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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추리작가 10인 단편선>

참참. 2013. 5. 9. 18:40

* 이 글은 2008년 2월에 쓴 글입니다.

http://blog.naver.com/kimjh620/20087293457



러시아 추리작가 10인 단편선

저자
엘레나 아르세네바 외 지음
출판사
황금가지 | 2008-02-11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현대 러시아의 추리 문학을 이끄는 10인의 작가를 만난다! 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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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솔직한 감상부터 말하자면 생소하고 약간 거북했다. 우선 생소하고 어려운 감이 있는 러시아 이름들이 살짝 발목을 잡는데 이어 몇몇 작품은 생소한 배경설정, 사건 전개와 결말 등까지 있어 좀 당혹스러웠다고 할까. 특히 아직도 잘 이해가 안되는(물론 꼼꼼히 다시 한 번 읽을 필요도 있겠지만) 작품으로 <예정된 살인>이 있는데, 서로 별 상관관계없는 여러 명의 등장인물들과 난해한 진행이 압박이었다. <새해 이야기>도 해피엔딩이란 것은 알겠는데 뭔가 알 듯하면서도 그저 멍-한 느낌만 남은 작품 중 하나다.

그러나 나머지 대다수 작품들은 꽤 만족스럽기도 했다. 특히 즐거웠던 것은 <이지 웨이!>로 여류추리작가인 주인공이 엉뚱한 공상같기만 하던 생각들을 결국 추리로 연결해내는 이야기이다.

전체적 느낌으로는 요즘 하드보일드하고 사건 해결 후에도 착잡하고 씁쓸한 것이 경향이라고 알고 있는데 반해 의외로 반 정도가 완전히 해피엔딩이라 즐거웠다는 것 정도.

한 작가의 작품이 아니기도 하고, 도저히 '전체적인'이라는 말을 붙여서 뭐라고 더 할 수 있는 말을 못 찾겠다. 작품들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가자.

이 밑으로는 물론 최대한 자제하여 썼지만 혹여 반전 등을 미리 알아챌 만한 단서가 있을 지도 모르겠다.

 

<니나의 크리스마스 기적>은 유일하게 화자가 직업탐정인 작품으로 전체 이야기는 나쁘지 않았지만 번역때문인지 약간 '엉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공포의 인질 또는 내 고독의 이야기>는 많은 부분을 숨기고 나중에 모든 의문이 풀리는 식의 진행이고 각박한 현대 도시인을 섬뜩하게 묘사한 작품이다.

<천사가 지나갔다>는 재치있는 작품으로 스포일이 될까 두려워 더 말은 안하겠다.

<행복한 크리스마스>는 "악한 일을 당하고 싶지 않거든 사람들에게 선을 베풀지 말라"라는 역설처럼 보이는 말을 첫문장으로 던지며 시작되는데 선을 베푸는 사람들을 점점 수렁으로 끌고 들어가는 유형의 인간에 대한 작가의 고찰이 엿보인다.

<복수의 물결>은 '자기밖에 모르는' 인간의 극단적 행동과 결국 모두 파멸하고 마는 한 남녀의 이야기로 섬뜩한 이야기지만 젊은 여성을 화자로 설정하여 유쾌하게 진행해나간다.

<마지막 유언>에선 무조건적 사랑과 봉사라든지, 인간이 살면서 중요시해야할 것, 뒤돌아봐야할 것들은 어떤 것인지에 대해 담담하게 고찰해본다는 느낌을 받았다.

 

작품평은 이 정도 선에서 마쳐야할 것 같다. 끝으로 책 전체를 평하자면 러시아라는 새로운 배경과 분위기의 추리소설을 접하는 괜찮은 기회로써 최고까지는 아니더라도 읽어볼만한 책이며, 몇몇 작품들은 주저없이 멋지다고 할 수 있겠다 싶은 정도다. 읽어 후회할 일은 별로 없을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