 타입은 아니지만 그래도 좀 더 또렷하게 해볼까 싶은 마음이 들었다.

 

_페이스북 20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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