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2020~2022

아무것도 하기 싫어

참참. 2020. 4. 27. 05:56

 

아무것도 하기 싫고 사람의 온기가 그립다는 생각만 하다 지나간 한 주였다. 오늘 새벽에 깨어나니 이제야 좀 정신이 들어, 뭔가 남겨놓고 싶어졌다.

 

왜 이렇게 다시 무기력했을까.

방금 떠오른 하나의 이유는, 목표가 너무 멀어서. 공부해야할 게 너무 많다. 당장 회사에서 하는 업무를 위해서만도

1. php와 php 기반의 프레임워크(코드이그나이터 CodeIgniter 등), 고도몰 구조.
2. HTML, CSS, JavaScript, JavaScript라이브러리인 jQuery
3. MySQL 데이터베이스, SQL문
4. 리눅스, 서버운영, 크론Cron

등을 빨리 계속 공부해야한다. 매일같이 공부하라는 압력을 받는 것만 이정도지, 더 넓은 범위로 생각하면 공부할 거는 뭐 끝도 없는 수준.

잠깐 벼락치기로 해낼 수 있는 양은 아니다. 평일이든 주말이든 루틴을 만들고 꾸준히 계속해야하는 공부인데, 할 게 너무 많고 그 양에 질려버려서 아예 시작할 엄두도 안 나는 상태가 현재 나의 상태인 거 같다. 어차피 아무리 많아도 천릿길도 한걸음부터, 아무리 먼 길을 가더라도 결국 왼발 한번, 오른발 한번 내딛으면서 하나씩하나씩 가는 수밖에 없는 걸 머리로는 알지만 "아 그렇게 먼 데를 어떻게 걸어가"라며 출발도 안하고 있는 상태랄까.

출근할 때마다 이것도 못하냐, 집에서 공부는 얼마나 하냐같은 소리를 들을 때 처음에는 얼른 해야지 싶었는데 내가 하나를 공부하기도 전에 그렇게 공부해야할 것들이 세개 네개씩 늘어나니까 오히려 자포자기의 마음이 된다. 고등학교 때 수학 진도 한번 놓치고 나니까 수업이고 뭐고 어차피 열심히 들어도 알아들을 수 없다는 마음으로 시간만 흘려보내던 때가 생각난다. 다신 그러지 말아야지라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토요일, 일요일 이틀동안 정말 공부는 1도 손도 대지 않고 뭔가 생산적인 일이라고는 하나도 없이 빈둥거린 뒤에, 어제 저녁에 하우스메이트가 요리해준 맛있는 파스타와 맥주를 마시면서 얘기 나누고 잤더니 좀 낫다.

그래, 살아야지. 아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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