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두번째 월급을 받았다. 월세랑 대출 갚는 거랑 청약저축이랑 교통비, 점심값같은 어차피 나갈 돈 대략 예상해서 미리 빼놓고 나니 40만원 남네. 이걸로 사람들 만나서 술도 마시고, 사고싶은 것도 사고,(비싼 거라면 여기서 조금씩 빼서 모아서 살 수 있게 저축하고) 생활용품도 사고, 취미생활도 하고, 옷을 산다거나 머리를 한다거나 하는 일도 하고, 가족들을 챙기거나 누군가에게 선물을 한다거나, 기부를 한다거나 하는 일도 해야한다고 생각하니 확실히 넉넉한 기분은 아니다. 더 아무것도 안 하고 저축을 10~20만원이라도 더 할 것인가, 어차피 내일 죽을지도 모르는 인생, 어차피 이거 모아서 집을 살 것도 아닌 얼마 되지도 않는 돈, 이거나마 최대한 써가며 놀 것인가.(이거 가지고 열심히 논대봤자 뭐 돈 드는 걸 할 수 있겠냐만..)
회사와 별도로 집에서 간단하게 하는 알바로 일주일에 3~4만원 정도씩 들어오는 것도 이렇게 생각하면 크다. 전체 월급과 비교하면 적은 돈인데 뺄 거 다 빼고 마음대로 쓸 수 있는 돈만 생각하면 40만원에서 거의 20만원이 더 늘어나는 느낌이니까. 이미 필수생활비용은 월급쪽에서 다 내놓은 거고, 이 쪽은 다 마음대로 쓸 수 있는 돈으로 들어오니까 소소한 부수입이지만 체감은 진짜 큰 느낌. 언제까지 할 수 있는 알바는 아니라서 아쉽네. 언제든 끊어질 돈이라고 생각하니까.
오늘은 오랜만에 낯선 사람들을 만날 일이 있을 예정이다. 낯선 사람이고 익숙한 사람이고간에 진짜 누굴 만날 일이 없다는 느낌이다. 코로나 때문이라고 해도, 그냥 인생 잘못 산 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 그나마 회사에서 사람들이랑 업무 관련한 얘기라도 나누고, 집에 종종 같이 저녁 먹고 이야기 나눌 하우스메이트들이라도 있어서 사람답게 살고 있다.
나는 칭찬에 약한 타입인 것 같다. 누가 잘한다고 하면 더 잘하고 싶어서 열심히 하게 되고, 그 칭찬받는 기분을 다시 느끼고 싶어서 그 행동을 반복하게 되는 요인으로 작용하는데, 욕을 먹으면 그 욕 듣기 싫어서 하게 되는 게 아니라 그냥 포기해버리게 되는 경우가 더 많다. 당연히 항상 그런 건 아니지만 욕 먹으면 자신감이 떨어지고 그 일이 하기 싫은 일이 되어버린다. 게다가 어차피 내가 좀 더 한다고 욕을 안 먹을까 싶은 회의감이 덮쳐온다. 그 일을 욕 안 먹을 정도로 잘하게 되자는 오기가 발동할 때도 없는 건 아닌데, 그냥 그 일 자체를 피하고 싶은 마음이 먼저 든다. 그런 면에선 별로 독한 인간은 못 되나보다. 돈 욕심도 없진 않지만 대단히 크지도 않아서 이거 더 잘해서, 더 능력을 키워서 더 많이 벌어야지같은 동기부여도 생각보다 잘 되지 않는다. 돈 많으면 좋지만 굳이 그렇게까지? 싶은 마음이 더 크다. 집에 오면 그냥 쉬고 싶다. 그래야 다음날 더 집중할 수 있다. 집에 와서까지 더 돈을 벌기 위해 일을 하거나 나중에 더 큰 돈을 벌기 위해 하기 싫은 공부를 해야한다고 생각하면 못하겠다. 집중도 안 되고 능률도 안 오른다.
결국 나를 움직이려면 하기 싫지만 돈이나 뭐 다른 걸 위해 억지로 하는 일이 아니라 하고 싶은 일로 만들어야한다. 그게 말처럼 쉽진 않다. 그게 쉬웠으면 모두가 시험 90점, 100점 받았을 지도.
예전에는 내 적성 나의 '하고싶은 일'을 아직 못 만난 것, 못 찾은 것이라는 쪽으로 생각을 많이 했다. 연애나 결혼같은 면에서도 내 영혼의 짝을 아직 못 찾았다는 식으로. 이젠 그런 식으로 생각하는 게 별 의미가 없다는 느낌을 가끔 받는다. 어차피 모든 일, 모든 사람을 겪거나 찾아볼 수도 없는 노릇. 내 주변에 있는 사람이나 일을 어떻게 하면 좋아하게 할 것인가의 문제도 중요한 부분이란 생각이 든다. 그렇다고 또 정말 안 맞는 일도 의지만으로 좋아하게 할 수 있다 이런 건 전혀 아니지만, 내 일상을 우연히 완벽한 짝, 완벽한 기회가 오기만을 기다리면서 운에만 맡길 수는 없지 않나. 아마 그런 태도라면 그런 기회가 와도 포착하기 어려울 것이고. 기회가 오는 걸까 어떤 계기를 기회로 만드는 게 능력인 걸까. 둘 다겠지만.
블로그에 쓰는 글이 점점 더 초점을 잃고 횡설수설이다. 제목을 일기라고 붙일 수밖에 없었다. 이 정도면 일기라고 하기도 민망한 낙서 수준인가 싶기도하고. 회사에서 고도몰5 를 외주를 맡겨서 만들었는데, 고도몰5의 구조를 아직도 잘 모르겠다. 하기사 기본 php도 잘 모르는 상태로 입사했는데 고도몰5가 쉬우면 말도 안되겠지. 나 말고도 관련하여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많을 것 같다. 검색해도 잘 안나오더라고. 앞으로는 공부하면서 공부한 내용을 포스팅해보고자 한다. 과연 언제쯤 첫 포스팅이 나올지 얼마나 좋은 포스팅을 얼마나 지속적으로 올릴 수 있을지는 솔직히 큰 자신은 없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